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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재무전략 점검/우리금융]재무 터줏대감 이성욱 CFO, 지주사 '빚어내기'①표준등급법 험로 속 성과 '빛'…올해 CIR 51%, 비은행 20% '전진'

김현정 기자공개 2021-06-14 07:44:09

[편집자주]

재무실은 금융사에 자금이란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 역할을 한다. 금융사들이 선보여온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한정된 재원을 두고 선택과 집중의 묘를 발휘한 CFO와 재무 부서의 지휘가 자리잡고 있다. 금융사마다 각기 다른 재무실의 구성과 그 전략을 들여다보면 장기적인 사업 방향도 동시에 살펴볼 수 있다. 국내 각 금융지주사 재무실이 취하고 있는 전략과 인적 구성, 또 특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지주사 출범 이후 우리금융지주가 경영안정성을 확보하는 데는 무엇보다 재무실의 역할이 컸다. 카드·종금 뿐인 미니 지주사로 출범한 데다 표준등급법을 적용받으면서 자본 운신의 폭이 좁았다. 마치 작은 몸집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달리는 형국이었다.

여러 제약 속에서도 활로를 모색하며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 나간 인물이 이성욱 전무(사진·CFO)다. 상업·한일은행 합병 작업, 2000년 지주 설립 추진, 2018년 지주 재설립 추진 등 과거 우리금융의 굵직한 파고를 함께 넘나든 만큼 이번 새 지주사의 틀을 빚어내는 데도 적잖은 역할을 했다.

지주사 3년차인 올 들어 비로소 우리금융에 종합금융그룹다운 재무 실적이 엿보인다는 평이다. 재무실은 올해 CIR 4%포인트 개선, 내부등급법 추가 승인을 통한 자본비율 제고 등을 이뤄내 그룹의 성장 기반을 한층 탄탄하게 다질 계획을 세웠다.

◇재무실 쉼 없는 자본확충 작업, 종합금융그룹 확장 기반

2018년 우리은행이 지주사 설립을 한창 준비하고 있을 무렵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새 지주사에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본비율 분모에 해당하는 위험가중자산(RWA) 산출 시 그룹 자체의 내부등급법을 쓰지 않고 표준등급법을 쓰게 되면 RWA가 급증한다.

자본비율은 금융사의 자산 확대 활동을 제한하는 중요한 규제 기준이다. 지주사 전환 이후 ‘공격경영’ 태세로 돌진하려 한 우리금융은 ‘보수경영’으로 전략 선회가 불가피했다. 다만 이 가운데서도 ‘종합금융그룹 꼴 갖추기’라는 대미션은 포기할 수 없었다. 이에 바빠진 곳은 지주 재무실이었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즉시 조건부자본증권 발행부터 돌입했다. 최초 발행은 6월 후순위채권 3000억원이었다. 지주사 설립 이후 법적 발행 가능 시기 타진, 수십차례 주요 투자처 방문 IR 실시 등 돌다리를 수차례 두들겨 본 뒤 실제 발행에 이르렀다. 이후 그 해만 해도 4차례 추가로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고 2019년 총 1조95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했다.

이후에도 재원 마련 행보는 꾸준히 이어졌다. 2020년 4차례에 걸쳐 1조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를 찍었으며 올 4월 ESG채권 형태로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재무실의 물밑 작업 덕분에 우리금융은 카드·종금, 자산운용사, 자산신탁, 캐피탈, 저축은행 등 자회사 포트폴리오 확대 작업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었다. 지주사 전환 전 자본비율에 발목이 잡혀 옴짝달싹 못할 것이라는 항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데는 재무실의 자본확충 노력이 컸던 셈이다.

올 들어 경쟁 금융지주사들의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M&A 대비 및 금융당국 스트레스테스트 통과 목적이다. 과거 2년 동안 이미 3조2500억원을 발행해놓은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모습이다.

우리금융 재무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전 준비를 참 많이 했던 첫 후순위채 발행, 발행시기를 앞당긴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2020년 2월 신종 발행 등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다”며 “지주사 전환 초기 의욕적이었던 그룹 분위기에 부응하기 위해 최근 2년 바쁘게 달렸고 당면한 과제들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굵직한 역사 현장 산증인 이성욱 CFO, 자타공인 '재무 전문가'

신설 지주사인 만큼 우리금융 재무실에는 자금조달 외 다양한 업무가 산적했다. 그룹 재무관리 및 회계 시스템 등 내부관리 체계 구축 등 기틀 마련 작업부터 시작해, 채권 발행 등을 포함한 유동성 관리 업무, 자회사 증자 등 성장 지원 업무 등을 일궈나갔다.

이 중심에 있던 인물이 이 전무다. 이 전무는 지주사가 만들어지기 직전까지는 은행 재무기획부에서, 지주사 설립 이후부터는 지주 재무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2019년 지주 재무관리부 본부장, 2020년 재무기획단 상무을 거쳐 2021년 재무부문 전무(CFO)로 승진했다.

이 전무는 우리금융의 재무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1997년 11월 한일은행의 존폐가 걸렸던 회계법인 실사작업, 1998년 상업·한일은행 합병 작업, 2000년 국내 첫 금융지주사 우리금융지주 설립 작업 등 그룹의 굵직한 태스크포스에 모두 투입된 인재였다. 이번 지주사 재건 사업에도 이 전무의 경험이 십분 발휘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무 밑으로 재무관리부, 회계부, IR부가 세워져 있다. 곽성민 재무관리부 부장은 그룹 재무계획 수립 및 성과관리, 그룹 자금조달 등 유동성관리, 자본확충·배당 등 적정성 관리를 담당 중이다.

김유재 회계부 부장은 그룹 회계정책 수립과 운영, 재무제표 작성 및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등을 담당한다. IR부는 이정수 본부장이 이끌고 있는데 그룹 IR 전략 수립 및 자회사 IR 지원, 주주총회 주관 업무 등을 수행 중이다.


◇2021년 비은행 목표 '20%' 향해 간다

올해 이 전무가 세운 재무실 주요 목표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영업력 강화를 통한 손익 증대, 비용효율성 개선, 내부등급법 추가 승인을 통한 보통주자본(CET1)비율 제고 등이다.

작년 우리금융은 코로나19 및 사모펀드 충당금 등으로 작년 순이익이 내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들어 외부적으로는 코로나19 충격 완화, 내부적으로는 우리금융캐피탈 편입 효과 증대·은행 순이익 회복 등 호재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가세해 적극적인 그룹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 재무실이 세운 올해 비은행 이익 목표 비중은 20%다. 올 1분기 비은행 기여도는 18.6%로 1년 전 12.6%보다 4%포인트 가랑 올랐다. 은행 이익 증가 추세 및 우리금융캐피탈 완전자회사 편입, 그 외 자회사들의 실적 증대 등을 고려한다면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바라본다.

CIR(영업이익경비율)은 4%p 이상 감축을 내걸었다. 작년 말 희망퇴직 등 영향으로 58%까지 올랐는데 올해 51% 이하 수준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이미 올 1분기 46%까지 주저앉혔다. 남은 시간 꾸준한 관리를 통해 연 목표치를 달성키로 했다.

이미 최대 계열사 은행에서 본사 업무추진비 30% 감축을 이루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대대적 비용관리가 시작됐다. 디지털라이제이션을 위한 불가피한 투자를 제외하고는 채널·인력의 효율적 운용, 수익성 위주 사업비 지원, 물건비 증가 억제 등에 힘쓰는 중이다.

올 하반기 내부등급법 추가 승인이 예상된다는 점은 지주 재무실에 큰 호재다. 우리금융은 작년 6월 소매·개인사업자·비외감 부문에 대한 내부등급법을 일부 승인받았으며 올 하반기 외감 부문 및 카드 부문에 대한 내부등급법 추가 승인을 추진 중이다.

완전한 내부등급법 모형 승인을 받는다면 그간 출범 이후 우리금융 발에 달렸던 모래주머니가 떨어져나가는 셈이다. 이후 비율 관리 정책, 자산성장 계획은 온전히 우리금융의 몫이 된다.

이 전무는 “리스크부서 등에서 내부등급법 승인을 위해 힘써주고 있으며 연내 달성이 목표”라며 “지주사 출범 이후 자본비율로 고심이 많았던 만큼 향후에도 적정 자산성장 및 RWA 관리를 통해 손실흡수능력 확충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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