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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은 숙명" 한우물 파는 동국제강 4세 장선익 상무 [MZ세대 경영인 분석]상무 승진 이후 인천공장 발령, ESG경영 현장 체험 'CEO 필수관문'

박상희 기자공개 2021-09-17 07:47:14

[편집자주]

전체 인구의 약 33%인 MZ세대는 사회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기업 구성원의 60%가량을 차지한다. MZ세대와의 소통이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재계 총수가 3~4세로 넘어가면서 오너 경영인들도 젊어지고 있다. 총수 자제 중에는 밀레니얼 세대인 1980년대생 대표이사 사장부터 1995년생인 신입사원 Z세대까지 MZ 세대가 포진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 디지털로 무장한 MZ세대 경영인들의 행보는 과거 세대와 어떻게 다른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4일 16: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업은 숙명이다" 동국제강은 드물게 4세대까지 ‘철강’ 한 우물만을 파온 기업이다. 다른 신사업에 한눈을 팔법도 하지만 4세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장선익 상무(사진)는 어릴 적부터 가업인 철강업을 이어야 한다는 자의식이 뚜렷했다는 게 동국제강 관계자의 전언이다.

장 상무는 부친 아래서 경영 수업을 받는 3~4세와 달리 숙부인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을 보좌하고 있다. 지난해 말 상무로 승진하면서 인천공장으로 발령받아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2007년 입사와 함께 경영 수업을 시작한 이래 줄곧 본사에만 근무해 온 장 상무의 현장 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지사 경험 풍부, 외국어 능통...정기선 현대중 부사장 '절친'

1982년생인 장 상무는 장세주 회장의 장남이자 현재 동국제강 경영을 이끌고 있는 장세욱 부회장의 조카다.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과는 중학교, 대학교 동기로 알려져 있다. 장 상무는 정 부사장 결혼식에도 참석하는 등 어릴 적부터 쌓아온 친분 관계를 오래 동안 유지하고 있다.

대학교 졸업 후 일본 히토츠바시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장 상무의 첫 직장은 컨설팅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이었다.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한건 2007년 1월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에 입사하면서부터다. 이후 미국법인, 일본법인 등을 거쳐 2015년 법무팀, 2016년 전략팀을 차례로 거쳤다.

장 상무는 다른 MZ세대 오너경영인과 달리 해외지사에 근무하며 실무경험을 쌓은 게 특이점이다. MZ세대 대다수는 해외 유학파 출신이지만 장 상무의 경우처럼 해외지사 근무 경험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장 상무는 영어와 일본어 등 외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지사에 근무하던 장 상무를 한국으로 불러들인 건 부친 장세주 회장의 구속 기소라는 비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상무는 2015년 10월 한국 본사 발령을 받고 귀국했다. 장 회장이 배임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지 5개월여 만의 일이었다.

2016년 전략팀에서 근무할 때까지만 해도 장 상무의 직급은 과장이었다. 2016년 연말 이사에서 임원(이사)으로 승진했다. 차장과 부장 직급을 뛰어넘은 초고속 승진이었는데, 보수적인 동국제강 조직문화를 감안할 때 이례적인 경우였다.

여기엔 4세 경영을 본격화하려는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상무는 동국제강 4세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3세인 장세주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4세인 장 상무에게 조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임원 승진을 앞당겼다는 설명이다.

◇비전팀-전략경영팀장 맡으며 경영 능력 인정 받아

장 상무의 임원 승진은 결과적으로 경영 능력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팀이나 부서의 성과를 책임지는 보직을 맡아야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맞기 때문이다. 장 상무는 이사로 승진하면서 신사업을 발굴하는 비전팀의 팀장을 맡았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은 경영전략팀장을 맡았다.

비전팀은 2016년 정기 인사와 맞물려 신설된 팀으로, 동국제강의 미래 신사업을 고민하는 부서였다. 그렇다고 철강 이외의 사업다각화를 추진한 것은 아니었다. 2017년 장 상무는 언론 인터뷰에서 비전팀은 철강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장 상무는 비전팀에서 자신이 맡고 있는 역할에 대해 "국내외 철강사들을 벤치마킹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여러 철강사들의 잘된 사례들을 살펴보며, 동국제강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장 상무는 어릴 적부터 가업인 철강업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정신이 투철했다"면서 "때로 신사업을 구상하기도 했지만 동국제강의 근간인 철강업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곤 했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비전팀과 경영전략팀장을 거치며 동국제강의 중기경영계획 운영을 도입했다. 장 상무가 틀을 잡은 중기경영계획 체계는 1년 단위 사업계획으로 운영되던 기존의 체계를 탈피해 보다 장기적인 관점의 경영을 목적으로 도입했다. 중기경영계획에 바탕을 둔 동국제강의 비전은 ‘최고 경쟁력의 글로벌 철강 회사(Global Steel Company)’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장 상무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방침의 기틀을 세우는데도 초점을 맞췄다. 동국제강의 중기계획 수립 시 기업의 자산 효율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ROA(Return Of Assets총자산 순이익률)를 새로운 지표로 도입했다. 수익성 제고와 효율적인 자산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실제 동국제강은 1차(2018년~2020년) 중기계획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 성과를 보였다.

이어 장 상무는 2029년까지의 중기계획을 수립했다. 동국제강은 장 상무가 수립한 중장기경영계획에 따라 사업부문별로 9개년 장기 사업의 방향성과 과제를 구체화해 최종 전사 사업 방향성을 정했다.

장 상무는 팬데믹이 발발한 지난해 동국제강의 ‘코로나TF’를 이끌며, 글로벌 경영 위기 상황 대응을 주도하기도 했다. TF는 동국제강그룹 차원의 전사적 대응력 강화를 위해 본사, 각 공장 및 계열사별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상사태 시 단계별 대응 매뉴얼을 마련했다. 일원화된 보고체계를 수립해 그룹 차원의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장세주 회장 뜻 따라 인천공장 현장 경험, 친환경 사업장 구현

장 상무의 코로나19 TF와 내실경영을 강화한 중기경영계획은 어려운 철강산업환경 속에서도 동국제강이 눈에 띄는 실적을 내는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장 상무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4년 만에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일각에선 고속승진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비슷한 나이대의 MZ세대 경영인과 비교하면 빠른 편은 아니라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MZ세대 오너경영인에는 장 상무와 절친으로 알려진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1982년생),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1983년생),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1984년생) 등이 있다.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장 상무가 승진과 함께 배치받은 보직이 인천공장 생산담당이라는 점이다. 장 상무의 입사 이후 13년 간의 커리어는 본사와 해외지사에 한정된다. 2007년 경영 수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현장에 배치된 것이다. 최근 재계 추세는 4차산업혁명 흐름에 맞춰 경영 후계자로 꼽히는 3·4세 대다수가 현장 경험은 되도록 지양하고 디지털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하는데 주력한다. 장 상무는 생산담당으로서 MZ세대의 관심사항인 친환경 안전 사업장 구현에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는 장 상무의 이번 인사가 차기 경영 후계자로 성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통과의례'라고 보고 있다. 동국제강을 일구고 키운 선대 회장은 모두 현장경험을 중시했다. 특히 부친인 장 회장은 장 상무가 배치 받은 인천공장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장 상무가 인천공장으로 발령난 것은 철강업을 이어받기 위해서는 현장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장세주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의 4세로의 지분 승계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장 상무는 이사 시절 지분율이 0.4%에 그쳤고,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던 지난해 상반기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올 6월말 기준 지분율은 0.83%다. 4세 가운데 보유 지분율이 가장 높을뿐 아니라 장 회장(13.94%)과 장 부회장(9.43%)에 이은 3대 주주다. 다만 아직 지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해 지분 승계는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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