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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사·검증기관 활용도 배가, ESG 시장 참여자 다각화 [한국물 ESG 시장 진단]④이종통화로 확대, 유럽·일본계 하우스 활약…SPO인증사 다변화, 시너지 겨냥

피혜림 기자공개 2021-09-28 13:29:15

[편집자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열풍이 어느때보다 거세다. 대출과 채권은 물론, 기업 경영평가에서도 ESG 여부가 중시되고 있다. ESG 기세가 단연 돋보이는 곳은 바로 한국물 시장이다. 2013년 첫 삽을 뜬 한국물 ESG채권은 2018년 본격적인 확장기에 돌입했다. 2021년 상반기에는 건수 기준 전체 딜의 70% 이상이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13: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양한 시장을 활용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을 발행하는 점은 한국물(Korean Paper)의 특징이다. 국내 이슈어는 ESG가 완연히 자리잡은 달러·유로화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물론, 스위스·호주·대만 등 이종통화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달러채 금리 호조 등으로 이종통화 발행이 다소 주춤해진 점은 변수다.

다양한 통화의 ESG채권 등장 속에서 유럽·일본계 하우스의 활약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대만과 스위스, 호주 등 역내 시장에 강한 유럽·일본계 하우스는 관련 채권 주관 업무로 한국물 ESG 트랙 레코드를 쌓아올리고 있다. 한국물 이슈어 역시 각 역내 시장에서 역외 기업 '최초' 수식어를 쓰는 등 발빠른 대응력을 드러냈다.

ESG채권 친숙도가 높아지자 한국물 시장 내 관리체계(framework) 검증 기관 역시 다변화 되고 있다. 업종 특성 등을 고려해 다양한 ESG채권 평가사와 접촉하는 모습이다. 과거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를 주로 활용했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성장에 발맞춰 한국물 ESG채권 시장의 참여자 또한 한층 다채로워지고 있다.

◇역내 시장 활용도↑, 시장 개척 선두…하우스 다변화 일조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된 공모 한국물 ESG채권은 달러와 유로화, 호주달러, 스위스프랑 등 네 가지 통화로 발행됐다. 미화 환산 기준 달러화(66억달러, 47%)와 유로화(58억달러, 41%), 호주달러(8.4억달러, 4%), 스위스프랑(6.6억달러, 4%) 순이었다. 일반 한국물 발행의 70~80% 이상이 달러화인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이슈어는 다양한 통화시장을 활용해 ESG채권 조달에 앞장서고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한국물 ESG채권의 대부분은 달러화로 발행됐다. 이종통화는 ESG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등으로 간간히 유로화가 등장하는 게 전부였다.

ESG와 다양한 통화 채권이 결합된 조합이 나오기 시작한 건 2019년부터다. 2019년 2월 현대캐피탈과 한국서부발전이 스위스프랑채권을 각각 그린본드와 지속가능채권으로 발행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신한은행이 한국물 최초로 캥거루본드(호주달러 채권)를 ESG 형태로 찍기도 했다.

이종통화 ESG채권이 등장한 건 금리 절감 목적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스위스프랑과 호주달러채권 등에 대한 금리 경쟁력이 상당했다. 당시 스위스프랑채권의 주요 투자자가 프라이빗뱅커(PB) 등이었다는 점에서 해당 시장이 ESG에 적합한지 등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기도 했던 배경이다.

하지만 미국·유럽에서 각국 역내 채권시장으로 ESG 열풍이 확산되자 한국물 이슈어들의 빠른 대응력이 플러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6월 3억스위스프랑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으로 코로나19발 시장 변동성을 상쇄했다.

당시 코로나19 사태로 현대차 계열사의 달러채 유통금리가 급등한 시기였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스위스프랑 그린본드 발행 이력 등을 활용해 다시 해당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마침 스위스프랑채권 투자 기관·펀드 등이 ESG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던 상황과 맞물려 현대캐피탈은 통상 수준보다 5bp 낮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었다.

대만 시장에서는 국내 이슈어가 역외 기업 최초 수식어를 획득하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올 6월 발행한 3억달러 규모의 포모사본드를 소셜 형태로 찍어 역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대만 증권거래소에 상장시켰다. 대만 내 소셜본드 상장 관련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는 점을 겨냥해 첫 발행사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한국물이 다양한 역내 시장을 활용해 ESG 발행에 나설 수 있었던 건 각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하우스의 활약 등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글로벌 하우스간 주관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들은 시장 대세로 떠오른 ESG와 저금리 조달이 가능한 통화를 결합해 경쟁력을 드러냈다.

스위스계 UBS의 경우 2018년부터 발행된 스위스프랑 ESG채권 주관을 독점하다시피 해 상당한 실적(미화 환산 기준 10억달러, 전체 91% 비중)을 쌓아올렸다. 호주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일본계 하우스 역시 ESG 캥거루본드 주관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올렸다.

올 상반기의 경우 스탠다드차타드가 한화솔루션(신용보증투자기구 보증)의 ESG 딤섬본드(역외 위안화채권) 발행을 주관해 특색을 드러냈다. 이종통화 ESG채권의 부상과 함께 외국계 하우스의 다양성 역시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관리체계 인증 기관도 다각화, 시장 참여자 활용력 고려키도

한국물 ESG채권의 다양성은 발행 사전단계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물 ESG채권 관리체계를 검증하는 국제 평가기관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80% 이상의 공모 한국물 ESG채권이 서스테이널리틱스로부터 사전검증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LG화학은 올해 ESG채권 관리체계 SPO(Second-Party Opinion) 인증 기관으로 노르웨이 DNV를 택했다. 2019년 첫 그린본드 발행물은 서스테이널리틱스로부터 사전 검증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조달로 다양한 국제 ESG 평가기관과 접점을 쌓는 모습이다. 과거 회계법인에서 SPO 검증을 받았던 현대캐피탈 역시 DNV로 인증처를 확대했다.

첫 ESG채권 발행에 나선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도로공사 역시 관리체계 평가 기관으로 DNV를 낙점했다. DNV의 경우 운송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해당 산업군에 대한 인증 이력이 상당하다. ESG에 대한 시장 이해도 향상 등에 힘입어 이슈어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모습이다.

무디스 산하 ESG 인증 평가기관인 비지오 아이리스(Vigeo Eiris)가 등장하기도 했다. 비지오 아이리스의 경우 타 인증기관보다 비교적 까다로운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는 점에서 국내 이슈어의 ESG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2018년 한국수력원자력이 해당 기관으로부터 ESG 관리체계 검증을 받은 데 이어 올해 SK하이닉스가 해당 대열에 동참했다.

한국물 ESG채권은 하나의 조달 흐름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과거 'ESG 최초 발행' 등의 수식어를 위해 우후죽순 조달에 나섰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각 이슈어별 산업과 방향성 등에 따라 다양한 시장 참여자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 하우스와 ESG평가기관 등 관련 참여자와의 접점 역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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