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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머티 상장폐지, 코오롱인더에 흡수합병 수순? 마지막 남은 IT소재사업부문 경쟁력 의문...규모 작고 흑자 전환 시기 미지수

조은아 기자공개 2021-08-04 10:16:1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3일 13: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머티리얼이 상장폐지된다. 상장 9년여 만에 모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서다. 이번 완전자회사 편입은 코오롱머티리얼이 원사사업에 이어 원단사업도 접으면서 회사 규모가 쪼그라드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머티리얼이 코오롱인더스트리에 흡수합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머티리얼은 9월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원단사업 중단의 건, 주식의 포괄적 교환 승인의 건 등 2개 안건을 결의한다. 주식의 교환은 코오롱머티리얼이 최대주주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완전자회사가 되기 위한 절차다.

원사사업에 이어 원단사업에서도 철수하면 코오롱머티리얼에는 IT소재사업만 남게 된다. 코오롱머티리얼은 2019년 6월 원사사업 영업을 중단했다. 전체 매출의 75% 수준을 차지하던 원사사업을 접으면서 코오롱머티리얼 매출도 3000억원대에서 크게 줄었다.

2019년 매출은 993억원, 지난해 매출은 681억원이다. 여기에다 남은 매출의 90% 가까이 차지하던 원단사업까지 접으면 코오롱머티리얼 매출 규모는 8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두 사업에서 모두 철수한 이유는 실적 부진이 장기간 이어진 데다 이를 타개할 만한 마땅한 방안도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사와 원단 두 산업 모두 핵심은 노동력인데 중국과 비교했을 때 인건비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코오롱머티리얼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2013년 영업이익 116억원을 냈으나 2014년 적자 전환했다. 누적 적자규모는 1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IT소재사업부문을 새로 만들며 돌파구를 찾는 듯했지만 매출 규모가 워낙 작아 기존 사업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지난해 IT소재사업부문에서 나온 매출은 23억원에 그친다. 올 1분기 매출도 7억8000만원이다. 흑자 전환 시기도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32억원, 1분기 영업손실은 4억원이다.

원단과 원사를 모두 떼어낸 코오롱머티리얼이 별도 법인으로 남아있지 않고 코오롱인더스트리에 흡수합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규모가 작은 데다 전망도 장밋빛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독립된 하나의 법인으로 남아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코오롱머티리얼의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임직원 160여명 가운데 IT소재사업부문 소속은 20명 수준에 그친다.

모회사가 완전자회사를 흡수합병할 때 추가 요건 없이 자연스럽게 ‘적격합병’ 요건을 갖추게 돼 합병 과정에서 세금납부 연기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완전자회사를 흡수합병하면 합병 뒤 회계처리 등 후속처리 과정도 일반 자회사와 합칠 때보다 훨씬 수월해진다. 같은 법인이면 자금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다.

앞으로 120여명에 이르는 원단사업부문의 인력 활용이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이는데 인력 이동이 유연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코오롱그룹은 흡수합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상법상 주식 교환보다 흡수합병이 더 간단한 방법일 수 있는데 별도의 법인으로 두고 사업 재편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주식을 교환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재무지표도 악화됐다. 누적된 적자로 이익잉여금은 결손금으로 전환된 지 오래다. 3월 말 기준 코오롱머티리얼의 결손금은 1418억원을 넘는다.

2016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코오롱머티리얼은 500억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보유했다. 그러나 2017년 572억원의 대규모 순손실을 내면서 결손금이 쌓이기 시작했다. 당시 결손금 규모는 43억원이었는데 3년 넘게 적자가 쌓이면서 결손금 규모도 1400억원대로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2018년 말 295.8%까지 높아졌으나 2019년 유상증자를 통해 77.1%까지 떨어졌다. 다만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97%로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총차입금은 2019년부터 계속 350억원대를 유지 중이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차입금도 제자리걸음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머티리얼은 완전자회사 편입에 대해 “중단하는 사업부문의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며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원단사업부문은 대구와 원주 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을 더한 자산가액은 1분기 말 기준 334억2700만원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보유 주식과 코오롱머티리얼 주주들의 주식을 교환해 지분율을 기존 78.2%에서 100%로 확대한 뒤 코오롱머티리얼을 자진 상장폐지하는 수순을 밟는다. 코오롱머티리얼 주주들은 주식 1주당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식 0.03692133주를 받게 된다. 주식교환일은 10월20일, 상장폐지 예정일은 11월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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