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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 리스크, 국내 은행권도 '노심초사' 중국법인 포함 직접 여신거래 없어, 납품업체·중국은행發 간접영향 우려

김현정 기자공개 2021-09-24 07:29:01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3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 및 금융당국이 중국 헝다그룹 파산 위기에 따른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헝다그룹과 실질적인 거래 관계 여부를 파악하는데 한창이다. 대다수가 헝다그룹과 직접적 여신 거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헝다그룹이 중국 최대 건설사라는 점에서 국내 은행권도 간접적으로 여신이 묶여 있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은행권은 이에 따라 헝다그룹 납품업체나 중국 현지은행 등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간접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들은 중국 헝다그룹발 리스크를 전면 점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역시 거시감독국을 주축으로 헝다그룹 파산 우려로 인한 금융권 리스크를 모니터링 중이다.

시중은행들은 헝다그룹 산하 계열사들까지 풀을 넓혀 거래처를 확인한 결과 헝다그룹에 직접적으로 나가 있는 여신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국내 은행 뿐 아니라 중국 현지 법인들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모든 시중은행들이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기업여신을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지만 헝다그룹과 거래를 맺고 있는 곳은 없다. 중국에서는 법인 라이선스가 있어야만 기업여신을 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 익스포저를 알아보고 있는데 직접 익스포저는 없는 것 같다”며 “더 자세히 봐야겠지만 국내 시중은행들에 대한 헝다그룹 리스크는 당장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A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 은행들이 중국 현지에서 해외 부동산업체 쪽과는 별로 거래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타행의 상황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건설 쪽은 PF 대출이 많은데 해당 영역에 얽혀있는 게 없다면 별 일들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헝다그룹 위기의 여파가 다른 산업에까지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간접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 중국 최대 건설사이기 때문에 헝다그룹에 직접 대출이 나가 있지 않더라도 헝다그룹의 하청업체 등은 여신이 걸려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기준 헝다그룹과 관련해 8500여개 건설회사, 인테리어회사, 자재납품회사 등이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금융기관들 가운데 중국의 총 128개 은행과 총 121개 비은행 금융기관이 자금 문제로 헝다그룹과 얽혀있기도 하다. 헝다그룹 익스포저가 가장 높은 은행은 중국 민생은행, 농업은행, 저상은행 등이 꼽히고 있다. 큰 은행들이라 국내 시중은행 중국법인들 대부분이 이들 은행과 자금간 거래를 하고 있다.

B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현지 은행법인들 대부분이 민생은행·농업은행 등 중국 은행들과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자금간 거래를 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중국 은행들에 문제가 생긴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심각하게 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C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법인의 중국 현지 거래 은행 중에서 헝다그룹 익스포저가 높은 곳이 있나 같이 봤는데 자금거래액이 전부 해봤자 총 대출액의 1% 미만이라 크게 문제 없을 것 같다”며 “이 밖에 우리가 거래하는 기업이 헝다그룹의 납품업체인지 염려가 돼 파악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및 당국은 헝다그룹 다음 중국발 규제 리스크가 불거지지 않을지 염려하고 있다. 이번 헝다그룹 리스크를 넘기더라도 다른 산업에 대한 규제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력한 대출 규제에 나선 것은 빈부격차, 사회적 불만 확대라는 부작용을 완화하려는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빅테크·플랫폼 산업·사교육 시장·엔터테인먼트 산업·게임 산업 다음으로 부동산 개발 시장이 타깃에 됐는데 그 다음 수순이 있을지 우려된다는 것이다.

D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진핑 정부가 디지털이나 플랫폼 업체들을 다 엎은 데 이어 부동산 업체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뜨린 것”이라며 “다음에 또 뭐가 터질지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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