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펀드분석]현대기술투자 청년펀드2호, 바이오·ICT 결실 '스타트'큐라클 '멀티플 6배' 잭팟, 원금 첫 분배…30여곳 포트폴리오 회수 총력
박동우 기자공개 2021-11-26 07:58:58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4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기술투자가 약정총액 600억원으로 운용하는 '현대 청년펀드 2호'의 결실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바이오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중심으로 발굴한 포트폴리오가 성과를 뒷받침하고 있다.올해 코스닥에 입성한 큐라클의 지분을 매도해 멀티플 6배의 회수 '잭팟'을 거뒀다. 덕분에 출자자를 대상으로 원금 90억원을 첫 분배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다음 달이면 투자 기간을 마무리하고 운용의 반환점을 도는 만큼, △덱스레보 △엔젤로보틱스 등 30여곳의 포트폴리오 회수에 총력을 기울인다.
◇2017년 결성 모태펀드 자조합, 운용 주역 '최주열 전무'
현대기술투자가 청년펀드 2호의 결성을 모색한 건 2010년대 경영 기조의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고유계정 집행에 집중하던 흐름을 벗어나 정책기관의 자펀드 운용으로 무게추를 옮겼다. 2014년 농식품모태펀드 자조합인 '현대 Agro-Bio 펀드 1호'(약정총액 100억원) 출범을 시작으로 모태펀드, 성장금융 등의 실탄을 잇달아 확보했다.
2017년에 진행한 모태펀드 3차 정시 출자사업도 절호의 기회였다. 8000억원을 웃도는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한 덕분에 예년 수준보다 많은 벤처캐피탈들이 펀드레이징의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컸다. 현대기술투자는 '청년펀드 1호'(200억원)의 운용 경험을 어필하면 위탁운용사(GP) 자격을 따낼 수 있다는 확신을 안고 청년창업 분야에 도전했다.
2015년에 이어 재차 청년창업 부문의 GP를 꿰차면서 펀드 조성의 물꼬를 텄다. 모태펀드가 360억원을 출자했다. 현대기술투자는 탄탄한 자기자본을 살려 위탁운용사 의무 출자금(GP커밋)으로 240억원을 책임졌다. 청년펀드 1호의 GP커밋 비율이 23%였으나 2호에서는 40%로 대폭 상승했다.
조합의 운용은 최주열 전무가 총괄해왔다. 최 전무는 LG상사, 데이콤인터내셔날, 넥서스투자에 몸담은 덕분에 산업계와 투자업계를 두루 이해하고 살피는 전문성을 갖췄다. 2009년 현대기술투자에 둥지를 튼 이래 △청년펀드 1호 △Agro-Bio 펀드 1호의 대표 펀드매니저로 활약했다.
한상욱 이사와 전현욱 과장은 핵심 운용 인력으로 참여 중이다. 한 이사는 삼성코닝정밀소재, 유큐아이파트너스(현 BNK벤처투자)를 거쳐 2018년 현대기술투자에 합류했다. 전 과장은 현대자동차 출신으로, 사내 스타트업 육성 업무를 맡은 경험을 발판 삼아 지난해 벤처캐피탈리스트로 변신했다.
◇약정총액 대비 90% 투자, '덱스레보·엔젤로보틱스·스윗테크' 기대주
청년펀드 2호는 다음 달이면 4년의 투자 기간을 마무리한다. 이미 소진율이 약정총액 대비 90%를 넘겼다. 건당 10억~40억원을 들여 35곳 이상의 기업을 발굴했다. 바이오·헬스케어, ICT, 커머스 등 스타트업 생태계의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자금을 집행했다. △큐라클 △덱스레보 △딥바이오 △에이앤엘바이오 △스윗테크놀로지 △모비데이즈 △엔젤로보틱스 △어댑트 △에너지엑스 △팸텍 등이 대표적이다.
확고한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팔로우온(후속 투자)을 단행한 업체에 관심이 쏠린다. 청년펀드 2호는 이달 덱스레보가 발행한 신주 4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2018년 시리즈B 라운드에서 15억원을 지원한 뒤 두 번째 자금 투입이다. 국내외 미용 시장에서 고분자 필러를 앞세워 판로를 확장하는 동향과 기업공개(IPO) 전망을 살펴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최근 성과를 실현한 사례도 나왔다. 혈관 질환에 방점을 찍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큐라클'로 잭팟을 거뒀다. 2018년에 15억원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사들이면서 연을 맺었다. 이듬해 10억원을 추가로 베팅했다. 올해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보유 지분을 팔아 멀티플 6배의 회수 수익을 올렸다.
큐라클의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힘입어 출자자를 대상으로 원금을 나눠줄 기반도 마련했다. 올해 안에 90억원가량 금액을 유한책임조합원(LP)에 첫 분배할 예정이다. 여세를 몰아 회수 재원 가운데 10억~15억원을 투자금으로 다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으로 탁월한 성과를 남길 것으로 기대되는 피투자기업들이 즐비하다. 신체 재활을 겨냥한 로봇을 연구하는 엔젤로보틱스, 모바일 게임 개발사 밸로프 등은 내년부터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협업 툴 '스윗'을 선보인 스윗테크놀로지는 미국 나스닥 입성을 중장기 목표로 삼았다.
현대기술투자 관계자는 "올해 큐라클이 우수한 회수 실적을 올리면서 펀드의 운용 성과를 처음으로 구현하게 됐다"며 "바이오와 ICT 영역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상장을 추진하는 포트폴리오사들이 다수 존재하는 만큼, 면밀한 사후 관리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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