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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조선과 '승자의 저주' [thebell note]

김선영 기자공개 2021-05-10 08:27:44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7일 07: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생 진입 10년만에 매물로 나온 오리엔트조선이 새로운 주인 맞이를 앞뒀다. 회생법원의 허가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완료될 경우 M&A는 8부 능선을 넘는다.

그런데 시장 일각에선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인수자가 향후 오리엔트조선을 정상기업으로 턴어라운드 시킬 자금력과 사업적 시너지가 부족하다면 이번 M&A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당초 구조조정 펀드를 운용하는 다수 PEF 운용사는 입찰 참여를 고심해왔다. 오리엔트조선이 영위하고 있는 선박 수리업의 발전성에 주목해 밸류업을 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750억원대의 최소입찰가에 대부분 운용사가 인수 의사를 접었다. 오리엔트조선의 청산가치는 물론 현금 창출 능력을 뛰어넘는 높은 밸류에이션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저가매수와 기업가치 개선을 통해 엑시트를 목표로 하는 바이아웃 전략이 불가능한 탓이다.

입찰에 참여한 한 원매자는 오리엔트조선의 구조조정을 계획해왔다. 볼트온 전략을 통해 수리 조선업의 선두주자로 탈바꿈시킬 구체적인 밑그림도 그렸다. 다만 정성평가에 앞서 높은 가격에 방점을 둔 입찰 결과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매도자 입장에선 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이 성사되길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오리엔트조선은 회생절차 중인 부실 기업이다. 단순히 많은 돈을 손에 쥐는 것 뿐 아니라 정상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새로운 주인을 찾는 것이 이번 M&A의 핵심이다.

900억원 가까운 가격을 제시한 한 기업은 현재 오리엔트조선의 유력 인수자로 떠오른 상태다. 대부분 원매자가 최소입찰가를 상회하는 가격을 제시한 것과 비교해도 100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1억원에도 채 못 미치는 기업이 오리엔트조선 인수에 나섰다는 사실에 시장은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인수를 마무리하더라도 향후 회생 졸업까지 정상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승자의 저주'는 M&A 등의 입찰에서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 출혈을 감내하다가 악순환에 빠지는 상황을 가리킨다. 오리엔트조선은 정상기업으로의 재도약을 도울 백기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M&A가 승자의 저주에 빠져선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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