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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LT그룹]희성그룹과 계열분리 '안하나, 못하나'④구본식 회장 보유 지분 16.7% 매각해야, 희성전자 경영권 승계와도 연결

박상희 기자공개 2021-07-30 09:30:45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7일 15: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T그룹은 2019년 출범했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막냇동생인 구본식 회장(사진)이 희성전자로부터 LT삼보(옛 삼보이엔씨)를 사들이며 희성그룹에서 독립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상 계열분리(친족분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구본식 회장이 여전히 2대 주주로 희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지분 관계가 얽혀 있다. 또 LT삼보는 희성전자로부터 수천억원대 지급보증을 받는 등 공정거래법 상 친족분리했다고 볼 수 없다.

지분 관계를 끊기 위해선 구본식 회장이 보유한 희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문제는 이 지분을 사들일 인물이 여의치가 않다는 점이다. 이는 희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안갯속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구본능 회장은 고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된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1남1녀를 뒀다. 희성전자 최대주주인 구본능 회장은 동생 구본식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T그룹-희성그룹, 지분-채무보증 관계 등 얽혀있어

LT그룹은 과거 희성그룹 계열사였던 LT삼보, LT메탈(옛 희성금속), LT정밀(옛 희성정밀), LT소재(옛 희성소재)를 중심으로 2019년 1월 분리된 LG그룹의 방계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상으로는 여전히 희성그룹과 얽혀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조의2 제1항 제2호는 ‘독립경영 인정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 친족계열회사에 대한 동일인 및 동일인 관련자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이 3% 미만(비상장회사는 10% 미만) △ 동일인측 계열회사에 대하여 독립경영자 등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이 3% 미만(비상장회사는 15% 미만) △ 동일인측 계열회사와 친족측계열회사 간에 임원의 상호 겸임이 없을 것 △ 동일인측 계열회사와 친족측계열회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대차가 없을 것 등이다.

구본능 회장은 LT그룹 계열사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구본식 회장은 희성전자 지분을 16.7% 보유하고 있다. 희성전자가 비상장사임을 감안하면 구본식 회장이 희성전자 지분을 1.8%만 추가로 매각해도 지분율이 15% 미만으로 떨어져 계열분리 기준을 충족한다.
*LT삼보 사업보고서
희성전자는 LT삼보에 2326억원 가량의 채무증을 서기도 했다. 기한은 2016년 10월부터 2021년 7월 말까지다. 홍콩공항 공사에 대한 보증이었다. 채무보증을 선 것은 LT삼보가 희성전자의 자회사이던 시절이다.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채무보증 등 거래 관계도 조만간 청산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론적으로 구본식 회장이 원한다면 어렵지 않게 공정거래법 상 계열분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물리적으로 계열분리를 할 수 있는지와 구 회장이 법적인 계열분리의 필요성을 느끼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의지와 필요성의 문제다. 희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LT그룹을 독자경영 하는데 현재로선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구본식 회장, 구본능 회장 이어 희성그룹 승계할 이에게 지분 매각할듯

눈여겨 보아야 할 것 중의 하나는 구본식 회장이 보유한 희성전자 지분을 인수할 대상을 구하는게 여의치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오리무중' 상태인 희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와도 연결된다. 구본능 회장의 뒤를 이어 희성그룹을 승계할 인물이 수면 위로 드러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구본능 회장은 슬하에 1남1녀를 뒀는데, 그 아들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다. 재계 4위인 LG그룹을 물려받은 상황에서 구 회장이 굳이 희성그룹을 욕심낼 이유가 없다. 일찍이 희성전자 지분 23%를 보유했던 구광모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지분을 매각하기도 했다. 희성그룹과 구광모 회장 간 연결고리는 해제됐다. 딸인 구연서 씨가 있지만, 아들만 경영에 참여하는 LG그룹의 가풍상 여성이 경영권을 승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2005년 구광모 회장은 희성전자 지분율을 15% 수준으로 낮췄다. 매각한 8%의 지분은 친부인 구본능 회장과 숙부인 구본식 회장이 절반씩 인수했다. 이 거래로 구본능 회장의 지분율은 38.1%에서 42.1%로, 구본식 회장의 지분율은 25.4%에서 29.4%로 올라갔다.

이후 구본능 회장의 지분율은 15년 넘도록 변화가 없다. 추가로 구본식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지 않아도 희성전자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다.

구광모 회장은 희성전자 잔여 지분 15%를 구본능 회장이나 구본식 회장이 아닌 허씨일가에게 매각했다. LG그룹에 입사한 이듬해인 2007년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과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에게 희성전자 잔여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허정수 회장과 허광수 회장은 현재 희성전자 지분 각각 10%, 5%를 보유하고 있다.

구본식 회장 부자는 희성전자로부터 LT삼보 주식을 매입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희성전자 지분을 희성전자에 매각했다. 구본식 회장 아들인 구웅모씨는 보유 지분 전량(13.5%)을 희성전자에 매각했다. 구본식 회장은 29.4% 가운데 12.7%를 희성전자에 매각했다. 희성전자가 자기주식 26.2%를 보유하게 된 배경이다.

구본식 회장 부자 지분을 구본능 회장이 인수하지 않았단 점을 감안하면 구본식 회장이 보유한 잔여 지분(16.7%) 역시 구본능 회장이 인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재계 관계자는 "구본식 회장이 보유한 희성전자 지분 매각은 희성그룹 경영권 승계와도 긴밀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면 ”희성전자 지분을 소유해도 LT그룹 독자경영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범 LG그룹 간 논의를 거쳐 희성그룹 경영권 향배가 결정되기 이전까지는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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