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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이사회의 역동성과 전문성 제고를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1-12-07 08:19:48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7일 08: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가 CEO를 포함한 회사 경영진(직책명 앞에 ‘C’가 들어가는 임원들)을 실질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이사회경영’의 핵심 중 하나다. 반대로 경영진도 이사회와 같이 일하거나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비공식적으로 이사회와 사외이사들을 평가하게 된다. “평가한다‘라기보다는 ”평판이 쌓인다“가 더 정확할 것이다.

특히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의 연임 여부는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결정해서 궁극적 평가기구인 주주총회에 올리지만 실제로는 경영진의 해당 이사에 대한 평가가 큰 영향을 미친다. 이사회에 대한 공식 평가는 외부기관이나 이사회 셀프 평가가 대부분이어서 큰 의미를 인정받지 못하고 사외이사들은 동료 이사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소극적이다.

2021년 11월에 PwC와 컨퍼런스보드가 공동으로 미국 550대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해 보았다. 이사회의 효율성과 장단점에 대한 의견을 묻고 경영전략, 리스크, 주주가치 등 차원에서 이사회가 회사 안팎의 도전에 맞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보는지도 물었다. 이에 대해 대다수 경영진은 후한 평가를 내렸다. 전략, 리스크, 주주가치 관련 각각 84%, 79%, 76%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사회의 전반적 효율성에 대해서는 29%만이 합격점을 주었고 55%가 보통, 16%는 부족하다고 답했다.

11%는 이사회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하고 경영진이 좋아하지 않을 질문을 기꺼이 내놓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13%는 이사회가 지나치게 위험회피적이며 7%는 이사회에 이사 자격이 없는 멤버가 있다고 답했다.

많은 경영자들이 자기 회사 이사회가 임무수행에 준비가 부족하며 이사회 활동에 투입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적다고 본다. 사이버 보안이나 ESG 등 입법부, 행정부, 그리고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이 높은 우선순위를 두는 사안에 대해 이사회 구성원 일부는 경험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47%의 경영자들이 이사회가 의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했고 60% 이상이 이사회가 기술과 ESG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본다.

전문성 차원에서는 CEO의 평가가 긍정적이고 CFO, 기술, 법률 쪽 경영자들은 부정적인 현상도 나왔다. CEO의 74%가 이사회에 좋은 평가를 내렸고 19%만이 1인 이상이 교체되어야 한다고 답한 만면 CFO, 인사, 경영지원, 법률, 기술 방면 경영자들은 각각 83%, 94%, 96%, 97%, 92%라는 압도적 다수가 이사회 구성원 교체 의견을 냈다. 이 점은 대다수 미국 기업에서 CEO만이 이사회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CEO가 아니면 이사들을 개인적으로 접할 일은 거의 없고 업무와 관련해서만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즉 CEO가 아닌 경영자들의 평가가 좀 더 객관적으로 보인다.

2021년 주총 시즌에도 S&P 500 기업의 37%가 이사회 구성에 변동이 없었을 정도로 사외이사 장기재임이 문제인 미국에서는 장기재임 이사들이 특별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응답자의 53%가 장기재임 이사들이 이사회의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답했다. 42%는 장기재임 이사들을 포함한 ’스타이사‘들이 과도한 예우를 받고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생각했다. 60%의 경영자들이 장기재임 사외이사가 퇴임하지 않으려 해서 이사회 다양성 제고가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 결과 동 서베이에서 89%의 경영자가 자기 회사 사외이사의 최소한 1인이 교체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사회에 같은 질문을 한 결과 수치는 57%였다.

우리는 6년으로 사외이사 임기를 제한해 놓았기 때문에 이제 미국 정도의 장기재임 문제는 없다. 그러나 기술과 ESG 관련 전문성 문제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우리 기업들은 아직도 사외이사후보를 탐색하고 영입하는 데 해당 인사의 사회적 자산에 큰 비중을 둔다. 이사회와 경영진에서 선임자들이 그에 우선적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전대미문인 기술과 ESG의 시대에는 그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위 서베이에서 미국 대기업 내에서 대표적인 ’정치인‘ 역할을 해야 하는 CEO와 그에 무관하게 일만 따지는 다른 임원들의 생각이 현격히 다르게 나타난 것이 그 필요성을 잘 말해 준다. 물론 우리 기업들도 이사회경영에 필요한 전문가 위주의 신세대 인재 영입으로 발빠르게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실질적이면 가장 이상적이고 상징적이어도 좋다. 더 빨라지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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