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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고군분투' 적통 후계자의 해성옵틱스 살리기①이재성 대표, 어닝쇼크 대응…신규 출자+개선 계획 '주도'

박창현 기자공개 2021-06-03 08:03:42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1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해성옵틱스의 적통 후계자가 큰 짐을 떠안았다. 아버지가 이끌어온 가업이 어려움에 부닥치자 개인 소유 기업을 팔아 자금 지원에 나섰다. 대표이사로서 경영 개선 계획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 성공 시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적통 후계자가 이번 유증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해성옵틱스는 최근 313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다음달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청약 절차도 동시에 진행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30일이다.

해성옵틱스가 대규모 증자에 나서는 이유는 '어닝 쇼크' 영향이 크다. 해성옵틱스는 렌즈모듈과 AF 액츄에이터, 카메라 모듈로 이어지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일괄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핵심 고객사는 삼성전기다. 삼성전기가 이를 재가공해 최종적으로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구조다.


지난해는 해성옵틱스에 악몽 그 자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문 물량이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플래그십 모델에 대한 카메라 모듈 수율 문제까지 발생했다. 그런데도 납품 물량을 맞추기 위해 비효율적 생산 과정이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물건을 만들수록 적자가 쌓여갔다.

그 여파로 매출보다 매출원가가 더 높은 기현상이 벌어졌고, 결국 229억원의 매출 총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고정비 부담까지 떠안으면서 총 4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적자로 인해 외부 감사인조차 계속 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의견을 낼 정도였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자금 조달 계획 역시 차질을 빚었다. 해성옵틱스는 사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7월 55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운영자금 400억원, M&A자금 50억원, 신규사업 재원 100억원을 모아 개선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사업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납입 시기가 계속 지연됐다. 기업 경영이 악화 일로를 걷자 이을성 창업주의 장남이자 적통 후계자인 이재선 대표이사가 칼을 뽑았다. 이 대표는 신규 투자자를 계속해서 물색하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 유증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현실성이 높은 조달 방안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경영권을 갖고 있던 코스닥 상장사 '바이오로그디바이스'를 180억원에 팔고, 곧바로 120억원을 해성옵틱스에 신규 출자했다.

이 대표는 1976년생으로 2005년 해성옵틱스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09년에 이사로 선임돼 본격적으로 경영 운전대를 잡았다. 2015년부터 대표이사에 올라 2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해성옵틱스가 가업 모태 성격이 강한 만큼 직접 사재를 동원해 해성옵틱스 살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 결국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게 됐다. 이 대표 또한 이번 유증에 다시 20억원 한도로 청약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해성옵틱스 대표이사로 경영 개선 계획도 주도하고 있다. 일반공모 유증을 진행하는 동시에 비핵심 자산 처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베트남법인 '해성테크'가 부동산 매각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 현지 업체와 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유입 예상 금액은 78억원 수준이다. 또 해성비나유한회사의 유휴설비 매각 절차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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