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SK네트웍스의 '종합렌탈' 변신, '수익성' 책임진다④패션·에너지판매 비렌탈사업 발빠른 매각...렌탈업 영업이익 비중 '171%'
김서영 기자공개 2021-06-17 10:36:14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4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는 다른 종합상사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상사업의 오래된 고민은 낮은 수익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수익률이 매우 낮은 단순대행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LG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다른 종합상사들은 상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SK네트웍스는 상사업과 거리가 먼 '종합렌탈업'을 수익성을 높일 돌파구로 삼았다. 상사업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를 넘기기 어려웠다. 그러나 SK매직과 SK렌터카는 7~8%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면서 핵심 사업부문으로 자리매김했다. 렌탈업의 전체 영업이익 비중은 지난해 말 85%를 차지해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렌탈사업에 '올인', 패션·에너지판매 사업부문 과감히 정리
SK네트웍스는 2008년까지 △상사 △정보통신 △카라이프(차량정비·중고차 매매) △에너지마케팅, △패션 △호텔 및 리조트(워커힐) 등 6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돼 있었다. SK네트웍스는 모태인 직물산업에서 파생된 패션 사업부문부터 종합상사업, 단말기 유통사업, 자동차 정비 등을 영위했다. 2000년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여러 산업이 혼재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SK네트웍스가 2009년 렌터카 사업에 뛰어들면서 다시 한번 사업구조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었다. SK네트웍스는 SK에너지의 카티즌 사업부를 135억원에 인수해 차량 3800대로 렌터카 사업을 시작했다. 과거 법인 렌탈 중심이었던 렌터카 시장에 개인 장기 렌터카 개념을 도입했다. 2011년에는 금호렌터카 중국법인을 인수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SK네트웍스 사업 재편은 2016년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다. 동양매직 지분 100%를 61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SK매직으로 사명을 변경해 편입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차량 렌탈에 이어 주방가전 렌탈 서비스업에 뛰어들면서 렌탈 비즈니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종합렌탈기업으로의 변신이 굳어지면서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가 붙었다. 사업 시너지 효과가 작은 사업부문을 빠르게 매각해 나갔다. 2017년 패션 사업부문을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인 한섬에 양도했다. 양도 규모는 3241억원이다. 앞서 2016년에는 면세점 사업도 철수한 바 있다.
SK네트웍스는 같은 해 에너지사업도 모두 정리했다. LPG사업을 SK가스에, 유휴 도매유통사업은 SK에너지에 양도했다. 양도 규모는 각각 3100억원과 3015억원이다. 지난해 보유 중이던 전국 500여개 직영주유소를 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에 1조3282억원에 매각했다. SK네트웍스는 이를 끝으로 에너지판매 사업부문을 모두 정리했다.
2019년 초 AJ렌터카 인수로 사업구조 재편에 마침표를 찍었다. AJ렌터카 지분 42%를 3000억원에 인수했고, 현물출자를 통해 지분율을 72.9%까지 늘렸다. 비렌탈 사업부문을 매각한 재원으로 렌탈 사업을 확장한 셈이다. 지난해 기존에 영위하던 렌터카 사업부문과 AJ렌터카를 통합해 SK렌터카가 출범했다. 이로써 SK네트웍스는 모빌리티와 홈케어를 중심으로 한 종합렌탈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SK매직·SK렌터카, 7~8%대 영업이익률...수익성 하락 '방어'
종합렌탈기업으로 거듭난 SK네트웍스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렌탈사업을 제외한 △글로벌(상사) △정보통신 △호텔(워커힐)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를 거의 넘지 못했다.
상사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심지어 2019년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K네트웍스의 최대 매출처인 정보통신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대 후반에서 2%대 초반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은 2015년 2.3%, 2016년 2%로 2%대를 넘겼으나 2017년과 2018년 1.7%로 낮아졌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5%에 그쳤다.
카라이프 사업부문은 AJ렌터카 인수를 기점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2018년 39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AJ렌터카를 인수한 뒤 1205억원으로 204.3% 급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8년 3.8%에서 2019년 6.9%, 지난해 7%까지 높아졌다.
렌탈사업의 영업이익이 확대되면서 전체 영업이익에서 렌탈사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눈에 띄게 커졌다. 2016년 SK매직과 카라이프 등 렌탈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413억원이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6.6%였다.
지난해 말 렌탈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211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영업이익 1237억원을 웃돌며 영업이익 기여도는 170.8%로 나타났다. 이는 렌탈업이 곧 수익성을 강화한 동시에 적자를 메워 수익성 하락을 방어했음을 의미한다. 실제 지난해 상사 부문과 기타 사업부문에서 각각 439억원과 1236억원의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렌탈사업에 뛰어들 당시 SK매직과 SK렌터카가 수익성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쉽지 않았다"며 "다만 공유경제가 향후 산업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맞아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익성을 높이는 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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