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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고려저축은행, 고무줄 예적금…조달 안정성 약화③이자비용 낮추기 시도, 예수부채 축소에 자산 역성장

이장준 기자공개 2021-06-22 07:45:33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5일 10: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저축은행의 예적금 규모가 급감하며 자산이 역성장했다. 코로나19로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자금 이탈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에는 대출채권에 비해 예수부채가 지나치게 많았으나 정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자산의 운용 수익률이 악화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수신을 줄여 이자비용을 감축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일관된 정책으로 고수하지 않고 고무줄처럼 수신 규모를 늘렸다 줄이면서 조달의 안정성을 떨어트렸다는 평가다.

◇수신 대폭 축소에 쪼그라든 자산 규모

고려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조729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1조1476억원과 비교하면 6.5% 줄어든 수치다. 최근 몇 년 새 자산 규모가 역성장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자산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예수부채다. 고려저축은행의 예수부채는 2017년 이래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8년에는 1년 전보다 57.8%나 증가해 7962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도 15.6%의 성장률을 보이며 2019년 말 기준으로는 예수부채가 9210억원에 달했다. 그간 성장세를 유지하면 1조원을 넘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갑작스레 예수부채가 1년 전보다 10% 쪼그라들며 작년 말 기준 8280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유동성이 기존 예적금에서 자본시장으로 옮겨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출처=금융감독원

실제 예수부채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기예금에서 타격이 컸다. 목돈을 일정 기간 예치하고 매월 또는 만기에 이자를 지급하는 대표적인 장기저축 상품이다. 지난해 말 고려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1년 전보다 889억원 줄어든 7808억원을 기록했다.

정기적금도 20억원 가까이 빠지면서 4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년간 추이를 봤을 때 가장 작은 규모다. 비교적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인 보통예금도 주춤했다. 같은 기간 보통예금도 11억원 가량 감소해 25억원을 기록했다. 장단기 저축상품 모두 쪼그라들었다는 점에서 고객 이탈 타격이 심했음을 알 수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수익 악화 대비한 수신 줄이기 해석

확보한 자금이 뚝 떨어지며 자금 운용 규모도 축소했다. 우선 현금 및 예치금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고려저축은행의 현금 및 예치금은 829억원으로 1년 전 1963억원 대비 절반 넘게 감소했다.

특히 중앙회예치금이 380억원으로 1년 전 1110억원의 34.2% 수준에 그친 게 눈에 띈다. 연 이자율이 0.91~1.04%에 불과해 자금 운용처로 메리트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증권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작년 말 고려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자산은 113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11% 늘어난 수준이다. 만기보유증권은 변화가 없었고 매도가능증권도 오히려 줄었다. 증가분은 지분법적용투자주식에서 발생했다.

지분법평가는 자회사의 손익을 지분율만큼 모회사의 손익에 반영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고려저축은행은 예가람저축은행의 지분 65.3%를 보유하고 있어 예가람저축은행 손익 일부가 여기 반영된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지난해 18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1년 전 159억원과 비교해 14.5%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119억원의 지분법손익이 지난해 반영됐다. 유가증권 운용을 잘했다기보다는 자회사가 호실적을 거둔 덕을 봤다는 뜻이다. 자체적으로 투자 부문에서 운용수익을 낸 여타 대형사와는 다른 모습이다.

대출자산 자체는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고려저축은행의 대출채권은 9022억원을 기록했다. 결산 기준으로는 처음 9000억원선을 넘어섰다. 가계대출은 4776억원으로 1년 전 4877억원과 비교해 주춤했다. 대신 중소기업 운전자금 등 대출이 같은 기간 3598억원에서 4016억원으로 불어났다.

1년 전만 해도 고려저축은행은 대출채권에 비해 예수부채가 지나치게 많았다. 2019년 말 고려저축은행의 대출채권과 예수부채는 각각 8687억원, 9201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대출채권이 예수부채의 양을 웃돌았다. 2019년에 일시적으로 예적금 수요가 몰리면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났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예수부채가 급감하고 대출채권이 늘어나며 다시 수급이 정상화됐다. 조달 자금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어들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대출채권의 증가율도 완만해지는 추세다. 2018년 35% 수준에 달했던 대출채권 성장률은 이듬해 7.7%, 작년에는 3.9%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예수부채가 크게 위축되자 대출 성장에도 한계를 보였다.

운용 수익이 악화하면서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수신량을 조절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고려저축은행의 예적금담보대출, 일반자금대출, 종합통장대출은 1년 전보다 연 이자율이 모두 하락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영향 등을 감안한 조치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려저축은행은 운용자금 이자율이 큰 폭으로 하락해 당분간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전반적인 운용 수익 하락에 대비해 예수 비중 축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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