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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경도사업 SPC 정말 편법일까 SPC는 ‘관행’, 리스크 차단 수단…'실질 지배력'도 불가한 구조

이경주 기자공개 2021-09-24 14:25:31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미래에셋그룹을 조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 사유가 석연찮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이 주도하는 여수 경도 리조트 개발과정에서 불법 대출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비계열사로 분류되는 특수목적법인(SPC)를 고의적으로 만들어 미래에셋증권 등 금융계열사 자금을 불법적으로 끌어왔다는 혐의다.

전문가 의견은 달랐다. SPC는 부동산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금융기법으로 업계에서는 널리 활용되고 있다. 더불어 미래에셋그룹은 SPC에 대한 지분율이 20%에 불과해 실제로 비계열사로 보는 게 맞다고 해석했다.

◇SPC 실질 지배력 여부가 관건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말부터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보험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공정거래법 위반사실을 조사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격인 미래에셋컨설팅의 자회사 와이케이디벨롭먼트(이하 YKD)가 만든 SPC 지알디벨롭먼트(GRD)가 핵심 조사대상이다.

YKD는 경도 리조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시행사로 2016년 8월 설립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66.67%를 보유하고 있다. 경도 리조트는 본래 전남개발공사가 진행했던 사업으로 현재 총 사업비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전남개발공사는 과도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2016년 국제입찰을 통해 미래에셋컨소시엄에 사업권을 넘겼다.

미래에셋그룹은 금융사가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금산분리법을 감안해 비금융사인 지주사(미래에셋컨설팅)를 사업주체로 내세웠다. 자회사인 YDK를 세워 2017년 1월 사업권을 인수했다. YKD는 사업장별로 SPC를 만들어 자금을 조달해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그런데 4년여가 지난 현재 공정위가 이 과정을 문제 삼았다. 생활형숙박시설을 짓는 SPC인 GRD가 사업자금 대출을 미래에셋그룹 계열사한테 받은 것이 편법이라는 취지다. GRD는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330억원, 미래에셋생명보험으로부터 150억원을 빌렸다.

고객 돈을 운용하는 증권사나 보험사가 대주주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행위(신용공여)를 금지하는 관련법(자본시장·보험업법)에 기인한 해석이다. YKD가 금융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리면 불법이 된다. 이에 공정위는 YKD가 비계열사로 분류되는 GRD를 고의적으로 만들어 법망을 피했다고 봤다.

YKD는 GRD 의결권 지분(보통주) 20.5%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다. 지분율에 따라 이사 선임권도 6명 중에 1명분만 갖고 있다. 최대주주는 분양대행사인 비에스글로벌(BSG)로 보통주 기준 49.3%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30% 가량은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호반건설이 나눠 갖고 있다. BSG는 현대건설 추천으로 참여한 파트너로 미래에셋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YKD가 GRD 2대주주임에도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통상의 거래범위를 초과해 거래하거나 지배력을 행사했다’는 증거를 확보할 경우 GRD를 계열사로 강제 지정할 수 있다. 계열사로 지정되면 관련법(자본시장·보험업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SPC, 리스크 전이 막기 위한 금융기법

업계에서 공정위 조사를 석연찮게 보는 이유는 SPC 설립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업계 관행이기 때문이다. SPC는 특정 사업장에 대한 리스크가 다른 사업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로 활용한다.

부동산PF 참여주체는 시행사(부동산디벨로퍼)와 시공사(건설사), 분양대행사, 부동산관리회사(PM), 증권사(대출주선), 금융사(대출) 등이다. 보통 금융사를 제외한 주체들이 출자를 해 SPC를 만든다. 독립적인 신용도를 갖춘 SPC를 만들어야 금융사가 대출을 해주기 때문이다.

타 증권사 부동산PF 본부장은 “시행사나 시공사는 다양한 사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정 사업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연쇄적으로 디폴트(기한이익상실)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한 것이 SPC다. 대출을 해주는 금융사 입장에선 SPC만 건전하면 시행사나 시공사가 어려워져도 원금을 회수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YDK가 고의적으로 GRD를 만들었다고 보긴 힘들다“며 ”SPC가 대다수 증권사들이 택하는 관행과도 같은 금융기법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YDK가 GRD에 지배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공정위 시각에도 의문을 표했다. 각기 다른 이해를 추구하는 주체들이 모인 SPC 특성 탓이다. 지분율 이상의 지배력을 서로 허용하지 않는다.

앞선 본부장은 “시행사가 개발사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설계자 역할을 하는 것은 맞다”며 “그렇다고 지분을 가진 다른 주체들이 시행사에 전권을 주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사가 제 역할을 잘하는지 감독하면서 지분율에 따라 중요 의사결정에 참여 한다”며 “자신의 이해가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볼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다른 일각에선 미래에셋그룹이 논란의 소지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고 봤다. 미래에셋그룹의 신용도라면 다른 금융그룹으로부터 충분히 대출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 굳이 계열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의혹을 살 필요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금융 계열사들이 YKD에 지원을 한 것이라기 보다는 대출 이익을 추구한 수준으로 본다"며 "KB나 한국투자금융그룹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논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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