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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올린 맞수열전, 선두쟁탈 키워드 ‘연합·도전’ [식음업계 여름대전]①'빙과·라면·주류' 성수기 총력전, 미래 성장동력 확보 과제

박규석 기자공개 2021-07-23 08:05:50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거세지면서 여름 성수기를 맞은 빙과와 라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집콕소비' 증가로 수혜를 누렸지만 올해는 상황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년 반복되는 시즌 상위 쟁탈전도 부담이다. 불확실성 증대 속에 구독 경제 서비스와 가격 인하, 신제품 출시 등 노력을 하고 있다. 잇단 악재에도 불구 성수기 시즌을 장악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주요 식음기업의 사업 현황과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2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맞수는 주로 스포츠 경기에서 실력이 비슷한 선수들의 경쟁 관계를 표현할 때 사용되는 단어다. ‘라이벌’이라고도 표현되는 맞수 구도의 장점은 경쟁자간 성장 유도다. 이러한 요소는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도 자주 사용되며 기업 간의 사업 경쟁을 나타낼 때도 쓰인다.

경쟁기업간 대결 구도는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식음업계 역시 제품과 계절별로 차이는 있지만 맞수는 존재했고 이들은 관련 시장을 주도하며 선두 다툼을 벌여왔다. 특히 여름은 맞수 기업간 경쟁이 치열한 시기다. 장기 휴가와 방학, 야외활동 증가 등이 소비를 촉진시켜 매출을 견인하기 때문이다.

여름이 성수기인 곳은 크게 빙과와 라면(비빔면), 주류 업계 등이다. 빙과업계의 경우 현재 ‘구독 경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 라면업계는 여름 대표 메뉴인 비빔면시장 공략을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주류업계는 줄어든 유흥시장 매출을 회복하기 위해 가정시장 진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신성장 동력’ 찾기 분주

여름 시즌이 빙과업계 등에 성수기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지만 업계의 내부 사정은 조금씩 다르다. 빙과업계는 빅2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며 라면업계는 농심이 비빔면 시장의 선두인 팔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류업계 역시 가정시장 공략을 통한 실적 제고에 힘쓰고 있다.

빙과업계의 경우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빙그레와 롯데푸드·롯데제과 전면전이 열리고 있다. 빙과업계 빅2간 첫 대결로 선두 쟁탈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구독 경제 서비스’를 활용한 신규 고객 확보다. 이 서비스는 일정 기간 구독료를 내면 서비스에 포함된 제품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한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과 달리 롯데푸드와 롯데제과는 서로 경쟁 관계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큰 틀에서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과 롯데푸드·롯데제과간 2강 대결이지만 사실상 빙그레 연합과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 3자간 싸움이기 때문이다. 롯데푸드와 롯데제과는 계열사간 공방전은 물론 빙그레 연합과 대결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라면업계는 하계 특화 제품인 비빔면시장 공략을 위한 신제품 출시가 한창이다. 이 가운데 농심은 비빔면시장 선두인 팔도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농심이 전면에 내세운 제품은 ‘배홍동비빔면’이다. 지난 3월 출시 이후 120일간 2500만개가 판매됐다. 이달 초에는 대형마트 전국 매장 비빔면 판매 순위에서 ‘팔도비빔면’의 뒤를 바짝 추격하기도 했다.

주류업계 오랜 맞수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가정시장 공략을 위해 가격 인하 등을 단행했다. 코로나19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여름시장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카드를 꺼냈다. 오비맥주의 경우 수제맥주 시장 진출을 통해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고 하이트진로는 MZ(밀레니얼+Z)세대 마케팅 등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식음업계 한 관계자는 “올 7월 초까지는 날씨가 덥지가 않아 빙과 등 하계 시즌이 성수기인 기업에 불리한 상황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날씨가 더워지고 있어 코로나19 확산 등의 문제가 해소되면 여름이 성수기인 기업들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콕 소비 ‘기저효과’ 방어는 과제

지난해 코로나19 한파가 국내 경기를 흔들었지만 식음업계는 상대적으로 여파를 피해갈 수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순환근무 등 도입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음식료의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가정간편식(HMR)과 건강기능식품, 라면 등의 제품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식료품 제조업 내수출하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지수는 전년 대비 0.4% 상승한 107.1%다. 2019년과 비교해 식료품분야 제품의 전반적인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늘어난 간편식 수요와 내식 비중도 국내 식품산업 성장에 힘을 보탰다.


농심은 내식 비중이 늘어난 효과로 실적 제고를 기록한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조63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3.4% 늘어난 1603억원을 기록했다. 라면과 스낵 등 국내 주력 사업 매출과 해외 사업 성장이 주효했다. 삼양식품과 오뚜기 등도 농심과 마찬가지로 주력 제품인 라면이 코로나19 수혜를 누렸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가 올해도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빙그레와 롯데푸드, 팔도, 농심 등이 여름 성수기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실적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농심 등 예년 실적을 넘어서는 성과를 낸 곳은 기저효과를 피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식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식품기업들의 마케팅과 영업노력이 부진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먹거리와 비상식량 수요 증가 영향을 받았다”며 “건강식의 경우 여전히 소비가 많지만 일부 품목은 이미 구매가 많이 이뤄져 지난해와 같은 실적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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