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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옛 명성 재건의 꿈...현대무벡스 역할 기대 [스팩 합병 상장사 분석]②현대엘리베이터와 그룹 재건 쌍두마차…장녀 정지이 전무 핵심 인사

남준우 기자공개 2021-09-29 08:11:17

[편집자주]

스팩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 과거 스팩은 직접 상장을 추진하기 어려운 기업의 우회 상장 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알짜 기업들도 속속 스팩을 통한 상장에 나서면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스팩 합병 상장사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최근 스팩 합병에 성공한 기업의 상장 전후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주영 회장이 이끌던 현대그룹은 2000년대 초반 '왕자의 난' 이후 계열 분리되며 자산 규모 2조원대의 중견 그룹으로 전락했다. 현정은 회장의 지상 최대 과제는 옛 명성을 되찾아 하루빨리 그룹을 재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현대무벡스는 지난 3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연구·개발(R&D) 등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 빠른 증시 입성이 가능한 스팩 합병을 선택했다.

아직 현업에서 활동 중인 만큼 현정은 회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공고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장녀 정지이 전무가 자녀들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핵심 계열사 넘기며 자산 가치 2조원대 하락

과거 정주영 회장이 이끌던 현대그룹은 2000년대 초반 현대가(家)의 '왕자의 난' 이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여러 계열로 분리됐다. 현재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왕자의 난' 이후 줄곧 기세가 꺾였다.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전자 등을 소유하고 있던 정주영 회장의 5남 정몽헌 회장은 대북 송금 사건으로 특검을 받은 후 2003년 8월 운명을 달리 했다. 이후 현대그룹은 정몽헌 회장의 아내인 현정은 회장이 맡았다.

하지만 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차례로 채권단에 넘어가거나 다른 곳에 인수됐다. 시작은 현대그룹의 모태 기업인 현대건설이다.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실적이 나빠진 현대건설은 지난 2001년 채권단 관리를 받다가 2011년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됐다.

2016년에는 현대증권을 KB금융지주에게 넘겼다. 같은 해 7월 현대상선(현 HMM)마저 산업은행에게 넘어갔다. 한때 재계 순위권에 해당했던 현대그룹은 자산 규모 2조원대의 중견그룹으로 전락했다.

현대그룹 계열사 인수

◇그룹 외부 영업력 우수…배당 여력 '아직'

중견그룹으로 전락한 만큼 현대그룹의 최대 과제는 옛 명성을 하루빨리 되찾는 것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현대무벡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무벡스는 현대엘리베이터의 물류 자동화 사업부문이 2017년 별도 자회사로 분리되면서 설립됐다. 2018년 현대그룹 ICT 솔루션 계열회사인 현대유앤아이와 합병된 이후 지난 3월 NH스팩14호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원래는 코스닥 직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 했다. 다만 회사 실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과정에서 상장 시점을 미루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11월 중단했다.

작년 6월 CB 200억원을 발행해 추가 자금 조달보다는 빠른 상장에 초점을 둬 스팩 합병으로 전략을 바꿨다. 코로나19로 국내 IPO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이유다. 별도의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공모가 산정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다.

현대무벡스는 한때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요 사업인 승강장안전문(PSD) 사업을 이어받았다.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물류 자동화 부분에서 전체 매출의 대부분이 창출된다. 작년말 기준 매출액 1974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울 기록했다.

다른 현대그룹 계열사와 달리 그룹 외부에 대한 영업력이 우수하다. 실제로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IT 솔루션 부문을 제외한 사업부문에서 그룹사 물량은 5% 미만이며다. IT 솔루션 관련 일감도 30% 이상은 외부에서 확보한 물량이다.

다만 아직 배당을 실시할 규모는 아니다. 2017년 인적 분할 전까지는 배당 이력이 있지만 그 이후에는 전무하다. 올 상반기에는 일회성 비용으로 분류되는 스팩 합병 비용 30억원 여파 때문에 순손실 상태다.

현재 현대그룹에서 유일하게 배당을 진행하는 곳은 현대엘리베이터다. 2016년부터 작년까지 5번 연속으로 배당을 진행했다. 작년에는 연결기준 9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총 326억원의 현금 배당을 진행했다. 주당 현금배당금은 800원이며 현정은 회장에게는 약 25억원이 들어갔다.

◇정지이 전무, 현대무벡스 지분만 보유

현대그룹 지분도 : 2021년 상반기말 기준

현대무벡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6.8%를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다. 현정은 회장이 지분 91.3%를 보유한 현대네트워크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직접 지분도 7.8%를 보유 중이다.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도 30.8%에 달한다. 특히 장녀 정지이 전무는 올 상반기 기준 4.36%를 보유 중이다. 스팩 합병 전 4.77%였던 점을 감안하면 희석률이 낮은 편이다. 정지이 전무는 현대무벡스 외에 다른 계열사 지분은 가지고 있지 않다.

정지이 전무가 보유 지분이 적고 아직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만큼 경영 승계는 시기상조다. 다만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현대무벡스가 그룹 재건의 한 축으로 꼽히는 만큼 핵심 인사로 평가받는다.

정지이 전무는 2004년 현대상선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005년 현대상선 과장에 올랐다. 2006년 현대유엔아이 상무를 거쳐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2018년 합병 과정에서 정 전무의 소속도 현대무벡스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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