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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버킷스튜디오 동맹 기류…지분매각 공감대 생겼나 빗썸코리아, 150억 CB 매입 이어 자회사 합작사 설립

성상우 기자공개 2021-09-24 08:17:46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3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빗썸과 버킷스튜디오 사이에 동맹 기류가 감지된다. 대규모 메자닌 투자에 이어 신사업 합작사 설립까지 단행하며 서서히 협업 체제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인 비덴트는 버킷스튜디오의 손자회사다.

빗썸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이정훈 전 의장측과 비덴트 사이엔 그동안 미묘한 긴장관계가 조성돼왔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버킷스튜디오와 빗썸코리아와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커머스 업체 '빗썸라이브'를 공동 설립한 데 이어 지난 2분기엔 버킷스튜디오가 빗썸코리아를 상대로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빗썸라이브는 기존 커머스 업체인 '라이브커머스'에 버킷스튜디오와 빗썸코리아가 각각 60억원씩 투자한 뒤 사명 변경한 회사다. 양측이 지분 37.5%씩 나눠갖는다. 기존 커머스 플랫폼을 새롭게 리뉴얼하고, 블록체인을 적용한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는 게 양측 계획이다.

신사업을 추진할 자회사 지분을 양측이 동일하게 나눠 가져간다는 점과 신설회사 사명에 '빗썸'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공동 투자의 경우보다 협업의 강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신사업의 주요 내용으로 빗썸의 주력 사업인 블록체인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빗썸의 적극적인 사업 네트워크 제공 의지도 엿보인다. 비덴트를 통해 빗썸에 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강지연 대표와 빗썸코리아 경영진 사이에 우호적 기류가 본격 형성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보다 앞선 양사 관계전환의 첫번째 시그널은 지난 5월 버킷스튜디오의 메자닌 발행건이다. 당시 빗썸코리아는 버킷스튜디오가 발행하는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매입하면서 잠재적 주요주주로 합류했다.

당시 빗썸코리아가 전환사채를 통해 확보한 전환 가능 주식수는 전체 주식수 대비 약 12.5% 수준이다. 14.44% 지분율로 버킷스튜디오 최대주주인 이니셜1호 투자조합보다 불과 2% 가량 낮은 지분율이며, 또 다른 주요주주인 이니셜2호 투조조합(지분율(12.17%)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눈여겨 볼 점은 버킷스튜디오와 빗썸코리아 사이에 메자닌 발행·매입에 대한 합의가 어떻게 이뤄졌냐는 점이다.

강지연 대표를 최정점으로 한 지배구조는 7단계의 지분 연결고리를 거쳐 빗썸코리아까지 연결(강지연→㈜이니셜→이니셜1호투자조합→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돼 있다. 다만 모든 의사결정을 강 대표측 의사대로 관철시킬 수 있는 범위는 비덴트까지다. 강 대표부터 시작해 최대주주 지분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지분 연결고리는 비덴트에서 끝난다.
비덴트 지배구조도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비덴트이긴 하지만 빗썸홀딩스의 우호지분까지 고려한 실질적 최대주주는 이정훈 전 의장측이다.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의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선 이 전 의장측 의사가 반영된다.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매입이 빗썸코리아 이사회에서 결정됐다는 건 이 전 의장측의 승인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강 대표측 입장에서도 이 전 의장측이 전체 지배구조상 핵심 계열사인 버킷스튜디오의 잠재적 2대주주로 들어오는 것을 허용한 셈이다.

강지연 대표는 비덴트의 이전 소유자였던 김재욱 전 대표의 지배구조를 그대로 승계한 인물이다. 김 전 대표는 이 전 의장측과 빗썸을 놓고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바 있다. 김 전 대표 뒤를 이어받은 강 대표와 이 전 의장의 관계는 아직 시장에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미묘한 긴장관계에 있다는 게 업계 지배적 시각이었다. 이번 메자닌 발행과 자회사 공동설립은 이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킨 첫번째 시그널인 셈이다.

업계의 시선은 이 우호관계가 최종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느냐에 쏠린다. 빗썸홀딩스 지분 매각에 대한 논의가 양측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는 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 전 의장측은 올해 상반기부터 수차례 나온 M&A설들에도 불구하고 빗썸홀딩스 지분을 팔지 못하고 있다. 가장 비싸게 팔 수 있는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 과거 이 전 의장의 특경법 위반 혐의가 검찰에 송치되면서 법률 리스크도 동시에 안고 있다.

강 대표측은 이 틈을 타 빗썸 경영권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최근 공격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20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까지 만들어놨다.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이 전 의장과 강 대표 사이에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빗썸 M&A 논의의 반전이 일어날 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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