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6월 23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대체 메타버스가 뭡니까'새로운 기획을 준비하면서 만난 관계자들에게 첫머리에 던지는 질문이다. 너도 나도 메타버스를 외치는 시대라 명확한 의미가 궁금했다. 재밌는 건 질문을 받은 사람마다 정의가 달랐다는 점이다. 3D로 직조한 가상의 현실, 현실을 닮은 거울의 세계, 아바타의 놀이터 등등…
메타버스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6월 16일부터 18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VR·AR엑스포 2021'를 찾았다. 70여 개 메타버스 관련 기업, 기관이 참여한 엑스포는 발아기에 있는 메타버스 산업의 동향을 둘러볼 수 있는 좋은 학습장이었다. AI(인공지능) 솔루션 테크에서부터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디바이스 제조사까지 다채로운 아이템들이 눈길을 잡아 끌었다.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VR 헤드셋을 쓰고 (가상)뉴욕 한복판에서 마이클(Michael) 씨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VR 기술, 실시간으로 외국인의 발화를 나의 모국어로 변환해주는 솔루션, 굳이 오프라인 전시장을 찾지 않아도 3D전시실 안에서 각종 전시정보를 체득할 수 있는 시스템, 홀로그램으로 사물을 띄우는 SW 등 메타버스의 별천지를 방불케 했다.
이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디바이스 개발 수준이다. 메타버스를 논할 때 가장 많이 회자되는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이다. 암울한 2045년의 주인공들이 현실을 잊는 방법은 VR 게임 '오아시스'에 접속하는 것이다. 여기서 없어서는 안 될 장비가 헤드셋과 햅틱 수트다. 오아시스 안의 메타버스 세계를 만지고 느낄 수 있는 필수품이다.
실제 이날 다수의 기업은 레디 플레이어 원에 나올 법한 수트와 VR 글래스 등 메타버스 디바이스를 다수 선보였다. 비햅틱스의 경우 이른바 '촉각수트'를 출시하고 일부 기업체에 공급한 레퍼런스를 갖고 있다. 40개의 햅틱모터가 장착된 수트를 입으면 가상공간에서 발생하는 가상의 촉각을 실제 느낄 수 있는 원리다. 게이밍에서부터 산업용까지 두루 변용이 가능하다.
페네시아나 프라젠 같은 기업은 구글 등이 개발하고 있는 AR, VR글래스를 독자적으로 선보여 호평을 얻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의 김희경 프라젠 대표는 "결국은 글래스의 화각(FOV)이 기술의 핵심인데, 70도를 넘어 90도까지 구현하는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용화된다면 큰 파장을 던질 수 있다.
"사실 메타버스라는 건 이전부터 존재했던 기술에 트렌디한 옷을 입힌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있는 것은 이 흐름이 우리 삶을 빠르게 변모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컨퍼런스에서 한 강연자가 한 말이다. 메타버스는 삶 곳곳에 이미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영화에서처럼 현실을 잊기 위한 도피처가 아니라 삶을 더 윤택하게 살찌우는 인본주의적 공간으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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