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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I채권 시장, 임인년 주인공도 '비금융 민간기업' [Market Watch]SK브로드밴드·한솔제지 등 데뷔어 잇달아, 투자자 선호 차별화 전망

이지혜 기자공개 2022-01-11 07:31:58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7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금융 민간기업의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발행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 금융사와 공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기조는 2021년부터 나타났다. 2020년까지만 해도 비금융 민간기업이 SRI채권을 발행하는 사례가 드물었다. 그러다 지난해 현대차, LG, 롯데그룹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조달대열에 합류했다.

2022년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SRI채권을 발행하려는 비금융 민간기업으로 1, 2월 공모채 발행일정이 빠르게 차고 있다. SRI채권 시장이 질적 성장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비금융 민간기업 발행 확대 이어진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롯데렌탈, 한솔제지 등이 연초 공모채를 SRI채권으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와 한솔제지는 원화 SRI채권을 처음 발행한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두 차례나 녹색채권을 발행한 적이 있다.

비금융 민간기업이 올해도 SRI채권 시장의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SRI채권 인증평가사 관계자는 “2022년에도 SRI채권을 발행하려는 기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비금융 민간기업이 일반 공모채를 SRI채권으로 발행할 수 있는지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RI채권 시장 전면에 비금융 민간기업이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SRI채권 시장의 주인공은 민간기업”이라며 “지난해 SRI채권 시장이 가장 크게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SRI채권을 발행한 기업(상장 채권 기준)은 모두 154곳이다. 신용보증기금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SRI채권을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발행하기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를 제외하면 사실상 129곳이다.

비금융 민간기업의 비중이 가장 컸다. 지난해 SRI채권을 발행한 제조기업 등 비금융 민간기업은 모두 54곳이다. 금융기업은 48곳, 공기업(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 포함)은 27곳이다.

2020년과 발행사의 면면이 달라졌다. 2020년 SRI채권 발행사는 23곳이다. 이 가운데 비금융 민간기업은 2곳에 그쳤다. 롯데지주와 에코비트(옛 TSK코퍼레이션)다. 금융기업이 14곳으로 가장 많았고 국책은행 포함 공기업은 7곳이다.


◇SRI채권 신용도·업종 다양화…투자자 선호도 차별화 전망

비금융 민간기업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투자자의 선택폭도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SRI채권의 신용도별, 발행사의 업종별 선호에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2020년 이전까지만 해도 SRI채권은 여전채(여신전문금융사채권) 중심이었다. 신용등급도 AA급 이상이 대부분이었다. A급 SRI채권이 등장한 것은 2020년으로 한 건뿐이다. 바로 에코비트의 녹색채권이다.

그러다 지난해 BBB급 SRI채권이 등장했다. 대한항공이 발행한 녹색채권과 이랜드월드의 지속가능채권이다. KDB산업은행이 지원한 덕분에 투기등급(신용도 BB 이하)의 민간기업도 SRI채권을 발행했다. 비록 사모채이긴 하지만 시장 다양성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기업들 사이에 SRI채권을 발행하면 흥행한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며 “일명 ‘ESG(환경·사회·지배구조)프리미엄’인데 이런 효과가 실제 있는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 선호도 편차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예컨대 지난해 녹색채권 발행사로 발전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자회사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현대제철 등 고로를 가동하는 철강사와 쌍용C&E 등 시멘트 제조기업도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석탄발전소와 제철소, 시멘트 제조기업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대표적 업종이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SRI채권이 많지 않아 ESG투자를 확대하려는 기관들이 일단 투자하고 있다”며 “그러나 시장이 성장하면서 탄소 다배출 업종을 투자자들이 점차 기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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