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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적자 전환' 아즈텍WB, 20년 만에 외부 조달 '베팅'뒤바뀐 패션 소비 환경 대응, 소재·B2B·해외 겨냥

방글아 기자공개 2021-07-27 07:53:41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3일 09: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직물·의류 업체 '아즈텍WB'가 20년 만에 전환사채(CB)로 자금을 조달한다. 코로나19 팬테믹으로 급변한 의류 산업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실적이 대폭 악화하자 뒤늦게 변화에 나섰다. 소비 변화 등을 고려해 '소재·B2B·해외'를 겨냥한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즈텍WB는 지난 22일 100억원 규모 3회차 CB 대금을 납입받았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6개 펀드를 통해 전액 투자했다.

이번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다. 전환가액은 3027원,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은 최초 전환가의 70%까지 조정할 수 있다. 풋옵션과 콜옵션이 붙어 있으며 아즈텍WB에 우호적인 조건으로 평가된다.

전환 청구와 콜옵션 행사는 내년 7월22일부터 각각 4년, 1년 동안 가능하다. 풋옵션 행사 기간은 2023년 8월 개시해 2026년 6월까지다. 전환가액 기준 잠재 신주 물량은 330만3600주로 현재 발행주식총수 대비 15.37%다.

이번 발행은 2002년 말 소규모(7억원)로 발행한 사모 CB 이후 근 20년 만이다. 아즈텍WB는 그동안 주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 범위 내에서 소규모 차입 등을 더해 영업·투자활동을 펼쳐 왔다.

이례적인 재무활동에 나선 건 패션 업계에 드리워진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평균적으로 동종업계 상장사(71곳)의 지난해 매출은 9.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5.6% 줄었다. 그중 3분의 1 이상(27곳)이 적자를 냈고 20% 이상 매출이 꺾인 곳도 18곳에 달했다.

아즈텍WB도 예외는 아니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9% 감소한 360억원, 영업손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외적으로 운용한 자금이 유의미한 투자 결실로 이어진 탓에 순이익 36어원을 달성했지만 본질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즈텍WB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 쓸 예정이다. 작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부활동 감소로 의류 수요가 줄었지만 임가공 용역을 늘려 매출 감소를 상쇄한 만큼 생산능력을 확대에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즈텍WB의 매출에서 직물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가량이다. 문제는 직물부문 매출이 30%가량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공장과 브랜드 중간에서 생산·납품하는 프로모션 사업과 자체 브랜드(아바몰리)가 선방했지만 핵심 사업부문의 하락폭을 만회하기에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이에 글로벌 하이엔드 소재 시장을 개척, B2B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의류 수요 감소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B2C 패션업 대신 안전장치를 갖춘 B2B 소재업으로 다각화해 경기 변동성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개발도상국을 겨냥하고 있다. 이미 성숙기에 진입해 성장 기대가 높지 않은 국내와 달리 아직 추가 성장 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코로나19에 대응해 주력 포트폴리오를 바꾼 업체들이 선방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개인보호장비 품목으로 미국 수출에 나선 한세실업은 5%가량의 매출성장률을 보였다. 이 밖에 골프의류 크리스에프앤씨 등이 선방했다.

아즈텍WB도 일반의복 외 보호복과 소방복 등 기능성 워크웨어를 갖추고 있어 일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를 어떤 하이엔드 소재와 연결지어 R&D를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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