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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애큐온캐피탈, 베어링PEA 체제는 과연 오래갈까①숱한 최대주주 교체·상호 변경…상장 폐지 전후 PEF 손바뀜 시작

고설봉 기자공개 2021-07-12 07:32:45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6일 15: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유독 지배구조 리스크 문제가 잦았던 곳이다. 1972년 설립돼 숱한 상호 변경과 흡수합병(M&A), 최대주주 변경 등을 거쳐왔다. 가장 최근에는 홍콩계 사모퍼드 운용사인 베어링PEA(Baring Private Equity Asia GP VII Limited)가 애큐온저축은행의 최상위지배회사로 올라섰다.

애큐온저축은행 내부에선 베어링PEA의 등장으로 지배구조가 비로소 안정화 단계로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사모펀드 속성상 얼마 지나지 않아 투자금 회수를 위해 또 다시 지배구조가 변경되는 사태를 마주할 것이란 우려도 공존한다. 애큐온저축은행이 지배구조 안정화를 이루고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끄는 이유다.

◇잦은 최대주주 손바뀜…상장폐지 이후엔 사모펀드 투자처로

애큐온저축은행의 전신은 1972년 설립된 지역소매 금융기관인 삼아무진이다. 이후 삼아무진은 삼아상호신용금고, 할부전업대아상호신용금고, 대아상호신용금고, 한솔상호신용금고 등으로 상호를 변경하며 조금씩 업종을 바꾼다.

2002년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에 맞춰 한솔상호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어 2005년 에이치케이상호저축은행으로, 2010년에는 다시 에이치케이저축은행으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단순히 이름만 바꾼 게 아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상호 변경 이면에는 늘상 지배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상호 변경 횟수 만큼이나 많은 최대주주 손바뀜을 겪었다. 지배구조가 바뀔 때마다 경영 안정성이 흔들리면서 위기도 찾아왔다.

특히 애큐온저축은행은 1992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지만 2009년 자진 상장 폐지를 신청했다. 이 시기를 전후로 각종 사모펀드 등에 M&A 되면서 지배구조가 불안정해졌다. 이후 2014년 부산에이치케이저축은행과 합병되면서 현대캐피탈 등 제3의 주주가 등장하기도 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2014년 9월까지 유한회사 에슐론과 현대캐피탈이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에슐론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 Partners)가 설립한 회사로 오랫동안 애큐온저축은행의 지분을 보유했다.

2014년 9월 이후 에슐론은 KT 품으로 편입된다. KT가 에슐론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애큐온저축은행의 최상위지배자로 올라선다. 이에 따라 애큐온저축은행의 실질적인 주인이 사모펀드(MBK파트너스)에서 기업(KT)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KT 체제도 오래가지 못했다. 2015년 8월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JC플라워(JCF Ⅲ K Holdings LLC)가 KT로부터 에슐론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이어 2016년 7월 JC플라워는 애큐온저축은행의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한다. 이로써 애큐온저축은행은 다시 미국계 사모펀드를 최대주주로 맞았다.

애큐온저축은행이 현재 상호로 변경된 것도 이 시기다. JC플라워는 2017년 초 애큐온캐피탈과의 통일성을 만들기 위해 애큐온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어 2018년 9월 애큐온저축은행을 애큐온캐피탈의 100% 자회사로 만드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이렇게 지배구조 정비가 이뤄진 뒤 JC플라워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에 열을 올린다. 다행히 저축은행 업황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자산 규모가 커지고 수익성이 높아지는 성과가 나왔다.

이 틈에 JC플라워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에서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2019년 8월 JC플라워는 아고라 엘피(Agora, L.P.)에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 아고라 엘피는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베어링PEA가 설립한 투자회사다. 사모펀드에서 사모펀드로 다시 손바뀜이 일어났다.



◇베어링PEA 체제 3년차…또 다시 매물로 출현 가능성

베어링PEA는 애큐온저축은행 인수 당시 교보생명 지분 5.23%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미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사모펀드로서 전략적인 차원에서 애큐온저축은행을 인수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베어링PEA는 인수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려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많은 수익을 거둔 펀드로 정평이 나 있다. 2016년 한라시멘트를 인수해 체질 개선을 거쳐 기업 가치를 제고한 뒤 3년 만에 아시아시멘트에 매각하면서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이러한 사모펀드의 속성과 베어링PEA의 특성 때문에 애큐온저축은행에 대한 투자도 끝이 정해져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베어링PEA의 애큐온저축은행 인수 당시 거래금액은 약 6000억원대로 알려졌다. 현재 자산가치 등을 종합해보면 2019년보다 애큐온저축은행과 애큐온캐피탈의 몸값은 더 올랐다는 분석이다. 언제든 베어링PEA가 빠져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실제 애큐온저축은행은 2017년 이후 자산규모는 2조2603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3조4993억원으로 1조원 이상 늘었다. 재무건전성도 튼튼해졌고 수익성도 개선됐다. 지난해에는 모바일뱅킹 플랫폼 2.0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 금융도 한층 업그레이드하면서 영업 저변도 넓혔다.

JC플라워의 엑시트 과정을 살펴봐도 베어링PEA의 엑시트는 예견된 수순이다. JC플라워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을 인수한지 3년여만에 엑시트했다. JC플라워가 이들 회사를 인수하는데 투입한 비용은 약 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를 다시 베어링PEA에 약 1000억원 차액을 남기고 팔면서 성공적인 엑시트를 기록했다.

애큐온저축은행 관계자는 “자본시장이 발전하면서 PEF의 역할과 기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서 PEF가 자본시장에 미치는 순기능은 이미 다양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며 “기존 재벌 중심의 오너 기업 체제가 익숙한 분들에게는 지배구조 변화가 리스크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변화무쌍한 현대의 경영 환경에 능동적이고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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