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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발동]VIP운용, ‘아세아시멘트’ 기업가치 재평가 닻올렸다‘일반투자’ 보유목적 공시…배당성향 확대·자사주 매입소각 요구

이민호 기자공개 2021-09-13 07:12:3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9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VIP자산운용이 아세아시멘트 지분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명시하며 주주가치 제고 활동을 본격화했다.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동종업계인 쌍용C&E와 한일시멘트 등과 비교해 크게 저평가받고 있는 만큼 배당성향 확대와 자사주 매입 소각을 우선 요구하고 나섰다.

◇아세아시멘트 ‘일반투자’ 첫 공시…주주정책 개선활동 개시 ‘시그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VIP자산운용은 지난 7일 아세아시멘트 지분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공시했다. 지분율도 6.36%(24만7826주)로 기존보다 늘렸다. VIP자산운용은 약 2년 전부터 아세아시멘트 지분 투자에 나섰고 이번에 추가 매수로 지분율을 5% 이상으로 늘리며 공시의무가 발생했다. 아세아시멘트는 VIP자산운용이 일반투자로 지분 보유목적을 공시한 첫 사례다.

이는 VIP자산운용이 단순투자 공시만으로도 주주활동을 전개해왔던 기존과는 다른 양상이다. VIP자산운용은 주주정책 변화 의지가 있는 대주주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배당성향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자본 재배치, IR 개선 등 대주주와 소액주주 모두에게 유리한 다양한 기업가치 재평가 방안을 제안해왔다. 이는 VIP자산운용 운용철학의 근간인 가치투자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다만 이번 일반투자 공시가 기존 우호적 관계에서 적대적 또는 대립 관계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VIP자산운용 측 설명이다. VIP자산운용은 일반투자 공시가 아세아시멘트 주주가치 제고의 시작을 시장에 알리는 일종의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주주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개시했다는 시그널 자체가 주가 재평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시멘트가 동종업체와 비교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아세아시멘트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6월 실적 기준 각각 약 9.8배와 0.7배 수준이다. PER과 PBR이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로 본다. 반면 쌍용C&E의 PER은 27.1배에 육박하고 PBR도 2.5배에 이른다. 한일시멘트도 PER 13.7배, PBR 1.2배다.

아세아시멘트 주가 저평가는 주주정책 개선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VIP자산운용의 분석이다. VIP자산운용 측은 공시를 통해 “아세아시멘트의 2020년 배당수익률은 1.7%로 시멘트 빅4 평균 3.7%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배당성향(연결 기준)은 20.5%로 빅4 평균 68.8%를 큰 폭 하회했다”고 적시했다.


◇배당성향 확대·자사주 매입소각 권유…경쟁사 대비 주주가치 제고 소극적 판단

VIP자산운용이 들고나온 기업가치 정상화 방안은 배당성향 확대와 자사주 매입 소각을 병행하는 것이다. 배당총액과 자사주 매입소각액을 합한 값을 지배순이익으로 나눈 주주환원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포함한 주주정책 개선방안을 사전공시토록 권유했다. 주주환원율 제고는 VIP자산운용의 평소 주주활동 실행의 핵심 지표인 총주주수익률(TSR) 제고와도 맞닿아있다. TSR은 주주가 일정 기간 동안 배당소득과 주식평가이익을 합쳐 얻을 수 있는 총수익률이다.

VIP자산운용 측은 “주주환원율 50%는 시멘트 빅4 평균 배당성향 68.8%보다 크게 낮은 수준인데다 영업현금흐름이 우수한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수준”이라며 “현재와 같이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 된 상황에서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배당과 병행하는 방향이 주주의 이익에 더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시멘트를 제외한 시멘트업계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쌍용C&E는 지난해 결산배당에 이어 올해 1·2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면서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된 자본준비금을 재원으로 이용했다.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받은 배당은 배당소득에 포함되지 않아 배당소득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 주주로서는 절세 효과로 실질배당수익률이 더 높아지는 셈이다.

한일시멘트의 경우 최근 주식 액면가를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액면분할로 발행주식수는 기존보다 10배로 늘어난다. 주식이 그만큼 가벼워지면서 거래 유동성이 높아져 통상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이외에도 한일시멘트는 3년 연속 배당공시를 결산기에 앞서 사전공시하고 있다. 배당계획을 사전공시하면 주주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줘 대표적인 주주친화정책으로 꼽힌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시멘트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향후 M&A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세아시멘트는 2018년 1월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베어링PE)로부터 한라시멘트 지분 100%를 3760억원에 인수하면서 이 중 1250억원을 자체 보유현금으로 충당했다. 하지만 주식가치를 높여놓으면 단순한 현금투입뿐 아니라 주식스왑 등 선진적인 M&A 기법을 이용할 수 있는 보폭이 넓어진다는 판단이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우호적인 주주행동주의를 근간으로 하되 VIP자산운용의 활동을 시장에 좀 더 오픈해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일반투자 목적 공시를 가장 적절한 톤(tone)으로 판단했다”며 “주주가치 제고 노력도 상장사의 의무인 만큼 그 의무를 이행하도록 경고하고 조언하는 것도 기관투자자의 책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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