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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기관 보수적 접근...오버베팅 안했다 해외기관 따라 국내도 실수요로만 신청…최종 경쟁률 300대 1 밑돌듯

이경주 기자공개 2021-07-28 08:09:57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08: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 기관수 요예측을 무난한 결과로 마무리했다.

경쟁률이 300대 1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00대 1이 넘은 올해 빅딜들과 비교해선 높지 않다. 다만 기관 대다수가 공모가 상단 이상 구간에 베팅해 계획했던 4조원대 공모액을 모으는 데는 무리가 없다.

공모액이 워낙 커 해외 뿐 아니라 국내 기관들도 보수적으로 베팅한 결과다.

◇국내 경쟁률 250대 1 밑돌아…종합 300대 1 미만 관측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기관수요예측 마지막 날인 27일 저녁 국내 주관사 신청현황을 우선 취합한 결과 국내 기관 경쟁률이 250대 1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집계한 것으로 전해진다. 크래프톤은 이후 해외기관 신청현황까지 추가한 후 공모가를 확정하기 위해 이날 밤늦게 주관사단과 회의를 진행했다.

해외기관은 경쟁률을 의식하지 않고 실수요로 신청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때문에 최종 경쟁률이 250대 1에서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300대 1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내외 기관 대다수가 가격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이상 구간에 신청했다. 희망밴드는 40만~49만8000원이다. 발행사가 상단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모가는 49만8000원으로 정해지는 것이 유력하다. 크래프톤은 오는 29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수요예측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이 초대형 IPO임을 감안하면 흥행했다고 봐도 무방한 경쟁률이다. 역대 10건의 조단위 공모 가운데 경쟁률이 300대 1을 넘은 사례는 4건에 그친다. 그 중에서도 절반은 공모주 열풍이 이어진 올해 나왔다. 올 5월 상장한 SKIET(1882.88대 1)와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1275대1)다.


특히 크래프톤은 공모액이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기준 4조3098억원에 이른다. 역대 IPO 중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1위인 삼성생명(4조8881억원)보다 5800억원 정도 작은 수준이다. 삼성생명 경쟁률은 9대 1에 불과했다. 3위인 넷마블(2조6617억원)도 경쟁률이 240.74대 1이었지만 성공적인 딜로 평가됐다.

IB 관계자는 “크래프톤 경쟁률은 300대 1에 조금 못 미치고 공모가는 상단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딜 사이즈를 감안하면 크래프톤은 흥행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전 조단위 IPO들 경쟁률이 1000대 1이 넘은 것이 이례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직전 빅딜과 분위기는 달라…마지막날 '지라시'도 돌아

다만 SKIET 등 직전 빅딜과 분위기는 확실히 달랐다. 시장과열 현상이 크래프톤 때는 없었다. 직전 빅딜 때는 국내 기관들이 최고한도(풀베팅)로 신청했다. 신청액이 보유 현금을 훨씬 웃돌아 실제로는 모두 지급할 수 없다.

실수요로 베팅했다가 경쟁률이 높게 나오면 물량을 조금밖에 배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이상현상이다. 이탓에 실수요 기반인 해외기관 경쟁률보다 오버베팅을 하는 국내 기관 경쟁률이 통상 크게 높게 나온다.

그런데 크래프톤은 국내 기관들도 해외기관처럼 실수요나 실수요보다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베팅한 곳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실수요의 두 배 내외로 베팅을 한 곳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발행사가 공모가 상단을 희망해 물량을 받기 위해서 대다수 가격은 상단 이상으로 써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기업가치(밸류)가 저렴한 수준이 아닌데다 공모액이 워낙 큰 것이 국내기관까지 보수적 베팅을 한 이유다. 크래프톤 주가수익비율(PER)은 52.2배다. 공모가 상단 기준 밸류(24조3512억원)에 최근 1년치(20.2Q~21.1Q) 순이익(4665억원)을 나눈 수치다.

국내 피어그룹인 엔씨소프트 PER을 상당히 웃도는 수준이다. 엔씨소프트 28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17조6959억원, 최근 1년치 순이익은 4713억원으로 PER이 37.5배다. 엔씨소프트 최근 1년치 순이익(4713억원)은 크래프톤(4665억원)보다 소폭 많은데, PER은 크래프톤(52.2배)이 엔씨소프트(37.5배)보다 14.65배 포인트 높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크래프톤 공모가는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모두 반영한 가격이라 보수적 접근이 필요했다”며 “공모액도 직전 SKIET 등보다 2조~3조원이나 더 커 배정액이 예상보다 많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같이 풀베팅을 했다가는 배정액을 지급하지 못해 패널티를 받을 우려가 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수요예측이 한창이던 28일 정오께 기관들 사이에서 지라시가 돌기도 했다. 경쟁률이 저조해 주관사가 긴급회의를 한다는 내용이다. 사실은 아니었지만 기관들에게 혼선을 줘 경쟁률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왔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라시가 나왔을 당시 경쟁률이 양호했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만 당일 오후 지라시 영향으로 물량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 기관들이 우왕좌왕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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