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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원화 SRI채권 데뷔…사모채로 의미 퇴색? 지속가능채권 500억 규모, 조달금리 절감 목적…정보효율성·투명성 지적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1-10-26 14:06:01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5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원화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시장에 데뷔했다. 그러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모 회사채로 발행해서다. 사모채는 회사채 시장의 정보효율성과 투명성을 저하시킨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21일 지속가능채권을 모두 5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만기구조는 3년 단일물이다. 대표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 맡았다.

한국도로공사가 사상 처음 원화 SRI채권을 발행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 올해 5월 한국도로공사는 5억달러 규모의 외화 SRI채권을 발행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상반기에 SRI채권을 발행하며 인증받았던 것과 같은 사업에 조달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터널과 가로등에 LED를 새로 설치하거나 교체하고 수소충전소를 짓는 데 조달자금을 투입한다. 또 노선버스와 의료지원 차량의 통행료를 면제하는 등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조달자금을 쓰기로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5월 외화 ESG채권을 발행하며 노르웨이 전문기관인 DNV(Det Norske Veritas)에서 검증받았다. 원화 SRI채권도 DNV에서 검증받은 보고서를 활용해 발행했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도로공사가 사모로 SRI채권을 발행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사모 SRI채권은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식적으로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사례는 마스턴투자운용이 6월 말 지속가능채권으로 200억원을 조달한 것뿐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원화 SRI채권을 발행하고자 시장을 조사하다가 사모채 발행을 제안받았다”며 “조달금리를 아낄 수 있다고 판단해 사모 SRI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달금리는 1.999%로 책정됐다. 개별민평금리보다 낮다. 나이스P&I에 따르면 21일 기준 한국도로공사의 개별민평금리는 2.033%다.

그러나 SRI채권의 의미가 흐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모채는 기본적으로 한국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아 SRI채권 플랫폼에 등재되지 않는다. 사전검증보고서와 사후보고 등을 당사 홈페이지에만 올리기에 보고서 등록기한에 구속성이 전혀 없다. 또한 회사채 시장의 정보효율성과 투명성이 저하될 수 있다.

SRI채권업계 관계자는 “SRI채권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자금관리와 사후보고 등 투명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자칫 사모채가 SRI채권 관리의 사각지대를 부각시켜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도로공사는 비록 사모채지만 한국거래소에 해당 지속가능채권을 등록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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