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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위 빅딜 인수자 명단서 사라진 대형 PEF 최근 2년간 가뭄 지속…프리IPO·중소형 딜만 활황

한희연 기자공개 2021-10-25 07:41:33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2일 11: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영향 2년차에 접어들었으나 올해 국내 M&A 거래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대형 거래 면면을 살펴보면 이전에 비해 대형 PE와 글로벌 PE들의 바이아웃 인수거래가 확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최근 진행되는 딜 또한 프리IPO 등 소수지분 거래나 3000억원 내외의 중소형 딜 비중이 많아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3분기 완료기준 기업 인수·매각 M&A 누적 거래규모는 총 5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거래 규모(35조원) 대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기 전엔 2019년 연간 거래규모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M&A 시장도 한때 위축됐으나 다시 예년 수준을 넘어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형 거래내역을 세세히 살펴보면 예년에 국내 M&A시장에서 조단위 딜을 주도했던 글로벌 PE나 국내 대형 PE의 '바이아웃 투자건'은 자취를 감춘 것이 눈에 띈다. 대신 전략적투자자(SI)의 크로스보더 딜이나 일부 인프라 딜, 소수지분 투자 등이 올해 거래내역을 채우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거래가 완료된 딜 중 상위 10개 규모 딜을 꼽아보면 이중 4건 정도가 PE가 인수자로 참여했다. PE 투자딜 중 가장 큰 규모의 딜은 센트로이드PE의 테일러메이드 인수건(2조1300억원)이다. 다음으로 큰 딜이 MBK파트너스의 BHC 재투자건(1조5500억원)이다. 다만 이는 스페셜시츄이에션펀드(SSF)로 투자했던 포트폴리오에 재투자한 셈이기 때문에 신규 투자로는 보기 힘들다. 이밖에 케이뱅크 소수지분 투자, SK루브리컨츠 프리IPO 등이 상위 10개 거래규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이뤄진 상위 10개 거래 중 PE가 투자자로 참여한 건은 3건 있었다. 이중 바이아웃 딜은 맥쿼리자산운용의 대성산업가스 인수(2조5000억원)와 한앤컴퍼니의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부 인수(9900억원) 정도를 들 수 있다. 맥쿼리자산운용의 LG CNS 투자도 9500억원의 거래규모를 나타낸 딜이었으나 소수지분 투자로 분류된다.

반면 2019년에는 PE들의 대형 바이아웃 투자건이 상당히 많았다. SJL파트너스는 KCC와 함께 모멘티브 경영권을 인수했는데 딜 규모가 3조5000억원에 달했다. MBK파트너스는 1조3800억원을 들여 롯데카드를 인수했고 IMM PE는 1조3000억원에 린데코리아를 품었다. 블랙스톤은 1조1000억원에 지오영을 사들이며 한국시장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2018년도 FI의 활약이 눈에 띄는 해였다. 맥쿼리는 SK텔레콤과 함께 ADT캡스를 2조9700억원에 인수하는데 조력했다. 한앤컴퍼니는 1조5000억원에 SK해운을 사들였다. KKR은 1조원 가량을 들여 LS오토모티브의 동박·박막 사업부를 샀다.

종합해 보면 3년여 전까지 국내 M&A 시장을 주도했던 대형 PE들은 최근 2년새 대형 바이아웃 투자를 거의 하지 않은 셈이다. 대신 이 자리를 SI나 중소형 PE들이 채우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카드 인수 완료 이후 국내에서 이렇다할 바이아웃 거래를 진행하지 않았다. BHC, 케이뱅크 등 투자가 있었으나 이는 SSF 투자건으로 바이아웃펀드의 거래는 3년간 없었던 셈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해 연례보고서를 통해 "향후 2년간이 기회의 황금창(golden window of opportunity)이며 지금은 투자를 해야할 때(This is the time to make investment)"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국내에서 적극적인 바이아웃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에이팩트(중국), 두산공작기계(한국), 아코디아넥스트골프(일본) 등 매각작업은 빠르게 진행했다.

글로벌 대형펀드인 KKR의 경우에도 2018년 LS오토모티므 동박·박막사업부 인수 이후 4년간 바이아웃 거래가 없었다. 그 사이 에코그린홀딩스(ESG·ESG청원) 인수, 최근 SK E&S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 등을 진행했으나 이는 인프라펀드의 딜이었다. 또 올해 6월 현대글로벌서비스 프리IPO에도 6000억원 규모를 투자했지만 바이아웃 거래는 아니었다.

칼라일 또한 마찬가지다. 한동안 딜이 전무했던 칼라일은 지난해 KB금융지주의 교환사채를 인수하며 투자의 포문을 열었으나 이는 바이아웃이 아닌 소수지분 투자였다. 올들어서는 카카오모빌리티에도 일부 자금을 투자했으나 이 역시 소수지분 투자일 뿐이었다.

베인캐피탈은 2017년 휴젤 인수 이후 대형 딜 투자 레코드는 거의 없었다. 올해에는 케이뱅크 소수지분과 더존비즈온 소수지분에 일부 투자를 진행했을 뿐이다. 하지만 2017년 샀던 휴젤을 올해 매각하는 등 오히려 엑시트 작업엔 빠르게 나서고 있다.

블랙스톤 또한 2019년 지오영 인수 이후 이렇다할 바이아웃 투자를 아직 보여주지 않았다. 한국투자를 늘릴 계획으로 국내 사무소 설립 등도 추진하고 있으나 투자 면으로는 잠잠한 셈이다.

최근 딜 파이프라인 등을 감안하면 대형 PE의 딜가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내 M&A 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딜 면면을 살펴보면 3000억원 내외의 중소형 딜이나 프리IPO 딜, 일부 인프라 딜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형 PE들이 타깃하는 조단위 바이아웃 딜이 별로 없는 상황인 셈이다.

게다가 대형 매물이 나오더라도 대형 PE들의 공격적 베팅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연초부터 나온 요기요, 이베이코리아, 한온시스템 등 매물들을 대다수의 대형 PE들은 어느정도 검토해 왔다. 하지만 드라이파우더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경우는 드물었다. 신규 바이아웃 투자에 있어 상당히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업계 딜이 다수 출회되고 있으나 대형 펀드들이 담을만한 규모와 성격을 갖춘 딜은 사실 거의 없는 편"이라며 "프리IPO나 중소형 딜만이 활황인 상황이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같은 추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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