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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브로이, 밸류 핵심 '신규 공장' 부지 돌연 변경한 이유는 [IPO 기업 분석]③'고창→익산' 계획 수정…폐수 처리 용량, 수질 관리 문제 미처 파악 못해

남준우 기자공개 2021-09-29 08:11:51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16: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류 제조업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하는 장치 산업의 특성을 띄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 제조업체 중 두번째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세븐브로이맥주도 적정 기업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신규 공장 설립에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전북 고창군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실제 착공까지 들어갔다. 하지만 맥주 제조업을 영위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폐수 처리 관련 문제를 미처 파악하지 못해 이달 급하게 익산으로 선회했다.

주류 제조업체 기업가치(밸류) 산정에 있어 고정 자산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핵심 요소다. 향후 밸류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규모의 경제 확보 위해 신규 법인 설립

세븐브로이맥주 지분도

주류 생산업을 영위하는 수제맥주 제조업체는 장치 산업에 가까운 특성을 띄고 있다. 상품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단위당 고정비가 줄어들어 수익성을 높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5월 코스닥에 상장한 제주맥주가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장치 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이 주로 택하는 'EV/EBITDA'로 결정한 이유다. 제주맥주는 상장 전후로 꾸준히 공장 증설에 투자를 진행했다.

제주맥주에 이어 국내 수제맥주 제조업체 중 두번째로 IPO를 추진하는 세븐브로이맥주 역시 자회사를 통해 공장을 관리한다. 일반 면허 법인으로 분류되는 '세븐브로이맥주'를 필두로 '세븐브로이양평', '세븐비어', '세븐벨리' 등 세 곳의 소형 면허 법인이 있다.

세 곳의 소형 면허 법인을 둔 이유는 주세 제도 상 소규모 맥주 제조업에게 주어지는 세제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다. 소규모 면허업체는 리터 당 100원의 주세가 절감된다. 출고 수량에 따라 40~80% 가량의 절세 효과가 나타난다.

다만 세 곳의 소형 면허 법인은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월 120kl(킬로리터) 한도로 생산량이 제한된다.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세븐브로이맥주는 신공장 설립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세븐브로이청운'이라는 신설 법인을 설립했다.

세븐브로이청운은 신설될 공장을 관리할 종속회사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 4월 전북 고창 흥덕농공단지에 신설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고창군과 투자협약(MOU)를 체결했다. 4580평 부지에 209억원을 투자하고 20명의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돌연 공장 부지를 변경했다. 지난 10일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와 MOU를 체결해 전북 익산에 위치한 국가식품클러스터 4145평 부지에 23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국가 식품클러스터 조감도
출처 : 한국식품산업클라스터진흥원

◇고창 부지, 폐수 용량 확보에 비용 발생…BOD 제한 엄격

고창군과 MOU를 체결한 이후 착공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계획을 갑자기 변경한 이유는 폐수 처리 관련 문제를 미처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맥주 제조에는 많은 물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1리터의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1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이중 맥주의 재료인 효모, 홉, 설탕 등이 침전된 물의 양은 약 9리터며 폐수 처리 해야한다.

특히 맥주 제조 과정 발생되는 폐수는 당분, 이스트, 복합 단백질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폐수 내에서 급격한 미생물 발생을 야기할 수 있다. 미생물이 급격히 번식하기 시작하면 BOD(Biochemical Oxygen Demand,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가 증가한다.

BOD는 호기성 미생물이 일정 기간 동안 물 속에 있는 유기물을 분해할 때 사용하는 산소의 양을 의미한다. 수질 오염 정도를 표시하는 지표로 사용되며 BOD가 높을수록 수질이 나쁘다. 측정 단위는 ppm(mg/L)이다.

고창 흥덕농공단지는 폐수 처리 용량과 BOD 면에서 부적합한 위치다. 세븐브로이맥주의 하루 처리 폐수 용량은 약 500t 정도로 알려졌다. 세븐브로이맥주의 폐수까지 합치면 흥덕농공단지 전체적으로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량을 재설정하기 위해서는 환경법, 수도법, 건축법 등 여러 면에서 협의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약 50억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질 관리 측면에서도 부적합하다. 통상적으로 국내 농공단지는 BOD를 10~30ppm 수준으로 유지한다. 흥덕농공단지의 경우 BOD를 10ppm 이하로 유지해야한다.

반면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의 경우 BOD를 350ppm 이하로만 유지하면 된다. 하루에 허가된 폐수 처리 용량이 총 5000t인데 하루 유입량은 1000t 수준이기 때문에 흥덕농공단지에 비해서 여유가 있다.

고창 군청 관계자는 "맥주는 물이 많이 필요한 업종이라 폐수 처리량이 많은데 이를 미처 파악하지 못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며 수질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았다"며 "MOU까지 체결했지만 최근 익산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관계자는 "독일에서 장비를 주문해 12월경에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비를 넣을 부지를 미리 확보해야하기 때문에 그 일정에 맞출 필요가 있었고 조만간 본격적으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2년 신설 공장 예상 실적 토대로 밸류 산정

향후 세븐브로이맥주 기업공개(IPO)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일단 생산 규모 면에서는 처음 계획과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븐브로이맥주 관계자는 "지역만 이동하는 것일 뿐 생산 케파(Capa) 면에서는 계획과 바뀌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7월 SK증권 해운대지점과 한국투자증권 한남동 지점에서 리테일 대상으로 진행한 IR에서 세븐브로이맥주는 2022~2023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상장 전 목표 시가총액을 업계 1위 제주맥주보다 높은 2500억원으로 설정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신설 공장에서 2022년 상반기 이후 집계되는 실적을 토대로 예상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IPO 이후 장내 매각을 통한 엑시트로 약 세배에 가까운 수익률도 제시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신설 공장에서 2022년부터 연 1500톤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다. 최대 생산 시 약 400억원의 연매출이 기대된다. 향후 추가 투자 등을 통해 생산량 800억원 규모로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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