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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부회장 승진 인사 가능성은 취임 2년차, 단독 리더십 강화 '무게'…소통에 익숙, 과거대비 부회장 역할 '축소'

유수진 기자공개 2021-12-02 07:43:4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9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부회장 승진 인사를 단행할 지 관심이다. 사장단을 중심으로 조직을 이끌어오던 그동안의 기조에 변화를 줄지가 핵심이다. 부친 정몽구 명예회장은 과거 'MK사단'으로 불리던 부회장을 여럿 뒀던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정 회장은 사실상 부회장단을 해체하는 등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여왔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다음달 연말 승진인사를 단행한다. 정 회장이 지난해 10월 회장에 취임한 후 두번째로 실시하는 연말 인사다.

재계에서는 이번에 인사 규모가 크지 않을 걸로 예상한다. 작년 말 장재훈 사장과 신재원 사장 등을 대거 승진시킨 만큼 올해는 대상자가 많지 않을 거란 관측이다. 최근 박정국 사장에게 수소연료전지 사업부를 맡기는 등 이미 일부 인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3년 전 인사제도에 변화를 줬다. 정기인사를 수시체제로 전환했고 그룹사 전체에서 회사별로 각자 실시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연말 임원 승진인사는 그대로 단행하고 있다. 통상 전무나 부사장급까지 포함된다. 그 이상의 주요 경영진은 수시인사 대상이다.

◇부회장 승진자 유무 '관심'...가능성 제로?

관심은 '부회장' 승진자가 있을지에 쏠린다. 부회장단을 없앤 정 회장이 이를 다시 부활시킬지 여부다. 현재 현대차그룹 내 부회장은 단 두명이다. 윤여철 노무담당 부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다. 다만 과거 다른 부회장들과 성격이 다소 다르다.

윤 부회장은 강성 노조가 있는 현대차에서 3년 연속 무분규 임금단체협상을 이끈 노무전문가다. 조직 내 '역할'이 분명하다는 의미다. 정 부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사위이자 정 회장의 매형인 오너일가로 인사 대상자가 아니다.

현재 주요 사장단은 현대차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사장 △하언태 울산공장장 겸 국내생산담당 사장 △이원희 담당사장 △박정국 연구개발본부부본부장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장 사장 △공영운 전략기획담당 사장 △지영조 이노베이션담당 사장 △이광국 중국사업총괄 사장 △신재원 UAM사업부 사장 △송창현 TaaS 본부장 사장 등이다. 이밖에 기아 송호성 사장과 현대모비스 조성환 사장 등도 있다.

이 가운데 비어만 사장을 놓고 최초의 '외국인 부회장'이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도 돈다. 정 회장이 올해 현대차그룹 동일인으로 지정되는 등 확고한 경영체계를 완성한 만큼 '자신의 사람들'로 부회장단을 꾸리기 시작할 거란 논리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안팎에선 정 회장 체제에 당분간 부회장단은 없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취임한 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부회장을 둘 이유가 없다는 이유다. 리더십 강화 측면에서 볼 때 중간에 부회장을 두기보단 자신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도록 하는게 유리하다.

실제로 정 회장은 2018년 수석부회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을 때부터 주요 사업과 재무, 전략 등을 직접 챙기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직할체제'를 강화한 셈이다. 지난해 인사에서 진용을 완성한 사장단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릴 거란 해석이다.

올 3월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소통이 익숙한 '젊은 총수'라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CEO 등 주요 경영진 뿐 아니라 일반 직원과도 직접 소통하는 정 회장 체제에선 부회장의 역할이 크게 축소된다는 얘기다.

정 회장은 타운홀 미팅을 통해 임직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등 유연한 조직문화 정착에 집중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 일반 직원들에게도 직접 이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거리낌없이 소통하는 스타일로 굳이 부회장을 사이에 두고 조직을 관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부회장 자리가 필요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부회장단, 10년새 '14명→2명'…세대교체 증거

부회장단은 '정몽구 체제'에서 '정의선 체제'로의 세대교체를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증거다. 정 명예회장은 자신이 그룹경영을 총괄하되 개별 사업마다 부회장을 둬 책임경영을 하도록 했다. 2010년엔 부회장이 14명에 달했다. 변화가 시작된 건 정의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하면서다. 몇년에 걸쳐 서서히 부회장단 규모를 줄였다.


정 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이 된 후 부회장 개개인과 면담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부회장단은 김용환·양웅철·권문식·우유철·윤여철·정태영 부회장 등 6명이다. 정 명예회장을 가까이에서 보필해온 '복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조언도 구했다. 하지만 부회장단을 그대로 유지하진 않았다.

그해말 김용환 당시 현대차·기아 기획조정담당 부회장을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발령내고, 정진행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시켰다. 우유철 부회장은 현대로템으로 이동했다. 연구개발을 총괄해온 양웅철·권문식 부회장은 고문으로 위촉했다. 그 자리엔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앉혔다.

이후 우유철 부회장이 현대로템으로 옮긴지 1년 만에 용퇴했고 작년 말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까지 고문으로 물러났다. 'MK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물러나고 그 자리를 'ES의 사람들'이 채우며 세대교체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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