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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SKC]최두환 부문장, 재무성과 '합격점'...투자자 소통은?비재무통 출신, 첫 사모채 조달 성과...늑장공시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될뻔

박상희 기자공개 2021-10-14 07:42:31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2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는 모빌리티 소재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지난해부터 주가가 고공행진을 했다. IR 및 주가 관리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주요 업무라는 점에서 CFO 입장에선 호재다. SKC의 CFO 역할을 하고 있는 최두환 본부장이 부임한 지난해 12월 초 대비 SKC 주가는 9만원 안팎에서 20만원 전후로 2배 이상 올랐다.

호재만 있는 건 아니었다. 과거 SKC 경영을 맡았던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 재판 이슈로 SKC도 홍역을 겪었다. 최근엔 늑장공시 여파로 한국거래소에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위기도 겪었다. 비재무통인 최 부문장이 자금조달보다는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이슈에서 어려움을 겪은 셈이다.

◇SKC, SK넥실리스 인수 이후 5년 만의 CFO 교체

SKC는 지난해 12월 초 CFO를 교체했다. 5년 만의 CFO 교체였다. 2016년부터 CFO를 맡았던 피성현 경영지원부문장이 계열사로 이동하면서 최두환 당시 마케팅1본부장이 그 자리를 이어 받았다.

SKC는 CFO 직제를 따로 두고 있지는 않다. 다만 통상적으로 경영지원부문장이 CFO의 역할을 한다. SKC 경영지원부문은 재무는 물론 인사, 법무 등의 업무도 담당한다. 최두환 본부장이 CFO와 CHO 등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하는 셈이다.

1970년생인 최 부문장은 성균관대 경영학 석사(MBA)를 마쳤다. SK그룹에서 근무한 지 올해로 26년차다. 1996년 SK텔레콤에 입사해 구매팀과 자금팀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지주사인 SK㈜와 그룹 컨트롤타워인 SUPEX추구협의회 등을 거쳤다. 2016년 SKC로 적을 옮겨 윤리경영실장, 구매지원실장, 마케팅1본부장을 역임했다.

최 부문장은 줄곧 재무 부서에만 근무한 '정통 재무라인'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지난해 SKC가 SK넥실리스 인수 관련 자금 조달 과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는 점에서 정통 재무통 출신 CFO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C가 SK넥실리스 인수에 사용한 자금만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SKC는 SKPIC글로벌, SKC코오롱PI, SK바이오랜드 등의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해 말 기준 2조5538억원 규모의 차입금은 올 상반기 기준 2조7316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현금성자산 규모도 같은 기간 4286억원에서 332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투자 부담이 확대되면서 순차입금이 증가하는 등 재무구조가 다소 저하된 것은 맞지만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SK넥실리스를 비롯한 SKC의 자체 현금 창출 능력으로 차입금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게 긍정적이다. SK넥실리스는 전세계 동박 시장에서 약 15%의 점유율을 확보해 1위 사업자로 올라 있다.

SKC는 2분기 135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 이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 기록을 8분기 연속으로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2분기 501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은 올 1분기 844억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2분기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선제적 자금조달 덕, 올해 자금조달 '덜 적극적'

업계는 SKC가 비주력사업 매각을 통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마련해 둔 것이 최 부문장이 CFO 역할을 수행하는데 큰 힘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최 부문장이 자금 조달 업무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다.

SKC는 최 부문장이 CFO를 맡은 이후 사모시장에서 처음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SKC는 상반기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1200억원을 조달했다. 2년물과 7년물을 각각 700억원, 5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이전까지 SKC는 공모채로 자금을 조달했다. 2019년 2월 2000억원을 공모채로 마련했고, 2018년에는 2월과 10월 두 차례 공모채 시장을 찾아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을 조달했다. SKC가 사모채를 발행한 것은 공모채보다 더 유리한 조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SKC는 공모채 발행보다 더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SKC는 말레이시아에 해외 생산거점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해외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차세대 음극재 등 동박 이외에 이차전지 소재 분야 신규 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최 부문장의 자금 조달 계획과 능력도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올해 SKC CFO로서 최 부문장이 롤러코스터를 타게 만든 것은 시장과이 소통이었다. 아무래도 전임자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피성현 전 부문장은 투자자와의 소통으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SKC는 분기별 실적발표회를 콘퍼런스 콜 방식이 아닌 투자자들과 얼굴을 맞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피 부문장은 CFO로서 각 사업 부문장들과 함께 매 분기 실적발표회에 참석해 적극적으로 질문에 답변했다.

최 부문장도 시장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려고 했으나 결과론적으로 늑장공시로 인해 빛이 바랬다. 거래소에 따르면 SKC는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8월26일), 종속회사의 주요경영사항인 유상증자 결정(8월26일), 종속회사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9월1일) 2건, 종속회사의 유상증자 결정(9월1일) 2건 등의 사실을 지연공시했다.

이로 인해 SKC는 공시불이행에 대한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제33조에 의거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되기도 했다. 52주 간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사랑 받아 온 ‘핫(hot)'한 종목임을 감안하면 치명타가 될 수도 있었다.

SKC 관계자는 "공시 담당자 실수로 하루 정도 공시가 지연됐는데, 추후에 이를 인지하고 거래소에 자진신고를 했다"면서 "이같은 점이 참작 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SKC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다만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는 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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