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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벤처붐' 이번엔 다를까 [thebell note]

이명관 기자공개 2021-07-29 07:52:14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07: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말 봄날이 온 것일까. 벤처캐피탈(VC) 업계가 때아닌 호황기를 맞았다. '제2벤처붐'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정부의 정책지원 속에 VC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기존의 모태펀드에 올해엔 뉴딜펀드까지 가세하면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작년 벤처펀드 규모는 6조5000억원을 넘어섰고 12만개 넘는 법인이 창업을 했다. 벤처투자도 4조3000억원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벤처생태계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 유니콘 기업은 2017년 3곳에서 2020년 말 13곳으로 늘었다. 최근 직방까지 유니콘 대열에 합류하면서 총 14곳으로 집계됐다. 제2벤처붐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닌듯 하다. 이처럼 드러난 지표로 보면 질적·양적 성장이 동반된 모습이다. 제1벤처붐으로 불리는 2000년 닷컴 시대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불안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업계를 떠난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는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최근 VC들의 투자 행태를 보면 지나치게 밸류가 고평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폭탄돌리기와 비슷한 형국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그는 "시장에 지나치게 자금이 많이 풀리다 보니 부분별하게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렇게 투자를 해도 되는지 회의감에 들었다"고 말했다. 은퇴를 결심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했다.

실제 VC로부터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들의 성장세를 보면 상당하다. 짧은 시간에 수십억원에서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급격히 불어나는 양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맹점은 아무리 초기기업이지만 이런 기업가치 상승을 설명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 잠재력에 베팅을 할 뿐 눈에 띄는 수치적인 변화는 찾기 힘들다. 오히려 투자에 투자가 더해지면서 기업가치가 자연스레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멈추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시장 상황이 VC에게 우호적으로 형성된 가운데 시장에 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VC의 투자 여력인 드라이파우더(벤처펀드·PEF)는 올해 상반기 기준 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이 같은 분위기에 제동을 걸만한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

"투자에 있어 가장 비싼 네 단어는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t’s different)'이다." 투자가 존 템플턴의 말이 떠오르는 현재 상황이다. 제2벤처붐이 아닌 제2닷컴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상황에 도취하기보다 지속 성장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게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할 시기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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