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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퍼스트 무버 선언]25년 전 '씽씽이', 현실이 된다①경쟁사 대비 이른 내연기관차 종식 선언,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선두 입지 구축

유수진 기자공개 2021-09-10 07:45:09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그룹이 내연기관차에 안녕을 고한다. 경쟁사보다 5~10년 이른 전동화·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고 변화를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전기차·수소차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밑바탕이 됐다. 미래차 시대를 앞장서 여는 현대차그룹의 전략과 재무, 풀어야하는 숙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13:5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씽씽~ 다정한 내 친구. 아기자동차 씽씽이. 어렵고 힘들때면 씽씽이를 불러주세요. 달려라 신나게, 날아라 내일을~ 현대 씽씽이. 내 친구 현대자동차~"

1996년 현대자동차 TV 광고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씽씽이는 등장과 동시에 남녀노소 모두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번 들으면 기억에 남는 경쾌한 멜로디와 따라 부르기 쉬운 가사로 구성된 CM송은 동시대를 산 사람 중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파란색 몸에 커다란 눈이 달린 이 캐릭터는 현대차의 '친숙한 이미지' 구축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씽씽이는 현대차 기술개발연구소에서 태어난 친환경·자율주행 자동차다. '바람부는 소리'와 '잘 달린다'는 의미를 담아 '씽씽이'라 이름 붙여졌다. 동력원은 '태양열'과 '수소'다. 로봇팔과 헬리콥터의 회전날개가 달려있어 외부환경 변화에 즉시 대응하고 자유자재로 날아다닌다. 컨셉트도 확실하다. 자동차와 안전에 더해 '환경' 관련 이야기를 한다.

현대자동차 TV 광고 속 씽씽이 <출처:키즈현대>

◇'친환경차'에 자리내준 '내연기관차', 역사의 뒤안길로

25년 전 처음 세상에 나온 씽씽이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꿈꾸는 미래를 하나로 합쳐놓은 모습이다. 돌이켜보면 이때부터 '넥스트 스텝'을 준비했다고 봐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친환경 에너지에서 힘을 얻고 운전자의 개입 없이 인공지능 시스템에 기반해 앞으로 나아간다. 자율주행 레벨로 따지면 현행 최고수준인 레벨 5를 훌쩍 뛰어넘는다. 하늘을 날 수 있는 비행능력(UAM)은 물론 로봇팔(로보틱스)도 갖고 있다.

실제로 청사진이 구체화된 건 2019년이다. 당시 정의선 부회장은 임직원들과의 대화에서 "미래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자동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를 의미하지 않는다. 가까이는 전기차와 수소차 같은 친환경차, 좀 더 멀리 내다보면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를 모두 포함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제네시스와 현대차의 전동화 전략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탈(脫)내연기관'을 선언했다. 1967년 현대차 설립 이래 55년 만에 '엔진과의 결별'을 공식화한 셈이다. 그동안 수 차례 친환경차를 출시해온 만큼 라인업 확대는 더 이상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눈여겨 봐야 하는 부분은 예상보다 앞당겨진 내연기관차 종식 시점이다.


스타트는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로 끊었다. 지난 2일 발표한 '전동화 브랜드 비전'에는 2025년부터 전기차와 수소차로만 신사를 출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2030년 전기차·수소차 라인업(8개 모델 예상)이 완성되면 더이상 내연기관차를 만들지 않는다. 10년 안에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내연기관차를 지운다는 의미다. 2035년 탄소중립 달성을 궁극적인 목표로 잡았다.

곧바로 현대차의 발표도 이어졌다. 현대차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에서 '2045년 탄소중립'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세계에서 판매하는 완성차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30년 30%, 2040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역별 편차는 있다. 유럽은 2035년까지, 나머지 지역은 5년의 여유를 갖는다. 2040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전 라인업 전동화를 추진한다던 당초 계획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탄소배출 감축 범위를 기존 차량운행에 집중하던 것에서 한층 확대하기로 했다. 공급망(협력사)과 사업장(공장)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관리해 2045년 실질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사업 전반에 걸쳐 친환경 모빌리티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사업장의 전력 수요를 2045년 100% 재생에너지로 충족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지난 7월 참여의사를 밝힌 'RE100' 캠페인과 같은 맥락이다.

◇자율주행·UAM 연구·투자 지속, 새판의 '퍼스트 무버'

이는 TV 광고 속 캐릭터 씽씽이가 현실로 올 날이 머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이미 친환경차라는 첫 단추를 꿰기 시작했고 자율주행 기술과 UAM, 로보틱스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하나 둘씩 결과물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IAA 모빌리티 2021'에서 공개한 무인 자율주행차 '아이오닉 로보택시'를 보면 더욱 실감이 난다.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과 아이오닉5를 활용해 공동개발한 모델로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의 융합이 현실화됐다. 현대차는 2023년 글로벌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에 로보택시를 공급하기로 했다. 2028년엔 도심 운영을 위한 전동화 UAM이 시장에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단순히 시장환경·소비자 니즈 변화에 따른 사업구조의 개편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대내외적 선언이기도 하다.

내연기관차 시대의 현대차그룹은 첫 출발이 늦은 탓에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시장의 인정을 받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팔로워는 제 아무리 뛰어나도 무버를 앞서진 못한다.

하지만 자동차시장의 판이 새롭게 바뀌면서 무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이번 선언은 새판의 선두에 서서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의미다. 경쟁사 대비 최소 5~10년 앞서는 전동화 플랜을 제시한 것도 이 같은 의지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란 양 날개를 달 수 있다는 점도 현대차그룹만의 경쟁력이다. 양쪽에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을 쌍끌이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엔 미래차 기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깔려있다. 특히 수소차 관련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이다.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2021년을 미래 성장을 가름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한 해를 보내자고도 했다. 이는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세대교체가 완료된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주는 포인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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