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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FBC, '1호 주류수입 면허' 고개 든 와인 전통강호 [돈 되는 와인 니치마켓]⑤수입·유통 '수직계열화' 매출 2000억, 우종익·변기호·이철형 '친구경영'

전효점 기자공개 2021-07-26 07:25:33

[편집자주]

불과 수년 전 맥주와 소주에 밀려 찬밥 취급을 받았던 국내 와인시장이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지난해 발발한 코로나19가 '홈술' 트렌드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중견기업에 이어 롯데, 신세계, 한화 등 대기업 유통계열사들도 먹거리를 찾아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빅뱅'이 몰아치고 있는 와인업계의 판세 변화와 기업들의 대응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3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영그룹은 올해 별도기준 매출 1000억원에 그룹 매출 2000억원 고지를 넘보고 있는 종합 와인전문기업이다. 와인 수입업에서 출발한 아영FBC(이하 아영에프비씨)를 중심으로 포진하고 있는 우리와인, 와인나라, 와인나라IB 등 그룹 계열사가 도소매업, 외식프랜차이즈, 컨설팅, 교육까지 와인과 관련된 거의 전 분야에 걸쳐있다.

아영에프비씨는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주류 수입 자유화가 이뤄졌던 1987년 국내 1호 주류 수입 면허를 획득하면서 설립됐다. 와인이라는 주류에 당시 소비자 인지도는 거의 바닥 수준이었다. 부자들의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유통 채널도 소수 백화점과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제한된 상황이었다. 창업자 우종익 대표로선 그야말로 시장 개척자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아영그룹…시장 부침과 함께 한 와인의 살아있는 역사

우 대표는 창업 초기 극소수의 와인 애호가 수요를 기반으로 아영에프비씨의 사업을 서서히 확장해나갔다. 1980년대부터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해외 출장 등을 통해 와인을 접했던 화이트칼라 등이 아영에프비씨가 들여오는 와인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와인사업은 1988년 올림픽, 2002년도 월드컵 등과 같은 주요 스포츠 이벤트를 기폭제 삼아 단계적 도약을 이뤄내기 시작했다.

'김영란법' 시행 이듬해인 2017년 와인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실적이 역성장하는 위기도 겪었지만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제2의 전성기를 온몸으로 맞이하고 있다.

아영에프비씨는 별도기준 지난해 매출이 약 7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10%에 육박한다. 업황이 나은 올해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지난해 성장세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연결로 작성되지 않는 우리와인, 와인나라 등 주요 계열사를 더한 그룹 매출은 연간 2000억원에 달한다.


아영에프비씨의 와인사업은 아래 세 계열사를 주축으로 유기적으로 연결 된다. 와인 수입을 담당하는 아영에프비씨를 최상위 회사로 두고 종속법인으로 와인나라, 와인나라아이비(구 대유와인), 관계사로 우리와인, 베라짜노 등을 거느리고 있다.

아영에프비씨가 수입한 와인을 담당하고 우리와인이 도매, 와인나라가 소매 채널로 유통하는 일종의 수직계열화된 구조를 갖췄다. 와인나라IB는 전문 와인 수입에 특화한 자회사다.

이같은 계열사간 사업 방식은 2000년대 초반까지 와인 수입사가 유통사업을 함께 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 때문에 자연스럽게 확립 됐다. 하지만 지금은 아영그룹이 신세계와 롯데 등 대형 유통사와 경쟁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는 탄탄한 자체 유통망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우종익·변기호·이철형 3인 수장…수입·유통 다각화 확립까지 긴 여정

그룹 사업은 우 대표와 창립멤버인 변기호 대표, 이철형 대표 등이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세 경영진은 예비역 사관후보생 동기다. 1985년 말 경북 영천의 육군 제3사관학교 내무반에서 와인사업을 고안했던 우 대표가 당시 동기였던 두 대표들에게 동업을 제안했다. 우 대표는 실제로 전역하자 마자 1987년 와인 수입에 뛰어들었고 이후 1992년 변 대표, 2000년 이 대표도 장교 시절 약속을 지키며 합류했다.

아영에프비씨는 수입업 본업이 안착하면서 1995년 와인나라, 1998년 우리와인를 각각 설립하면서 유통업으로 발을 넓혔다. 이시기 합류한 변 대표와 이 대표의 존재는 자체 유통업이 안착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00년도는 아영그룹이 현재 구조를 갖추게 된 변곡점이 되는 해다. 그해 아영에프비씨는 오늘날 와인나라IB의 전신인 대유와인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수입사업을 확장했다.

신생 유통 계열사들은 2000년을 기점으로 물류운송업과 도매사업을 본격화했다. 당시 와인 전문 매장 르클럽드뱅 1호점, 와인 전문 웹사이트 와인나라닷컴, 와인 교육기관 와인나라아카데미 등을 잇달아 개점했다.

세 대표는 와인 유통이 할인점과 백화점 등 오프트레이드 채널 외에 레스토랑을 비롯한 온트레이드 채널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데도 착안해 외식시장으로도 발을 넓혔다. 2001년 3월 서울 인사동 와인레스토랑 민가다헌을 열었고 이듬해 청담동에 국내 최초 와인 바 베라짜노 업장을 오픈했다. 다각화된 채널들은 아영에프비씨가 수입한 와인 과반을 직접 유통해 그룹이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변 대표와 이 대표는 아영에프비씨를 비롯 계열사 지분을 골고루 나눠가진 주요 개인 주주이기도 하다. 변 대표의 경우 지난해를 기점으로 아영에프비씨 대표이사에도 취임, 우 대표와 함께 그룹 경영을 총괄한다.

끊임없이 대기업들이 도전하는 와인수입 및 유통시장에서 아영에프비씨는 고유한 와이너리 브랜드 라인업을 발전시켜나가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아영에프비씨가 들여온 '무통카데'와 같은 고전 브랜드나 '빌라엠' 등의 대중 브랜드는 십수년째 국내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아영그룹은 신세계그룹이 설립한 신세계엘앤비와 해태그룹서 출발한 금양인터내셔날 등과 구분된다"면서 "순수 중소기업으로 시작해 규모의 성장을 일궈낸 와인기업은 사실상 유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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