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1월 03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변화를 좇지 못하면 기회조차 없을 것이다." 최근 만난 한 대형 벤처캐피탈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만에 기술이 광폭 발전해 생활, 세대 모두 10년이 훌쩍 지났버렸다고 반추했다. 투자자도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전략인 피보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사회도 사람처럼 기억력이 작동한다. 이번 교훈으로 융복합을 특징으로 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가속도까지 붙었다.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자본 증식의 기회조차 잡을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미 변화의 속도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이 있다. 메타버스를 활용해서다. 국내에 아예 사무실조차 없는 기업도 생겨났다. 흥미로운 것은 실물 '부동산'을 다루는 프롭테크 기업인 직방이 가장 먼저 가상 사무실 ‘메타폴리스’로 출근하는 시도를 했다. 가상 사무실과 병용하는 스타트업, 운용사, 대기업만 100여곳에 달한다.
올해부터 제도적 변화가 생겼다. 기업의 CVC운영이 한층 탄력을 받았다. 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보유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GS, LG, SK, 현대중공업 등 10여곳이 출범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주도형 CVC의 시간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있다. 기업 내에서 트렌드를 가장 선도해야 하는 임무를 띠고 있지만 여전히 혁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투자 프로세스로 운영되고 있다.
스타트업 신(Scene)에서는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이미 대기업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경험해본 스타트업들은 CVC의 자금 집행 속도가 느리고 하도급, 외주 관행에 머물러있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 부서와 현업 부서 간 유기적 협력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술 탈취에 대한 우려도 컸다. 투자 유치를 위해 기술 사항을 잠재적 투자자에게 공개해야 하는데, CVC는 스타트업의 기술을 학습하고자 하는 전략적 동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CVC와 스타트업이 연결고리는 있지만 시너지 창출을 위한 상호 조정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CVC도 피보팅이 필요하다. 외부 요인인 제도는 마련됐다. CVC 설립의 자율성, 펀드의 외부자금 비중 확대 등이 이뤄졌다.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비밀유지 계약' 체결 제도도 보완됐다.
구글을 비롯한 성장한 글로벌 CVC의 특징은 조직의 민첩함, 효율성 핵심이다. 국내 CVC도 국내외 벤처투자 공간에서 경쟁력 있는 자본으로서 '기회'를 얻기 위해선 '변화'가 필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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