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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CB 잡는 코스닥]박병근 오디텍 대표, '콜옵션 40%' 독식하나지분율 12.7% 불과, 지배력 확대 기회…창업 3인방과 '황금비율' 찾기 고심

박창현 기자공개 2021-12-01 07:37:04

[편집자주]

코스닥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전환사채(CB) 판이 완전히 바뀐다. 지배력과 자산증식 지렛대로 활용됐던 콜옵션에 브레이크가 걸린 탓이다. 수혜자 면면 역시 다 밝혀야 한다. 전환가액 상향 조정도 의무화된다. 그만큼 안전판 두께가 얇아졌다. 바뀐 규정은 2021년 12월1일부터 적용된다. 마지막 과실을 따 먹을 기회는 남아있다. 최근 코스닥 CB 발행 공시가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막차를 타야만 하는 기업들의 속내와 노림수를 더벨이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9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 반도체 센서 기업 '오디텍'이 전환사채(CB) 발행 후 어떤 지배구조 밑그림을 그려나갈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디텍은 규제 강화 직전에 CB를 발행하면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웃도는 콜옵션(매도 청구권)을 확보했다. 창업주이자 대주주인 박병근 대표이사 지분율이 낮다는 점에서 독식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20년 넘게 동고동락한 3명의 공동 창업자가 존재하는 만큼 이들의 의중이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디텍은 최근 80억원 규모의 1회차 CB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NH투자증권과 TS인베스트홀딩스, TS인베스트먼트 등 기관 투자가들이 대거 투자자로 참여했다. 납입일은 이달 30일이다.

CB 발행 규정이 강화되기 직전에 발행 거래를 완료하면서 각종 규제를 피했다. 다음달 1일부터 발행되는 CB는 대주주 및 특관인에게 배정되는 콜옵션의 한도가 제한된다. 또 전환가액 상향 조정이 의무화된다.


규제 전 CB 발행으로 오디텍 지배주주와 투자자 모두 윈윈하는 형국이다. 먼저 투자자는 기존과 같이 전환가액 하향 조정 권한만 갖는다. 주가가 내려가면 최초 발행가액 기준 70% 한도 내에서 하향 조정이 가능하다. 하향 조정 후에는 주가가 오르더라도 재조정이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수익을 보다 극대화할 수 있다.

오디텍 지배주주는 일부 CB 물량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최대 매수 물량은 권면 총액의 40%에 해당하는 32억원 어치다. 규제 강화 전에 CB를 발행한 덕분에 특정 주주가 콜옵션을 독식할 수도 있다.

강화된 발행 규정에 따르면 향후 상장사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은 CB 콜옵션을 발행 당시 지분율 만큼만 행사할 수 있다. 지분율을 초과해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셈이다.

하지만 오디텍은 그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현재 지분율과 관계없이 독식 혹은 나눠 갖기를 할 수 있다. 현재 전환가액(6705원) 기준으로 콜옵션 행사로 확보 가능한 주식 수는 119만여주다. 지분율로 따지면 3.7% 수준이다. 주가 하락으로 전환가액이 최저 한도로 조정되면 확보 가능한 지분율은 5% 상승한다.

콜옵션 향방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공동 창업 형태의 지배구조 때문이다. 오디텍은 1999년 12월에 설립됐다. 박 대표가 설립을 주도했고, 여기에 이학수 부사장과, 김강호 부사장, 최봉민 부사장이 사실상 공동 창업자로 합류했다.

이후 20년 넘게 4인 공동 경영 구도가 확립됐다. 물론 지분율은 박 대표가 12.79%로 가장 높다. 하지만 다른 3명의 부사장도 각각 4%대 지분을 갖고 있다. 부사장단 지분을 모두 합치면 12.5%에 달한다. 박 대표를 견제하기에 충분한 규모다.

이사회 또한 4인 체제다. 박 대표가 경영 총괄을 담당하고 부사장단이 각각 연구총괄과 센서부문 개발, 반도체 부문 총괄을 맡는 방식이다.

공동 경영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만 경영진들이 모두 황혼기에 접어든 만큼 승계 등 다음 단계를 고민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이에 당장 내년부터 행사 가능한 콜옵션 향방이 그 방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콜옵션은 내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1년간 행사할 수 있다.

박 대표가 콜옵션을 독식하면 지분율을 최대 17%까지 높일 수 있다.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희석되기 때문에 부사장단과의 지분율 격차를 더 크게 벌릴 수 있다. 사실상 박 대표 중심의 가업 승계 구도까지 염두에 볼 수 있다. 하지만 대주주와 특관인들이 콜옵션을 나눠 가지면 공동 경영 시스템의 연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특관인들과 연관된 제3자의 등장도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오디텍 관계자는 "아직 콜옵션 수혜 대상자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내년 행사 시점에 내부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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