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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건설 남기고 유증 택한 두산, 그룹 개편 2년 돌아보니중공업 중심, 밥캣·건설 잔존…미래 먹거리 뒷받치는 캐시카우

박기수 기자공개 2021-12-01 07:36:35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9일 15: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구조조정의 마지막 퍼즐은 두산건설이 아닌 또 한 번의 유상증자였다. '매각하지 못할 계열사는 없다'라는 강력한 구조조정 모토를 내걸었던 두산그룹은 결과적으로 꼭 살려야 할, 혹은 꼭 살리고 싶은 계열사는 남겨둔 채 '졸업'을 앞두게 됐다. 2년 여의 걸친 두산중공업 중심의 구조조정 과정 후 두산그룹의 현주소도 업계의 관심사다.

◇두산건설은 남긴다

두산그룹은 작년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비롯해 그간 수많은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채권단에 갚아야 할 차입금이 상당했다. 두산 오너 일가들은 국책은행의 지원을 받는 '채권단 관리 법인'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싶었다. 이 꼬리표를 계속 달고 다니다가는 인력 이탈이 가속화하고 수주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이 지속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 딜(Deal)을 마친 후 두산그룹 안팎의 최대 관심사는 두산건설이었다. 작년 9월 대우산업개발로의 매각이 불발됐지만 매각이 진지하게 거론됐던 점을 봤을 때, 업계는 두산건설이 어떻게 든 '팔릴 물건'으로 분류했다. 관건은 어떻게, 얼마에 팔 지였다. 마침 바닥을 찍었던 건설 경기도 회복세에 있고 두산건설의 실제 실적도 서서히 살아나고 있었다.

다만 결과적으로 두산건설은 매각되지 않았다. 경영권을 다른 주체에 이양했다는 시각이 알맞다. 두산건설 딜로 두산중공업이 현금을 쥔 것도 아니고, 두산중공업과의 고리가 완전히 끊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이 두산건설을 추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딜"이라고 평가한다.

두산건설 딜은 두산그룹 계열사인 '디비씨'와 사모펀드가 각각 1200억원, 1380억원을 출자해 '위브홀딩스'라는 투자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위브홀딩스가 2580억원을, 두산중공업이 보유 중인 두산건설 지분 일부(보통주 8200만5761주, 전환상환우선주 564만9462주)를 출자해 '더제니스홀딩스'라는 2차 SPC를 설립한다. 두산건설은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이 2차 SPC가 전량 참여해 지분 54%를 가져가 경영권을 인수한다.


두산건설 딜 이후에도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지분의 약 46%를 보유한다. 심지어 이 딜은 두산 측 계열사인 디비씨가 1200억원을 유출한 딜이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잃어버린 지분을 다시 사올 수 있는 우선매수권까지 보유한다고 전해진다.

대신 두산중공업의 선택은 1조5000억원의 초대형 유상증자였다. 이달 26일 두산중공업은 이사회를 열고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모집되는 금액 중 7000억원은 채무상환에 쓸 예정이다. 유증 후 상환이 완료될 경우 채권단 졸업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셈이다.

◇어떤 계열사 남았나

졸업이 임박한 현 상황과 긴급지원을 외친 2년여 전과 비교했을 때 두산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클럽모우CC를 비롯해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네오플럭스, ㈜두산 모트롤BG, 두산인프라코어를 팔았다.

이 과정에서 두산 오너가가 두산퓨얼셀 지분 23%(약 5700억원 규모)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하면서 대주주의 책임의식을 보이기도 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당시에는 매각을 위해 지배구조를 개편했고 두산밥캣과 두산퓨얼셀을 자회사로 품었다. 또 ㈜두산의 산업차량BG를 두산밥캣으로 이양했다.

두산그룹은 이제 완전한 두산중공업 중심의 체제가 됐다. 오너 일가는 ㈜두산을 통해 두산중공업을 지배하고, 두산중공업이 두산퓨얼셀과 두산밥캣, 두산건설 등을 지배하는 그림이다.


두산그룹은 기존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저탄소 시대를 맞아 친환경 에너지 공급자로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수소터빈,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 등이 두산중공업의 무기다. 수소연료전지의 두산퓨얼셀과 ㈜두산 내 수소드론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두산밥캣은 계열사는 당분간의 두산그룹을 책임질 캐시카우로 분류된다. 아직 두산중공업의 현금창출력 무게추가 신사업으로 가지 않은 상황에서 두산밥캣의 견조한 수익성은 두산그룹을 받드는 기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두산밥캣의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한 것도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일종의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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