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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공모채 러시…투자 매력 상승 [Market Watch]올해 발행사 네 곳 중 데뷔어 세 곳…재무 안정성 관건

김지원 기자공개 2021-11-02 07:57:51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9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들어 공모 회사채 시장에 데뷔하는 게임사가 늘고 있다. 그동안 게임사는 크레딧 시장의 보수적인 업종 전망과 투자 기조로 인해 공모채를 거의 발행하지 못했다.

다만 작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며 게임 업계 전반의 규모가 커졌다. 매출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30~40% 수준의 높은 영업이익률도 기록하고 있다.

넉넉하게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M&A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금 조달 니즈가 커지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공모채 시장을 찾는 게임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사 공모채 시장 잇달아 도전장

국내 7대 게임사는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더블유게임즈, 넷마블,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다. 이 가운데 네 곳이 올해 공모채를 발행했다. 엔씨소프트는 작년에 데뷔를 시작으로 올해도 발행을 이어갔다. 더블유게임즈, 컴투스, 펄어비스는 신생 발행사다.

게임사는 보통 주식이나 사모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모채 시장에도 뛰어들며 자금 조달 수단을 다각화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AA급 대형 게임사만 공모채 시장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컴투스, 펄어비스 등 A급 중견 기업도 공모채 발행에 동참하고 있다. 소셜카지노 게임사인 더블유게임즈도 지난 27일 공모채로 500억원을 조달했다.

올해 공모채 시장에 데뷔한 게임사 중 더블유게임즈를 제외하고는 모두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컴투스, 펄어비스는 각각 모집액 대비 2배가 넘는 수요를 모았다. 그 결과 개별 민평보다 낮은 수준에서 조달 금리를 확정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게임 산업이 코로나19 수혜를 받아 최근 빠르게 성장해 투자 수요가 많이 늘었다"며 "늘어난 현금을 바탕으로 공모채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게임사 업력 누적...재무 완충력 확보

게임사는 펀더멘탈에 대한 자신감과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공모채 발행에 도전했다. 그동안 게임 업계에는 공모채 시장에 나설 만한 규모의 업체가 많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재무 안정성과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 7대 게임사 중 엔씨소프트만 2016년부터 공모채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작년 10월 넷마블을 시작으로 올해 컴투스, 펄어비스, 더블유게임즈 등이 잇달아 공모채 대열에 합류했다. 세 곳은 약 1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데다 연간 5000억원 내외의 매출을 내고 있다. 실질적 무차입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재무 안정성도 갖췄다. 덕분에 첫 신용등급 평정에서 모두 A급을 받을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는 흥행한 게임 1~2개에 의지해 실적을 내다보니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업력이 쌓이고 재무 완충력을 갖추면서 공모채 발행에 도전할 수 있는 체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게임 업계 내 M&A 수요가 늘어난 점도 게임사의 공모채 발행 러시에 한몫했다. 게임사는 지분 희석 없이 대규모 장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공모채 시장을 선택했다.

작년 10월 공모채로 1600억원을 조달한 넷마블은 올 8월 스핀엑스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올해 7월에 첫 공모채를 발행한 컴투스도 한 달 뒤 위지윅스튜디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더블유게임즈도 최근 M&A를 위해 다양한 장르의 업체를 물색 중이다.

내년에도 공모채 시장에서 게임사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게임사의 자금 조달 니즈가 아직 유효하다"며 "올해 게임 업계 뉴이슈어들의 발행 성과가 좋아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타 게임사들이 공모채 발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재무 안정성·포트폴리오 다각화 관건

다만 소수의 주력 게임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향후 등급 상향은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용등급은 채권 시장에서 중요한 투자 기준 중 하나다.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토대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제품 다각화를 통한 리스크 해소가 필요하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재무 완충력이 있을 경우 A급 수준의 등급은 부여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소수의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이익을 낼 경우에는 사업 안정성이 떨어져 등급 상향은 힘들 수 있다"며 "충분한 현금을 확보한 상태에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M&A 과정에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도 관건이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M&A로 인해 단기적으로 재무 안정성 변동이 커질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넷마블(AA-)은 올해 M&A로 인해 재무 부담이 커져 등급 감시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자기자본 대비 과중한 규모의 기업 인수를 진행함에 따라 총차입금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돼 중단기적으로 재무 안정성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게임 업체별 주요 M&A 사례 <출처: 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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