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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일본시장 재도전, 밑바탕은 '전동화' 자신감 과거 8년간 1.5만대 판매, 철수 후 기술동향 파악 지속…사측 "장기적 관점서 검토"

유수진 기자공개 2021-12-01 07:43:35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9일 15: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일본 승용차시장 재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2009년 철수한지 12년 만이다. 앞서 현대차는 2001년 야심차게 일본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이 이어지자 8년 만에 백기를 들었다.

재도전을 결심하게 된 배경으로는 전동화 모델에 대한 자신감이 꼽힌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이 친환경 중심으로 변함에 따라 일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다. 현지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에 소극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일본 승용차시장 진출을 사실상 확정 짓고 시점을 살피는 중이다. 이르면 내년 중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장재훈 대표이사(사장)는 이달 초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선진시장이자 가장 엄격한 시장"이라며 "신중하게 최종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현대차가 한 차례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곳이다. 2000년 현지에 판매법인 HMJ(Hyundai Motor Japan Co., Ltd.)을 설립하고 이듬해 1월 본격 판매에 나섰다. 다른 수입차에 비해 출발이 늦었던 터라 자리잡는 것부터 만만찮았다. 첫해 1113대를 시작으로 △2002년 2423대 △2003년 2426대 △2004년 2524대를 팔았다. 클릭과 그랜저 XG가 선두에 섰다.


2005년 누적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며 판매 차종을 늘렸다. 아반떼XD·투스카니·투싼·싼타페·트라제·뉴쏘나타·뉴그랜저 등 경차에서 대형차까지 라인업을 완성했다. 하지만 전체 시장은 커녕 수입차시장에서조차 유의미한 점유율(1% 미만)을 확보하지 못했다. 2008년 판매량은 1000대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결국 판매부진으로 2009년 철수를 결정했다. 8년 동안 판매한 차량은 약 1만5000대다.

사실 일본은 '수입차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공략이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자국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대략 토요타가 30%, 혼다와 닛산, 미쓰비시, 스바루, 마쓰다 등이 60%대를 나눠 갖고 있는 구조다. 2000년대 일본의 수입차 점유율은 7~8% 수준에 불과했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때문에 현대차는 쉽사리 재도전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현지에서 업계 분위기 파악은 지속했다. 철수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두 개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는 판매차량 AS와 상용차 판매를 담당하는 HMJ고 나머지 하나는 연구소 격인 HMJ R&D(Hyundai Motor Japan R&D Center Inc.)다. 후자는 기술동향 파악이 주된 업무다. '다음기회'를 엿보기 위한 차원에서 남겨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현대차가 양사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변화하면서 일본시장 재진출을 결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차(EV)와 수소차 등 전동화 모델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시장에 진출할 경우 아이오닉5와 넥쏘 등을 앞세울 계획으로 알려진다.

일본 정부는 올 1월 탈탄소 정책의 일환으로 오는 2035년부터 친환경차만 신차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의 판매비율을 30~50%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했지만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지금이 적기라고 봤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일본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을 포함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발맞춰 전기차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일본 자동차기업들은 뒤쳐져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시장에서 EV 판매 대수는 1만4604대로 중국이나 유럽, 미국 등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들은 일찌감치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해 탄소배출에 기여해왔고 순수 EV가 가격과 항속거리, 효율성 측면에서 떨어진다고 판단해 전환을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닛산은 최근에서야 향후 5년간 전기차에 2조엔(약 2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아가 함께 진출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가 먼저 진출할지, 기아도 함께 갈지 여부 등도 검토 중이다. 기아는 현대차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1992년 일본 현지에 법인(기아재팬)을 설립했으나 2013년 청산했다. 부품 도입·판매 등을 하다 현대차그룹에 인수되며 역할이 줄었고 사실상 완성차 판매를 하지 않을 거란 판단에 따라 청산 수순을 밟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진출은 글로벌 자동차산업 변화와 미래를 고려한 장기적 관점에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진출 시기와 차종 등 상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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