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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에이디칩스, 냉장고 제조사 '色' 더 짙어진다①'모태' 반도체 사업 매출 축소, '유증 자금 활용' 냉동·냉장 사업 확대

박창현 기자공개 2021-06-17 09:28:05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5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IT 벤처기업으로 이름을 날렸던 '에이디칩스'가 냉동고 OEM 전문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한다. 모태였던 반도체 사업부문이 많이 축소된 상황에서 이번 유상증자 유입 대금으로 신규 사업군인 냉장·냉장고 사업부문에 힘을 실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240억원이 넘는 유증 대금이 사실상 모두 이 사업부문의 신공장 투자금으로 쓰인다.

코스닥 상장사 에이디칩스는 244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8월 초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청약 절차를 진행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 30일이다.

이번 유증을 통해 에이디칩스는 DNA 변신을 꾀한다. 존재감이 사라진 반도체 사업을 대신해 2016년 새롭게 발을 내디딘 냉장·냉장고 제조 사업으로 경영 운전대를 완전히 틀겠다는 전략이다.

에이디칩스는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와 판매를 목적으로 1996년에 설립됐다. 1999년 벤처기업으로 등록된데 이어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빠른 시장 진입으로 그즈음 한국벤처기업 대상 대통령 표창과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한계에 직면했다. 단순 비메모리 반도체 패키징과 유통에 의존한 사업 구조 탓이다. 경쟁도 심화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연결기준으로 700억원에 육박했던 매출액은 2014년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줄었다.

결국 창업주인 권기홍 전 대표이사는 2015년 12월에 경영권을 투자기업 '골든에이지인베스트'에 넘겼다. 새 주인 측은 4년 연속 영업손실 발생으로 에이디칩스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16년 냉동·냉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구조는 단순하다. OEM 방식 또는 쇼핑몰에 직접 생산한 업소용 냉장고와 쇼케이스를 판매하고 있다. 관련 수요가 확대되면서 냉동·냉장 부문은 빠르게 에이디칩스의 핵심 사업군이 된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냉동·냉장 사업부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반면 기존 반도체 사업의 매출 기여도는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또 다른 신사업인 패션사업부가 본격적으로 실적이 나오자 매출 기여도가 14%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에 에이디칩스는 이번 유증을 통해 냉장고 제조 OEM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유증 유입 대금으로 새로운 공장을 세워 경영 효율성 제고와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생산 능력을 향상하는 동시에 흩어져 있는 생산공장과 창고를 한곳에 모아 비효율성을 제거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미 2018년에 경기도 포천 내 토지를 매입했고, 지난해부터 토지 조성 공사를 시작했다. 단지 조성에 현재까지 149억원의 공사 비용이 들어갔고, 추가로 69억원을 더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단지가 조성되면 그 위에 공장을 올려야 한다. 신축 공장 건립 비용으로 342억원이 필요하다.

에이디칩스는 부동산 매각 대금과 유증 유입 대금을 활용해 공장 건립 비용을 충당할 방침이다. 이번 유증이 전적으로 냉동·냉장고 사업 부문 확장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에이디칩스 관계자는 "흩어져 있는 생산공장과 창고를 한곳에 모으면 인건비와 운반비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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