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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의 용단? 'LG=시장친화' 등식 세우나 LGES 밸류 최대 70조원대 초반 그쳐…증시침체에 '맏형' 역할

이경주 기자공개 2021-12-02 13:56:2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1일 15: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는 '착한 기업'이라는 인식을 쌓은 대그룹이다. LG의 상징은 인화(人和)다. 고 구인회 창업주가 세운 경영이념이다. △직원과 협력사와 오랜 파트너십을 추구하고 △경쟁사를 쉽게 비방하지 않고 △사회 환원에 적극적인 문화는 모두 인화정신에 기반 한다. 조화와 화합을 중시했다.

LG는 사상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LGES)을 통해 이번엔 공모주주와 화합을 택했다. 예상을 밑도는 시장친화적인 기업가치(밸류)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시침체로 공모주 열기가 꺼져가고 있는 국면에 ‘맏형’ 역할에 나섰다.

◇2일 증권신고서 제출…70조원 초반 밸류 ‘시장 친화적’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ES는 오는 12월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공모세부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공모에 나서기 위한 최종관문인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예심)에서 11월 30일 ‘승인’ 통보를 받았다.

공모가 기준 밸류는 60조원 초반에서 70조원대 초반이다. 공모액은 약 10조9000억~12조7000억원이다. 공모구조는 신주모집 80%와 구주매출 20%로 나눴다. 구주매출자는 모회사인 LG화학이다. LGES는 이 같은 계획을 11월 말에 확정했는데 현재(12월 1일)까지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주관사단은 물론 소식을 접한 일부 기관투자가들도 시장친화적인 밸류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밸류가 최대치(70조원 초반)로 정해져도 라이벌이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인 중국 CATL 시가총액(약 290조원)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LGES가 상장 직후 따상을 기록해도 CATL의 절반 수준에 머문다. LGES는 시장 2위 사업자로 CATL가 격차가 크지 않다.

실제 일부 기관은 LGES가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120조원 이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ES 매출이 2022년엔 24조원, 2023년엔 33조원으로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한 것에 따른 추정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13조4125억원이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22년 약 4조원, 2023년 5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기차 업종은 성장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상장된 종목들은 2022~2023년 추정실적을 현재 밸류에 반영하고 있다”며 “LGES는 2022년과 2023년 예상 EBITDA에 업종 멀티플(EV/EBITDA)을 각각 38배, 29배 대입할 경우 2년(2022~2023년) 평균 밸류가 약 160조원으로 산출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할인율 20%를 적용하면 밸류가 127조원, 30% 적용 시 111조원이 된다”며 “상장 이후 120조원은 유지할 것으로 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코스피 2900선까지 반납…투심 불씨 되살릴 ‘맏형’ 역할

IB업계에선 LGES가 증시침체 국면에 맏형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 중순 33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3분기 들어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개시와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3000선 밑으로까지 떨어졌다. 최근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글로벌 전파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로 2900선까지 반납했다.

이 탓에 3분기 이후 빅딜 투심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롯데렌탈이 주가가 공모가를 지속 하회한 것을 시작으로 케이카는 저조한 수요예측 경쟁률(약 40대 1)을 기록했고,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과 SM상선은 공모를 철회하기까지 했다.

시장의 눈은 LGES에 쏠렸었다. 시장에 전례 없는 파급을 주는 최대어기 때문이다. 공모액(최대 12조7000억원)이 직전 최대어 삼성생명(4조8881억원)의 2.6배에 이른다. LGES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밸류를 제시할 경우 2022년 시장 전체가 망가질 우려가 있었다. 대규모 기관 자금이 2022년 1호 빅딜인 LGES에 묶여 후속 딜 투심을 제한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LGES의 역할이 중요했던 타이밍인데 기대보다도 시장 친화적인 전략을 택했다. 그간 업계에선 밸류는 최대 80조원, 공모액은 15조원으로 전망했다. 덕분에 2022년 초부터 유동성 선순환이 예상되고 있다.

IB업계에선 창업 4세이자 젊은 리더 구광모 회장의 용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룹 2인자인 권영수 전 LG 부회장을 올 11월 LGES 대표로 보내 IPO를 진두지휘하도록 했다. 구 회장에서 권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최고위급 의사결정이 아니면 나오기 힘든 밸류라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LGES로 부임하면서 IPO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며 “이 같은 과감한 밸류는 그룹 총수의 결정이 아니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덕분에 LG그룹은 자본시장에서도 '착한 기업'이라는 평판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그룹이 모두 시장친화적 전략을 택하는 것은 아니다. 롯데그룹은 롯데렌탈 IPO로 평판이 악화됐다.

롯데렌탈은 올 8월 19일 공모가 5만9000원으로 상장했는데 11월 30일 종가가 3만6600원으로 여전히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당시 기관수요예측에서 다른 빅딜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경쟁률(217.63대 1)을 기록했음에도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으로 강행한 결과라는 지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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