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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한국물 끝 없는 유동성 유입, 악재 뚫고 승승장구안전자산 입지 굳건, 중국 화룽사태에도 투심 거뜬…원화 대비 경쟁력 부각

피혜림 기자공개 2021-05-14 15:54:47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3일 07: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이 유동성 강세에 힘입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내 풍부한 투자 자금을 바탕으로 올해 발행에 나선 국내 이슈어 모두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잇따른 최저금리 발행으로 기관들의 수익률 부담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가산금리(스프레드) 축소 추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AA급 국가 신용도를 바탕으로 우량 크레딧물로서의 입지를 다진 점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화룽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아시아물 투심이 흔들리는 사태에도 한국물은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 견고한 위상을 자랑했다. 다만 135일룰 등으로 당분간 발행세는 주춤해질 전망이다.

◇공기업부터 민간기업까지 조달 훈풍…크레딧 불문, 압도적 투심

한국물 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흔들렸던 글로벌 채권시장이 하반기를 기점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을 시작으로 조달 호조 현상은 1년여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발행에 나선 국내 이슈어 모두가 무난히 자금 마련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첫 발행에 나선 데뷔 이슈어에 대한 호응이 뜨거웠다. 통상 데뷔 이슈어는 스프레드 측면에서 일정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한국물 시장을 찾은 기업들은 기존 유통물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뉴이슈어는 대부분 국제 신용등급 기준 A급 이하 민간기업으로, 희소성을 바탕으로 한국물 호조세를 가속화했다. 올 1월 SK배터리아메리카(SK이노베이션 보증)가 데뷔전에 성공한 데 이어 네이버와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생산법인(HYUNDAI MOTOR MANUFACTURING INDONESIA, 모회사 보증채) 등이 대열에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국내 민간기업의 조달세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라며 "한국물 민간기업 채권은 그동안 발행량이 적어 희소성이 상당했다는 점에서 해당 물량의 증가가 한국물에 대한 글로벌 기관들의 호응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공기업과 금융기관 섹터에서도 데뷔 이슈어는 속속 등장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첫 달러채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서 AA급 공기업 스프레드를 더욱 끌어내렸다.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스프레드를 미국 5년물 국채금리 대비 52.5bp 높은 수준까지 달성한 후 현재 40bp 중후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한국도로공사는 해당 유통물 금리를 바탕으로 이달 북빌딩에서 동일 만기 채권의 발행 스프레드를 47.5bp까지 낮췄다. 압도적인 투심에 힘입어 한국물 딜이 거듭될수록 금리 절감세가 가속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 등 A급 카드사의 조달세도 거셌다. 올 3월 우리카드가 2억달러 규모의 포모사본드를 찍어 공모 한국물 시장 데뷔전을 마쳤다. 이어 이달 KB국민카드 역시 3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 발행으로 첫 조달에 성공했다. 모두 무난히 오버부킹을 달성해 데뷔어답지 않은 인기를 드러냈다.

◇시장 불안감 고조에도 '이상무'…원화 대비 경쟁력 부각도

한국물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각광받는 건 비교적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아시아 시장 내 AA급 크레딧을 보유한 국가가 흔치 않은 데다 한국물의 경우 십여년간 이어진 꾸준한 발행세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져왔다.

한국물의 위상은 지난달 부상했던 중국 화룽자산운용(Huarong Asset Management) 사태에서 더욱 부각됐다. 당시 화룽자산그룹 채권에 대한 디폴트 우려가 커지며 아시아 크레딧물 전반의 유통금리가 뛰어올랐다. 하지만 한국물만큼은 1~2bp 수준의 변동성을 드러내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당시 중국 텐센트 등이 달라진 투심을 고려해 발행 일정을 연기한 것과 달리, 한국물은 조달을 지속했다. 시장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 중순 신한은행이 5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수력원자력과 하베스트(한국석유공사 보증), 현대차 인니 생산법인, 인천공항공사 등이 스프레드 절감세를 가속화했다.

다만 화룽자산운용 사태는 만기채 상환 등으로 다시 잠잠해진 상황이다. 4월 중순 리스크가 극대화된 후 시장 내 불안감이 빠르게 해소됐다.

글로벌 채권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 또한 한국물의 몸값을 한껏 끌어올렸다. 3~5억달러 발행물에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몰리자 금리 절감 폭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저금리 발행 기조로 한국물 투자에 대한 글로벌 기관들의 수익률 압박이 심화되고 있지만 '사자 행렬'은 멈추지 않고 있다.

흥행에 힘입어 외화채 조달의 금리 경쟁력도 부각되고 있다. 발행 스프레드 절감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원화-달러간 스왑 조건 등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슈어들은 국내 조달보다도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지주의 5억달러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국내외 조달 여건 현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달 북빌딩에 나선 신한금융지주는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바젤Ⅲ에 맞춰 발행한 전세계 신종자본증권(AT1) 중 역대 최저 금리를 달성했다.

발행 금리는 2.875%로, 원화 환산시에도 2%대 금리에 해당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국내 시장은 연이은 금융지주사의 영구채 발행 속에서 2%대였던 금리가 3%대로 뛰어올랐다. 반면 글로벌 채권시장을 겨냥한 신한금융지주는 이보다 낮은 금리를 달성해 외화채 시장의 유동성 강점을 한껏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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