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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공시대상 된 '광윤사', 의무주체는 '동일인' 법 개정 '일반현황·출자정보' 공개해야, 불완전 지배 '日 협조' 불투명

최은진 기자공개 2021-06-14 07:54:58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5: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 기업집단(이하 대기업집단)의 국외 계열사까지 공시범위를 넓히면서 롯데그룹의 일본 계열사까지 사정권에 포함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사실상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까지 공시의무가 부여된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동일인인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광윤사에까지 뻗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공시의무를 다 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에 직간접적으로 출자한 국외 계열사의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는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르면 올해 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대기업집단의 공시의무는 국내계열사로 한정했다. 국외계열사까지 강제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상황 등을 감안한 조치였다. 그러나 롯데·쿠팡 등 해외계열사와의 지분관계가 얽히고 설킨 복잡한 지배구조 형태의 기업들이 늘면서 이를 투명화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공시대상 범위를 넓혔다.

공정위가 개정안을 발표하며 언급한 대기업집단이 롯데그룹이다. 해외 계열사와 지분관계가 가장 복잡하게 얽혀있는 그룹으로 꼽힌다. 언뜻보면 한국 롯데그룹이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일본 롯데그룹과 분리가 이뤄진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본 측의 지배력이 여전히 짙은 상황이다.

일본 롯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지주 지분은 총 21.86%로 최대주주인 신 회장이 보유한 13.04%를 넘어선다.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로 묶이는 호텔롯데·롯데물산 등은 국내에서 사업을 하며 한국 롯데계열사 소속으로 분류되지만 소유주는 일본 롯데그룹이다.


그간 일본 롯데그룹의 실체와 지분구조 등은 뚜렷하게 드러난 게 없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범위와 재무현황 등도 구체적으로 발표된 적이 없다. 과거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경영분쟁 당시 공정위에서 일부 실체를 드러냈을 뿐이다. 그러나 이후 변화된 지배구조와 재무현황 등은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신 회장이 완전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발표됐을 뿐 한국 롯데그룹 주요 경영진 조차 현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일본 롯데그룹의 실체에 관한 기본 사항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국외계열사의 공시대상은 명칭·소재국·설립일·사업내용·대표자 등 회사의 일반 현황과 주주 현황·계열회사에 대한 출자현황 정도다. 국내계열사 공시의무인 채무보증 및 재무현황 등의 사안까지는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의 정보제공만 하라는 뜻이다. 공시의무를 지킬 주체는 동일인인 신 회장이다.


간단해 보이는 이 같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몇가지 난처한 지점이 있다. 우선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의 구체적인 지분구조를 밝힌적이 없다는 점이다.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는 광윤사를 모기업으로 삼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지주사인 롯데홀딩스가 지배력을 갖는다. 롯데홀딩스는 그 아래 제과사업 주체인 ㈜롯데를 비롯해 수많은 페이퍼컴퍼니인 L투자회사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L투자회사는 롯데지주·호텔롯데 등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를 지배하는 비히클로도 활용된다.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 시절 만들어진 지분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복잡한 건 지배구조조만이 아니다. 롯데홀딩스의 주주는 종업원지주회·임원지주회 등 의결권 유무조차 불투명한 주주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복잡한 지배구조 및 주주구성은 신 회장도 정리하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숨은 지배력 및 실체들이 담겨있다.

공시대상이 롯데홀딩스로까지 확대되면서 이 같은 구조가 공식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이 감추고 싶어하는 지배력의 실체 또는 약점 등이 공개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다른 부담은 광윤사의 존재다. 광윤사는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역시 공시대상 범위에 속한다. 그러나 광윤사의 최대주주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이사 회장이 신 회장과 대척점에 있기 때문에 롯데그룹 계열사 공시에 협조해 줄 지 의문이다.

물론 공시대상이 되는 정보가 일반현황 정도에 그치긴 하지만 주주현황 및 출자정보 등은 광윤사의 확인을 거쳐야 하는 건 당연하다. 신 회장도 광윤사의 주주로 등재돼 있지만 확고한 지배력이 신동주 회장에게 있는 만큼 쉽게 정보공유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가 광윤사인데도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국외계열사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사유에 대해 시행령 개정안에는 △동일인의 의식불명, 실종선고, 성년후견 개시 결정 △국외 계열사 소재국의 법률에서 회사의 주주명부 제공을 금지하는 경우 △그 밖에 준하는 사유로 동일인이 공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 등 세가지를 내세우고 있다.

공정위는 대그룹 집단의 동일인이라면 당연히 알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공시하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외계열사까지 공시범위가 넓어지게 되면 롯데그룹의 경우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뿐 아니라 광윤사까지 공시를 해야 한다"며 "일반현황 등 기본적인 정보이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 없이 공시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무주체는 동일인이기 때문에 충분히 확보 가능한 정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국외계열사 공시의무로 신 회장의 부담은 확대된다. 의무주체가 동일인인 신 회장이기 때문에 공시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도 신 회장에게 쏠릴 수 밖에 없다. 공시부담을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제재로 과태료가 있다.

광윤사 측은 현재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다. 추후 정보공개 등에 대해 협조할 지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광윤사 측은 "해당 개정안에 대해 이제 막 들여다 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보공개를 할지 여부에 대한 판단도 아직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제 막 시행령이 발표된 상황이고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내용은 과거 공정위를 통해서도 발표된 적이 있기 때문에 이에 맞춰 추진하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광윤사와 관련된 건 아직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게 없기 때문에 추후 들여다 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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