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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정기 신용평가]A급 기업 '맑음' 투기등급은 '흐림'…양극화 심화철강·건설·해상운송·증권업 호조…AA급도 부진

이지혜 기자공개 2021-07-22 13:01:5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1일 06: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등급 하향세가 멎었다. 2021년 상반기 정기평정 결과 신용등급 상향 기조가 뚜렷해졌다. A급 기업의 약진이 눈에 띈다. SK그룹과 한화그룹의 AA급 계열사를 중심으로 신용도가 강등됐지만 A급 건설, 철강, 해운, 금융사의 신용도는 상승기류를 탔다. 하반기 전망도 흐리지 않다.

그러나 투기등급으로 시야를 넓히면 낙관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적 회복속도가 느려 재무안정성까지 훼손됐다. 특히 자동차부품과 의류업종에 드리운 리스크가 적잖다. 투자등급과 투기등급 간 신용도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용도 상향 우위…금융사 주도

2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가 2021년 상반기 정기 신용평정을 마쳤다. 상반기 정기평정은 회사채와 ICR, IFRS, 후순위채 등 장기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BBB급 이상 투자적격등급에서 신용등급이 오른 사례가 하향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기업평가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용등급 상향기업 18곳, 하향기업은 10곳이라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는 상향기업이 11곳, 하향기업이 6곳이다. 나이스신용평가만 신용등급 상향기업 12곳, 하향기업 12곳으로 같았다.

한국기업평가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신용등급 상승과 하락이 균형을 이뤘다”며 “금융부문의 신용도 개선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에서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 18곳 중 6곳이 금융사다. 증권사가 3곳, 부동산신탁사가 2곳, 할부리스와 저축은행이 각각 1곳이다. 금융사 중 신용등급이 떨어진 곳은 없다.

다른 신용평가사도 비슷하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증권사 2곳의 신용등급을 높이고 다른 금융사 10곳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하거나 ‘안정적’으로 복귀시켰다. 한국신용평가는 금융사 다수의 등급전망을 ‘긍정적’ 또는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시장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금융사의 영업실적이 개선됐다. 또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완충력이 강화한 덕분이다.

일반 기업 중에서는 석유화학과 건설, 철강, 해상운송기업의 신용도가 개선됐다. 특히 금호석유화학과 한솔케미칼 등 시장지위로 2군에 해당하는 석유화학 기업들의 신용도가 개선됐다. 코로나19로 경기 전반의 불확실성이 큰데도 양호한 영업실적과 재무구조를 유지한 점을 인정받았다.

◇AA·A급 희비 엇갈려

2021년 상반기 정기 신용평가의 또다른 특징은 A급의 약진과 AA급의 부진이다. 신용평가 3사 모두 A급 이하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만 신용등급이 높아졌다. 업황이 개선된 건설, 해상운송 등 기업들이 주로 A급에 포진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신용등급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A급 업체들의 펀더멘탈 개선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AA급에 집중된 국내 투자 비중을 분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이자 올해 주인공은 ‘A급 회사채’라는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SK그룹과 한화그룹, 민자발전사를 중심으로 AA급 기업의 신용도는 부진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등 정유화학업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배당자금 유출과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화그룹도 마찬가지다. 민자발전사는 정부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규제 강화로 불확실성과 자금조달 리스크가 불거졌다.

이밖에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부터 직격탄을 맞은 영화관업체와 의류, 외식업체의 신용도도 부진했다. 메가박스중앙, 롯데컬처웍스, 파라다이스, CJ푸드빌 등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수요회복이 지연되면서 재무안정성까지 흔들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의류 수요와 소비가 감소하고 외식, 레저산업도 신용도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투자·투기등급 간 양극화 전망…자동차부품·의류업종 위기
투자등급의 신용등급 전망도 흐리지만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경제가 휘청댔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등급전망에 ‘부정적’이 붙은 기업이 크게 늘었으나 이런 경향도 올 들어 완화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등급전망이 ‘부정적’이거나 ‘부정적 검토대상’ 기업 수가 비교적 더 많지만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의 상황은 다르다. 등급전망이 ‘긍정적’이거나 ‘긍정적 검토대상’ 기업이 근소하게 더 많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부분의 산업은 회복세가 우세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투자등급에 한정된 얘기다. 투기등급에 드리운 먹구름은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신용평가사들은 공통적으로 내다봤다. 투자와 투기등급을 모두 합쳐 등급전망을 분석한 결과 ‘부정적’ 또는 ‘부정적 검토대상’ 기업 수가 두 배가까이 많았다.

한국기업평가는 “같은 업종일지라도 선도업체와 하위권업체에 미치는 코로나19 타격강도는 다르다”며 “선도업체는 올 들어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며 선방했지만 하위권업체는 영업실적 저하 폭이 매우 크게 나타나면서 재무안정성 훼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적차별화가 재무안정성의 차이로, 신용등급의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부품과 의류업종에서 이런 기조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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