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역대급 유상증자 추세…'포스트 코로나' 자금 수요조단위 빅딜에 중소형 딜도 다수 가세…증권사 인수 부담도 한결 가벼워져
최석철 기자공개 2021-06-11 12:55:56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9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에 진행된 유상증자 규모가 역대급 기록에 근접할 전망이다. 국내 최대 유상증자 기록을 새로 쓴 대한항공을 비롯한 조 단위 유상증자 딜뿐 아니라 중형 딜도 속속 등장한 영향이다. 하반기에도 다수 딜이 대기 중이어서 연간 기준으로 신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이 제기된다.코로나19 상황에서도 주식 시장이 호황세를 지속하자 ‘포스트 코로나’를 바라보며 사업재편에 필요한 자금을 주식자본시장에서 조달하려는 기업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상반기 유상증자 규모 20조 웃돌 듯...산업 재편과 신사업 관련 자금 마련 목적
9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진행된 유상증자 규모는 총 17조8035억원으로 집계됐다. 반기 기준으로 2018년 상반기(21조1563억원)와 2017년 하반기(20조79억원)에 이어 역대 3번째 규모다.
3조316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화솔루션(1조3461억원), 포스코케미칼(1조2735억원) 등 조 단위 유상증자가 진행되며 전체 규모를 키웠다.
6월 내에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는 빅딜이 아직 다수 대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유상증자 규모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화시스템(1조1607억원)과 케이뱅크(1조2500억원) 등이 6월 납입과 상장 절차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대한해운(1865억원) 등 중형딜도 다수 대기 중이다.
주식 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각 기업마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산업 재편 또는 자체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자금조달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단일 국적 항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당장 어려운 영업환경을 맞이한 상황에서도 코로나19 종료 이후 단번에 정상화 궤도에 오르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한화솔루션과 포스코케미칼 등도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태양광과 2차전지 소재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관련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 기존 전통 산업에서 확보한 시장 지위를 발판 삼아 신사업 확대를 위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단 대기업뿐 아니라 다수의 중소기업도 유상증자, 또는 유무상증자 등을 실시해 운영자금뿐 아니라 시설투자 자금과 자회사 지분 확대를 위한 자금 등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의 위기를 버텨내기만 하면 차후 더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한 행보다.
현재 주식 시장 호조세가 8월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하반기 들어서도 다수의 유상증자 딜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7~8월을 목표로 유상증자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발행사도 다수다.
◇구주주 청약뿐 아니라 일반 청약도 흥행 일색...'공매도 금지' 반사이익도
기업의 자금 수요에 더욱 불을 붙인 것은 투자자의 높은 관심이다. 과거 유상증자는 주가 하락을 불러오는 이벤트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유상증자 결정 이후에도 주가가 높은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신사업 확장을 위한 재원 마련 목적의 증자가 다수 등장하면서 투자자의 기대감이 온전히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구주주 청약뿐 아니라 일반 청약에서도 투자자의 높은 관심은 확인됐다. 일반청약 경쟁률을 살펴보면 대한항공 518대 1, 포스코케미칼 1316대 1로 공모주 청약 경쟁률과 비견될 수준이다. 에어부산의 경우 구주주 청약에서 일부 실권주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청약에서 6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됐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금지라는 제도적 변화가 전체 유상증자 규모를 키우는 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과거에는 유상증자가 결정되면 공매도 거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가 많았다. 발행가액이 결정되기 이전에 공매도해 주가를 하락시킨 뒤 유상증자에 참여해 낮은 가격에 신주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에 유상증자 최초 결정 당시보다 최종 증자 규모가 줄어드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작년 3월부터 공매도 거래가 금지됐으며 올해 3월 일몰된 뒤 4월부터 다시 공매도 거래자의 유상증자 참여 제한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시행됐다.
IB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딜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졌지만 시장의 수급 덕분에 하우스마다 큰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며 “다만 하반기에 시장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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