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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중견그룹]세진그룹 오너일가, 승계 재원 위한 '현금 확보' 총력④작년 6월 모태사업 ㈜세진 매각…2세 윤지원, 부친 상속 지분만 1000억

신상윤 기자공개 2021-08-05 08:00:19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진중공업과 일승 등 조선 기자재 전문기업을 거느린 '세진그룹'의 오너일가가 경영 승계와 맞물려 현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오너일가는 세진그룹 뿌리가 됐던 '㈜세진'까지 처분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세진그룹의 새로운 거점이 된 세진중공업의 주식 증여 및 상속 등에 필요한 재원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진그룹은 창업자 윤종국 회장을 비롯해 오너일가가 유가증권 상장사 '세진중공업'을 거점으로 자회사 '일승'을 비롯해 10여개 계열사를 지배한다. 지난해 9월 윤 회장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윤지원 부사장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경영 승계도 본격화했다.

윤 부사장은 부친과 누이 등 오너일가와 함께 세진중공업 지분율 59.5%를 확보해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있다. 이 같은 승계 구도는 윤 부사장이 2016년 12월 모친의 지분을 상속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그는 모친과 관계사 세진이 보유했던 세진중공업 주식을 인수해 2대주주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9월 최대주주였던 부친 윤 회장이 지분 일부를 처분하면서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오너일가는 세진그룹의 뿌리가 됐던 자동차 부품사 '세진'을 매각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자동차 강화 유리 및 외장부품 등을 제조하는 세진은 윤 회장(89.52%)과 윤 부사장(5.47%) 등 오너일가와 주요 임원들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 윤 회장은 1984년 설립한 '동양물산'을 전신으로 1996년 2월 법인 전환하면서 사명을 세진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윤 회장 등 오너일가는 세진 경영을 포기하면서 ㈜현대인·㈜신기테크의 김민규 대표에게 매각했다. 코로나19 등 대외 환경 악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느낀 데다, 주력 사업을 조선업으로 전환한 만큼 자동차 부품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세진 매출액은 2013년 240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해 1808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세진은 2018년 7월 지속적으로 수익성 발목을 잡았던 '범퍼(Bumper)' 사업부문도 매각하며 반등의 기회도 노렸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여기에 임금 체납 등 노사 문제까지 불거지자 오너일가는 매각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상장 기업인 세진의 매각으로 오너일가가 확보한 현금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다. 다만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이 78억원을 웃돌고 매출액이 1800억원 상당인 만큼 수백억원대에 거래가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너일가는 세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향후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윤 부사장은 세진중공업 지분 확보 과정에서 부족한 재원을 금융권 차입으로 마련하는 등 유동성 확보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앞서 모친에게 상속받은 주식에 대한 세금 연부연납을 위해 주식도 세무당국에 공탁했다. 현재는 공탁 주식이 전량 해제돼 상속세는 완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윤 부사장에겐 여유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부친이 보유한 세진중공업 주식 1625만여주(28.59%) 상속 문제도 남았다. 최근 세진중공업 주가를 고려하면 약 1000억원이 넘는 자산이다. 비록 윤 부사장이 최대주주 자리를 확보했지만 부친의 지분 상속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세금 문제 등은 경영 외 문제로 떠오를 수도 있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세진 매각 사유나 규모 등은 잘 알지 못한다"며 "현재는 조선업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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