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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라운지]도쿄2020과 도쿄2021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공개 2021-08-05 09:39:29
'한다, 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 도쿄올림픽'이 개막했다. 개막 자체의 불투명성 때문인지 코로나19로 기대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인지 회의적인 시각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개막하고 보니 열정적이고 활기찬 선수들 덕분에 어느새 은근슬쩍 텔레비전 앞에서 집중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열정과 활기가 넘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열정과 활기에 덩달아 기분이 좋다.

그런데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2020년에 개최됐어야 하는 행사가 1년 연기됐으면 2021 올림픽이라고 하면 안 되는 건지. 2021년의 절반도 지난 시점에 2020을 걸고 하는 행사라니. 골판지 침대나 선수촌의 낮은 천정 등은 차치하더라도 뭔가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도 든다. 오래된 행사를 보고 있는 듯하고 억지스럽다는 느낌도 든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행사 분위기나 운영을 논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이름 탓에 드는 느낌이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도 활력이라는 게 있고 열정이라는 게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 세빌스에서는 전세계 500여개 도시들을 몇 가지 기준으로 비교해 그 도시의 경쟁력, 활력, 회복력 등을 평가하는 리포트를 1년에 한번씩 발간한다.

절대적 평가라기보다 기준에 따른 상대적 비교이지만 개별 평가를 종합해 각 도시의 종합 순위를 매긴다. 이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는 개별 경기에서 획득한 메달 수로 국가의 종합 순위를 매기는 올림픽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올해는 △경제 △지식과 기술기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동산 등 4가지 기준으로 도시들을 비교했다. 우선 경제 기준에서는 현재 경제 규모, 1인당 GDP, 그리고 인구 수로 비교했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뉴욕, 도쿄, 로스앤젤레스(LA)가 1, 2, 3위로 책정됐다.

두 번째 기준인 지식과 기술기반의 순위를 측정하고자 IT, 바이오 등 하이테크 업종의 일자리 수, 대학 등 고등교육 기관의 수, 기업의 혁신성(1인당 등록 특허개수 등) 등으로 비교했다. 서울, 런던, 뉴욕이 1, 2, 3위의 순서로 집계됐다.

최근 한창 화두가 되고 있는 ESG로는 어떻게 비교해야 할지 무수한 고민이 있었다. 논란의 여지는 분명히 있겠지만 '지속가능성'과 함께 포괄적 비교를 실시했다. 재활용품과 재생에너지 사용 정도, 사람이 섭취하는 물과 음식의 안전성, 전기차 비율,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을 비교했다.

그 외에도 민주주의 발전 정도, 사회의 투명성, 소득의 균등한 분포, 공중보건, 백신보급률, 평균 기대수명 등을 비교했다. 이 경우엔 도시별 데이터가 부족한 만큼 국가별로 비교에 나섰다.

그 결과 탄소국경세 도입에 앞장서고 있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이 수위를 차지했다. 비유럽국가로는 뉴질랜드와 캐나다가 10위권 내에 포함됐다. 한국은 10위권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기준에서는 투자자 입장에서 부동산 투자 시장의 크기, 투명성, 투자의 용이함 등을 따졌다. LA, 뉴욕, 파리 등이 1~3위에 포함됐고 서울은 6위로 평가됐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얼어붙으면서 투자 활동은커녕 이동조차 쉽지 않아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유독 플러스 성장을 한 도시가 서울이었다. 그 결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절대적 규모로는 한국의 2.5배에 달하는 도쿄보다 부동산 기준 순위가 한 계단 위로 올라갔다.

결과적으로 종합 순위는 뉴욕, LA, 런던이 '톱3'로 집계됐다. 10위권내 아시아 도시는 도쿄(4위)와 서울(7위) 2곳이 포함됐다. 작년까지 간간이 순위에 포함됐던 중국과 인도의 도시들이 팬데믹 1년을 겪으면서 올해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게 눈에 띄는 변화다.

부동산 투자는 속성상 짧게는 3년 길게는 20~30년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동산이 위치한 도시의 활력, 위상 변화, 전망 등이 중요한 검토 사항이다. 따라서 이 도시가 어떤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팬데믹 등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향후 또 다른 위협에도 상대적 우위를 가질지 등을 판단하고자 다양한 기준으로 점검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도시들이 올해 순위에 없어도 내년에도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서울의 순위가 작년보다 상향됐어도 내년까지 그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활력과 열정으로 성장하려면 도시의 모든 분야가 고르게 그리고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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