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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운수업체 수소동맹 '금호익스프레스' 낙점 배경은 범현대가 이외 국내 기업 지분참여 '눈길'...현대차측 사외이사 1명 선임 예정

김서영 기자공개 2021-07-21 07:57:56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9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범 현대가를 제외하면 국내 기업 지분 투자에 거의 나서지 않았던 현대자동차그룹이 금호가(家)의 운송업 계열사 금호익스프레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150억원으로 규모는크지 않지만 국내 운송기업 첫 지분 투자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몇년 간 인공지능(AI), 자율주행(ADAS) 등 차세대 기술을 보유한 해외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해왔다.

현대차그룹의 금호익스프레스 투자는 국내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 차원으로 풀이된다. 금호익스프레스가 운영하는 고속버스를 현대차·기아에서 생산하는 수소전기차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수소차와 수소트럭을 생산하는 현대차그룹은 고속버스를 시작으로 UAM, 기차, 선박 등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해 국내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구상이다.

◇국내 운수기업 '첫' 지분 투자...업계 1위 금호익스프레스 '맞손'

올해1분기 말을 기준으로 현대차가 지분 투자에 나선 법인 수는 70곳이다. 이 가운데 해외 스타트업과 법인 등은 48곳으로 68.5%에 이른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凡)현대 기업과 KT(지분율 0.09%)를 제외하면 국내 대기업에 지분 투자를 한 적이 없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공급받는 SK그룹, LG그룹과도 지분 투자에 나서지 않았다.

이랬던 현대차가 금호익스프레스에 지분을 투자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업계 반응이 나온다. 현대차는 기아와 함께 금호익스프레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90억원과 6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운송기업에 지분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첫 사례로 금호익스프레스가 협력 파트너로 떠오른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분 투자는 수소버스 공급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이자 파트너십 구축"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진 않았으나 금호익스프레스가 영위하는 고속버스 운송사업에 수소버스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익스프레스가 보유한 고속버스를 현대차그룹이 생산하는 수소버스로 전환하는 것이 협력의 골자다. 지역 거점을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노선버스에 수소버스를 우선 투입하고 추후 수요에 따라 투입하는 전세버스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금호익스프레스는 6월 말 기준 962대의 차량과 167개의 노선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금호익스프레스를 선택한 이유는 시장 점유율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호익스프레스는 지난해 9월 금호고속의 고속버스 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신설된 법인이다. 금호고속 시절부터 시장 점유율 30%를 웃돌며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인 동양고속(18.2%), 3위 중앙고속(17%)과는 10%포인트(p)가 넘는 점유율 차이를 보인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업계 1위인 금호익스프레스가 보유한 고속버스를 전부 교체하는 것만으로 국내 수소 고속버스 시장 내 입지를 굳힐 수 있다.

금호익스프레스 입장에서도 수소차 개발사업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금호익스프레스는 최근 환경부가 주관하는 '2030 무공해차 전환100' 정책에 참여기업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환경부는 보유 차량을 전기차나 수소차로 전환하는 기업에 대해 구매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금호익스프레스는 이보다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분 투자와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에 따라 금호익스프레스에 사외이사 1명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호익스프레스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탑재 고속버스 공급 예정

현대차그룹은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고 있다. 특히 수소 모빌리티 수요 확대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한 승용차와 상용차, 시내버스를 생산하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를 양산했으며 그로부터 5년 후인 2018년에는 넥쏘(NEXO)를 출시했다. 그리고 지난해 엑시언트퓨얼셀(Xcient FuelCell)이라는 수소전기트럭을 개발해 스위스 수출에 성공했다. 시내버스로는 일렉시티(ELEC CITY)라는 수소전기버스를 생산하고 있다.

다음 스텝이 바로 수소 고속버스다. 현재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한 고속버스는 운행되고 있지 않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금호익스프레스 지분 투자를 통해 시내버스에 이어 고속버스 부문에 있어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하고 공급할 수 있는 거래처를 확보한 셈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선박, 기차, 비상발전용 설비 등 비자동차부문까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접목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앞으로 이러한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 김세훈 전무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현대차는 여러 회사들과 어떻게 하면 협력관계를 맺고 미래의 수소에너지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2020 CEO 인베스터데이, 연료전지사업부 김세훈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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