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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의 타다 인수, 금융위 승인 없이 '일사천리' 금산법상 전자금융업자는 금융기관 해당 안해, '기울어진 운동장' 지적도

이장준 기자공개 2021-10-12 07:50:29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8일 16: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모빌리티 스타트업 타다 운영사 지분 60%를 인수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금융위 승인을 받을 필요는 없다. 현행법상 전자금융업자는 '금융기관'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초 수혈받은 투자금을 바탕으로 제때 대금 납입만 하면 다른 과정 없이 바로 딜이 종료된다는 의미다. 인수 주체가 금융지주나 은행이었다면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도 이런 현행 제도의 허점을 보완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8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쏘카가 보유한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 지분 60% 인수를 결정하고 3사 간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주식인수계약을 마치고 연말 새로 리뉴얼한 타다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모델은 구상 중이며 추후 방향성이 정해지면 공개할 방침이다.

토스 관계자는 "양사 계약에 따라 구체적인 인수금액 등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며 "다만 올해 초 대규모 투자를 받아 인수자금이나 추후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충분히 준비가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다른 금융사들과는 달리 인수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별도 승인 과정은 필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추후 대금 납입과 동시에 딜이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제24조에 따르면 금융기관 및 금융기관과 같은 기업집단에 속하는 금융기관(동일계열 금융기관)은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20% 이상을 소유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미리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은행법 제37조에서도 은행은 비금융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 15%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는 출자 제한을 규정하는 등 '금산분리'에 대한 규정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는 금산법에서 말하는 '금융기관'이 아니라 금융위의 승인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현행 전자금융업은 △선불전자지급수단발행업 △직불전자지급수단발행업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결제대금예치업(ESCROW) △전자고지결제업(EBPP) 등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그중 비바리퍼블리카는 EBPP를 제외한 4개 업무를 등록한 전자금융업자다.


만약 타다의 인수 주체가 최근 출범한 토스뱅크였다면 금융위 승인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마저도 은행법을 적용받아 지분을 15%까지밖에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가 인수에 나섰기에 이런 규제에서 비껴갈 수 있었다는 평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전자금융업자라 원칙상 고객 돈을 직접 관리할 수 없고 이번에 쓸 인수 자금도 고객이 아니라 받은 투자금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며 "금산법에서 전자금융업자를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그동안 금융노조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빅테크·핀테크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금산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다른 금융사들과 똑같은 법령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도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에 기반해 수정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현행 전금법상으로는 전자금융업자가 고객 자금을 분리 보관하는 게 의무는 아니다. 비바리퍼블리카처럼 행정지도에 따라 자발적으로 개별 은행과 펌뱅킹 계약을 맺고 간편송금서비스를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법적 허점이 있어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딜은 핀테크와 모빌리티 산업의 결합이라는 의미도 지닌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기존 신용정보법에 따른 개인 신용데이터를 넘어 모빌리티 데이터까지 확보할 전망이다. 차량 호출 서비스로 시작해 결제·금융사업으로 발을 넓힌 '동남아 우버(Uber)' 그랩(Grab)과는 출발점은 반대지만 지향점이 유사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경쟁력이 강했던 건 카카오T 등을 통해 모빌리티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기존에 2000만명이 넘는 토스 고객에 모빌리티 데이터까지 결합하면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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