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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분, 9년만에 M&A 복귀 '다각화' 카드 아티제 운영 '보나비' 이어 '건기식' 인수 추진, 제분산업 정체 ‘생존’ 모색

박규석 기자공개 2021-08-02 07:17:11

이 기사는 2021년 07월 30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제분이 커피·베이커리 브랜드 '아티제'를 운영하는 보나비 인수 후 9년 만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복귀했다.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기업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곰표' 밀가루 브랜드로 잘 알려진 대한제분은 1953년 설립됐다. 제분업과 소맥분 판매업 등이 주요 사업이다. 12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각 계열사를 통해 사료와 하역 및 보관, 반려동물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27.71%의 지분을 보유한 디앤비컴퍼니다. 디앤비컴퍼니는 대한제분의 창업주 이종각 명예회장이 83.6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대한제분은 설립 이후 제분업 등을 중심으로 경영을 유지해왔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다각화를 통한 신사업 진출을 시작했다. 2010년 우리와(옛 디비에스)를 설립해 반려동물 관련 용품 도소매업과 동물병원 운영, 반려동물 숙박업 등의 사업을 시작했다. 2012년에는 아티제를 운영하는 보나비 지분 100%를 302억원에 호텔신라로부터 인수했다.


보나비 인수 후 대한제분은 오랜 기간 사업 다각화를 위한 M&A 등 굵직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계열사인 우리와가 지난 2019년 사료 도소매 기업인 대산앤컴퍼니의 동물사료사업부문을 인수한 게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건기식 기업 ‘헬스밸런스’ 인수설이 제기되면서 대한제분은 보나비 인수 후 9년 만에 M&A 시장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대한제분은 현재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고 헬스밸런스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톤브릿지-대한제분 컨소시엄을 포함한 원매자 2~3곳 중 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늦어도 8월 초에 우선협상대상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인수를 위한 자금력도 확보된 상태다. 대한제분의 올 1분기 개별기준 현금성자산은 1473억원이다. 부채비율도 14.1%에 불과해 재무건전성에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126억원과 155억원이다.


다만 대한제분은 건기식 기업 인수 대상이 헬스밸런스에 제한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업 인수를 위한 투자금 규모와 시기 등이 정해진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건기식 기업 인수를 위해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지분 100% 인수 여부와 금액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한제분이 반려동물과 커피를 넘어 건기식 영역까지 넘보는 배경에는 제분산업의 정체된 성장성이 녹아있다. 밀가루 제품의 수입 증가와 정부의 쌀 소비 촉진 지원책, 소비침체 등의 영향으로 사업성이 점차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제분의 매출 성장 역시 수년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16년 개별기준 매출에서 3000억원대를 기록한 후 지난해 말까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식음업계에 따르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한 보나비의 실적 부진도 대한제분이 건기식 영역에 눈을 돌리는 배경 중 하나다. 실적 제고를 위해 진출한 사업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이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보나비는 대한제분에 인수된 후 공격적인 매장 확대 등을 통해 실적 제고에 역량을 모았다. 인수 초기 360억원에 그쳤던 매출은 2019년 9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형성장만큼 실적이 뒷받침해 주지 못했다. 거의 매년 2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났고 2018년을 제외하고 순손실도 이어졌다. 지난해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소비가 줄면서 74억원의 영업손실과 10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식음업계에서는 이번 대한제분의 건기식 기업 인수를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정작 대한제분은 이번 인수를 사업 다각화로 보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과거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진행한 보나비 인수 등은 오너와 실무진 등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며 “다만 이번 사례의 경우 인수 형태와 관련해 정해진 게 없어 보나비처럼 사업 다각화를 위한 M&A로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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