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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뗐다 붙였다' DL그룹 화학사업, 몸집 키우기 '한창' 독립경영 노렸던 대림피앤피, '효율' 위해 DL케미칼로…美 크레이튼과 시너지 기대감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1-10-12 07:37:52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8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미국 크레이튼 인수를 발표한 DL케미칼이 대림피앤피를 흡수합병한다. 대림피앤피는 과거 ‘스피드 경영’을 위해 대림(옛 대림코퍼레이션)에서 떨어져 나온 회사였는데 이번 합병 결정으로 DL케미칼 품에 속하게 됐다. DL그룹은 DL케미칼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사업 대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DL케미칼은 7일 이사회를 열어 대림피앤피를 흡수합병하기로 의결했다. DL케미칼은 남고 대림피앤피는 소멸되는 방식이다.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거쳐 11월 30일 합병 등기가 예정돼 있다. DL케미칼과 대림피앤피의 합병비율은 5.069 대 1이다.

대림피앤피는 2019년 대림에서 물적분할된 곳이었다. 당시 DL그룹은 석유화학 분야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대림은 2019년 7월 석유화학사업부에서 폴리머 제품 도소매를 담당하던 사업부문을 떼어내 대림피앤피를 신설했다. 이 시기 국내외 석유회사뿐 아니라 정유회사도 폴리머 관련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폴리머를 비롯 석유화학제품 트레이딩 전문 법인을 세웠다.

당시 대림은 “분할대상 사업부문을 분리해 신규 성장사업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해당 사업부문에 대해 독립경영을 실시하겠다”며 “신속하고 전문화된 의사결정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분할 목적을 밝힌 바 있다.

이 무렵 DL그룹이 분할한 석유화학 회사는 대림피앤피 뿐만이 아니었다. 이듬해 4월 DL케미칼(옛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은 테이프와 포장지 등에 쓰이는 필름과 코팅제를 생산하는 필름사업부를 물적분할해 DL에프엔씨(옛 대림에프앤씨)를 신설했다.

이 때도 DL케미칼은 분할을 통한 필름사업 전문화와 신속한 의사결정에 기대를 걸었다. DL케미칼이 생산하는 제품과 DL에프엔씨가 생산하는 제품의 성격이 달라 독립 효과가 클 것이란 전망이었다.

하지만 이번 DL케미칼의 대림피앤피의 흡수합병 발표로 DL그룹 화학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드러났다. DL케미칼이 강조한 합병 키워드는 ‘경영 효율성 증대’다.

대림피앤피는 본래 트레이딩을 목적으로 생긴 회사인 만큼 DL케미칼은 생산과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대림피앤피는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구조였다. 대림피앤피가 영업 전문 법인이다 보니 DL케미칼은 지난 상반기 대림피앤피를 상대로 4923억원의 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지금까지 생산과 판매가 이원화돼 있었지만 이제 통합 전략으로 탈바꿈한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DL케미칼 측은 “이번 합병을 통해 DL케미칼이 기술개발부터 생산 및 영업, 마케팅까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역량과 시스템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DL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제공=DL케미칼)

DL그룹은 DL케미칼을 필두로 석유화학 사업 대형화에 나서고 있다. DL그룹 역사상 가장 큰 M&A(인수합병)인 미국 크레이튼(Kraton) 인수가 대표적이다. DL케미칼은 16억 달러(약 1조8800억원)에 크레이튼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DL케미칼이 보유한 현금을 1조원 가량 투입할 정도로 기대가 큰 거래다.

DL케미칼과 대림피앤피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 역시 크레이튼 인수를 앞두고 시너지를 노리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크레이튼은 미국 유럽시장에서 스타이렌블로코폴리머(SBC)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G통신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 기술 소재다.

DL케미칼은 크레이튼 인수를 계기로 확보한 폴리머 기술은 물론 다양한 원천기술을 해외 사업에 활용할 계획인데 트레이딩에 전문성이 있는 대림피앤피를 품으면서 글로벌 시장 판매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림피앤피는 지난해 매출의 71%가 수출로 발생할 만큼 해외 사업 역량에 강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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