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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하는 전기트럭]'경제 패러다임 변화' 중소·중견기업, 완성차 무대 열렸다코스피 계열사부터 코넥스 기업까지, 2025년 '1조 시장' 정조준

방글아 기자공개 2021-10-26 08:04:00

[편집자주]

비대면·친환경 경제 전환 과정에서 전기화물차 시장이 뜨고 있다. 배송시장 확대, 탄소중립 정책, 내연기관 차량의 단종 등 호재도 다양하다. 이 과정에서 과거 내연기관차 시대에 완성차 제조에 나서지 못했던 중소·중견기업이 과감히 도전장을 던져 눈길을 끌고 있다. 사업 진출의 허들로 작용했던 부품 조달 등의 난관이 허물어지자 기회를 찾아 나선 것이다. 더벨은 개화하기 시작한 전기화물차 시장에 뛰어든 중소·중견기업의 현황을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0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열풍이 소형 전기화물차(전기트럭)로 번지고 있다. 2016년 테슬라가 모델3로 승용 전기차 대중화 시대의 포문을 연지 4년여만이다. 그동안 '내연기관 엔진→전기차 모터' 패러다임 전환에도 불구하고 적재 무게 탓에 짧은 주행거리가 상용화의 발목을 잡아 왔다. 하지만 배터리 기술 고도화로 기술 장벽이 깨지고 각국 탄소중립 정책이 시장 수요를 부채질하면서 가파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국내에선 2020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2019년 12월 현대자동차의 포터2일렉트릭 출시를 시작으로 이듬해 1월 봉고3EV로 기아자동차가 전기화물차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2019년 163대에 그쳤던 신규 차량 등록 대수는 지난해 1만4394대로 급증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 8월에 지난해 차량 등록 대수를 넘어섰고, 9월 말 기준 두 모델 판매량만 2만대를 육박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전기화물차 시장에 중소·중견기업들이 가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70%가량 적은 전기차의 구조에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완성차 제조에 나서지 못했던 곳이 기획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주요 기업으로는 대창모터스(제품명 : 다니고)·디피코(포트로)·제인모터스(칼마토EV)·마스타전기차(마스타)·에디슨이브이(D2C·D2P) 등 5개사가 꼽힌다. 모두 자체 브랜드를 고안해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이밖에 파워프라자와 에디슨모터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일진정공은 전기 냉동탑차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장 전망은 밝다. 정부가 올해 전기·수소차 구매지원 예산을 전년대비 32% 증가한 1조4000억원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 영향이 큰 전기화물차 지원을 전폭적으로 강화했다. 국고 보조금 대상 수를 1만3000대에서 2만5000대로 늘리면서 출고가 3000만원 기준 단순 추산 7500억원 시장이 열렸다. 여기에 2025년까지 4만대로 확대할 예정인 만큼 '1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전기화물차 시장은 초기 현대·기아차의 소형 모델이 주도하고 이후 B2B(물류, A/S업체)와 B2C(소상공인) 수요에 발맞춰 초소형 위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전방 시장이 단거리 배송·배달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택배 산업이 연간 10%이상 성장하면서 중소형 전기화물차 수요도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소·중견기업이 도전장을 던진 전기화물차 시장도 초소형 전기화물차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등 정부는 물론 택배 및 소상공인에서 꾸준한 수요가 전망되지만 브랜드 전략상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소형 전기화물차의 경우 8개 중소기업이 제품을 출시했지만 아직 대기업의 참여는 없는 상황이다.


나이스디앤알과 키움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초소형 전기화물차의 신규 및 교체 수요는 9152대에 달하고, 향후 5년간 연평균(CAGR) 5.9%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기관의 '2030년 친환경 차량 비중 90%' 로드맵이 대표적 호재로 꼽힌다. 주요 물류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오는 2030년까지 소유·임차 차량 대부분을 전기차 내지 수소차로 전환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던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도 전기화물차 수요를 증가시킬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유일의 경상용차였던 다마스와 라보는 1991년 출시 이후 지난 30년간 37만대 이상 팔렸지만 지난 1분기 한국지엠의 생산중단 결정으로 단종됐다. 중소·중견기업의 국산 브랜드가 이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라는 평가다.

다만 이 같은 수요를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선 꾸준한 기술력 제고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소·중견기업에서 출시한 초소형 전기화물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상온 기준)는 최단 64.6km에서 최장 144.1km다. 이는 현대·기아차 모델(179~220km)과 비교해 상당히 짧은 것이다.

비상시 등에 대비한 급속 충전 옵션(100kW급 이상)도 적극적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배터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완속 충전 옵션만 두고 있는 모델이 대부분이다.

중소·중견기업이 초소형 모델을 시작으로 전기화물차 시장에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사업 범위를 넓혀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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