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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이사회 재편 암초 '경영공백' 장기화되나 법원, 한앤컴 '의결권 행사 가처분' 일부 인용...임시주총 정족수 미달 우려

이효범 기자공개 2021-10-28 08:05:58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7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이 이사회 재편 작업에 암초를 만났다.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했기 때문이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신규 이사 선임 안건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영공백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한앤코19호유한회사'가 홍원식 회장과 아내 이운경 고문, 손자 홍승의군을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인용했다고 27일 공시했다.

홍 회장의 지분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은 가운데 남양유업은 오너리스크를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 재편에 나섰다. 오는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사내, 사외이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김승언 수석본부장, 정재연 세종공장 공장장, 이창원 나주공장장 등을 사내이사로, 이종민 광운학원 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각각 상정했다. 특히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3명의 본부장 중 한명이 대표이사를 맡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또 기존 이사회에 포진해 있던 홍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이사회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법원이 한앤코19호유한회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남양유업의 이같은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의결권 행사 금지 대상인 홍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율은 50%를 웃돈다. 이는 주총 안건 의결을 위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통상 보통결의를 위한 의결권 정족수는 출석 의결권 과반수와 의결권 주식의 25%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특히 법원의 결정은 오너일가로 꾸려진 이사회가 당분간 유지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불가리스 사태와 매각 번복 등으로 오너 리스크가 심화되는 가운데 남양유업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꼬인 실타래를 풀기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더욱이 경영을 맡고 있는 이광범 대표는 앞서 한차례 사의를 표명하면서 경영 정상화를 주도할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다. 매각 이후 새로운 경영진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매각작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경영공백이 더욱 장기화 되는 양상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한앤컴의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며 "이번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이사 선임과 이사화 재편 등을 추진하고자 했으나 한앤컴의 의결권 행사 금지로 인해 더는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 한앤컴의 이러한 행위는 남양유업의 경영 안정화를 방해하는 처사로 본다"고 비판했다.

홍 회장의 법률대리를 맡은 LKB측은 “이번 건은 임시적인 가처분 결정 내용에 불과한 가운데 계약 유효성 여부는 본안 소송에서 정확히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도인 측에서는 수용하기 힘든 판단으로 긴박하게 가처분 결정되면서 한앤컴 입장만 전달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여전히 계약 해제는 유효하다는 입장이며 실제 본안 소송에서 매도인 주장을 들어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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