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AK홀딩스]단기차입금 비중 97%···차입 구조 개선 '숙제'유상증자, 자본증권 발행 등 조달 방식 다변화도 과제
양도웅 기자공개 2021-07-29 07:50:23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7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K홀딩스는 애경그룹의 순수 지주사다. 제품과 서비스 등을 판매하지 않고 계열사 지원에 역점을 둔다. 수익원도 계열사가 지급하는 배당금과 상표권 사용료, 경영 자문료가 대부분이다. 상표권 사용료와 경영 자문료가 일종의 소액 수수료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계열사 배당금으로 계열사 지원에 나서는 셈이다.배당금 의존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6년 전체 수익 233억원에서 배당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69.2%(161억원)이었으나 2020년 80.1%(365억원)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기간 배당금 규모와 의존도가 하락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먼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이 부문이다. 수익의 팔할을 책임지는 계열사들의 실적이 지속해서 나빠질 경우 지금처럼 배당금 규모와 의존도를 계속해서 올리기엔 한계가 있다. 이와 동시에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가 계속된다는 점에서 지주사의 계열사 지원 부담은 커진다.
들어오는 돈(배당금)은 줄어드는 데 나가는 돈(계열사 지원 자금)은 늘어나는 구조가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 시기에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는 현재 2년 넘게 계속되는 AK홀딩스 상황이다.
2019년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로 배당금을 여유롭게 받을 곳은 줄어드는데 자금 지원할 곳은 늘어나자 AK홀딩스가 택한 건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이었다. 2019년 12월 말 총차입금은 91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9.1%(516억원) 증가했다. 이 해에 처음으로 만기 1년 이상의 자금을 차입했지만 규모(3500만원)는 미미했다.
이를 보면 당시 AK홀딩스는 2019년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는 일시적인 이슈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듬해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계열사들의 실적이 더 나빠지면서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한 추가 차입이 불가피했다. 2020년 12월 말 총차입금은 14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3.1%(577억원) 늘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이 해에 장기 차입이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2019년 12월 말 3500만원이었던 장기 차입금은 1년 사이 56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총차입금에서 장기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0%대에서 3.8%로 뛰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지주사의 계열사 지원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단기 위주의 차입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올해 3월 말 기준 AK홀딩스가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은 1436억원에 달한다. 들고 있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이 47억원밖에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통상 150%가 넘으면 재무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 유동비율도 20%를 밑돈다.
재계 관계자는 "AK홀딩스는 차입금 의존도가 높지 않고 자본이 많은 점은 긍정적이지만 차입 구조가 단기 위주이고 현금성자산이 부족한 점은 재무구조에 부정적"이라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려면 되도록 자기자본(자본금)과 장기 차입금으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차입 당시 장기보다 단기의 조달 금리가 더 낮았기 때문에 금융비용 절감 차원에서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며 "만기 연장하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현금성자산은 250억원 규모이며 미사용 차입금과 배당금, 신규 대출 등을 확보하고 있어 유동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AK홀딩스의 재무 부문을 총괄하는 인물은 이성훈 상무다. 1973년 3월생으로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상무는 3년째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고 있다. 앞서 AK홀딩스에서 경영지원팀장으로 근무했다. 현재 자본잠식 상태인 제주항공의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재무 구조 개선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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